나는 자첫때는 크게 감흥 없이 봤다가 나중에 오슷듣고 스며들어서 몇 번 더 보게 된 케이스인데
넥이 어떻게 보면 어려울 것 없는 스토리이면서 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운 스토리였음
다음 진행에 대한 예상이 좀 어렵다고 해야하나...
나는 음향은 가사가 안 들리는게 문제라기보단 그 음질로 인한 불쾌감이 별로였고ㅋㅋㅋ
가사는 알아는 들을법해도 그게 무슨 의미를 품고 있는거지? 별로 그렇게 직관적으로 팍 이해가 오지 않는 점에서 감정적으로 극과 거리감 있었던 거 같음
그러면 그냥 가사가 귀를 스쳐 지나가는 것 뿐이니까

특히 조금 선명히 기억나는게
헨리 초대한 날 다이애나가 케익 들고 오고 댄이 부르는 '그 아인 없어' 넘버는 되게 잔잔하고 슬프고 축 처지고 그런 분위기인데
나탈리 나가고 이어지는 장면이 바로 다이애나의 '넌 몰라'인데 이 넘버가 엄청 긴장감 고조시키는 기타와 드럼이 갑자기 들어오면서 시작하잖아
약간 여기서부터 흐름이 급변해서 어? 어? 하고 있는데 또 이어지는 넘버가 댄의 '바로 나'인데 이전 넘버에서 노래 스타일과 분위기가 또 갑작스럽게 바뀐다고 생각했음
좀 당황스러웠달까 게다가 너무 뭔가 올드하고 고전적인 락... 이런것도 발라드인가? 뭔가 올드팝 사랑노래... 같은 그런 스타일이라서
노래는 좋은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 하면서 봤거든 ㅋㅋㅋ
예 예 예 같은 애드립...? 가사 전달이 아니라 그냥 노래를 꾸며주는 데 쓰는 그런 부분이 있는 것도 신경쓰이고
그럴 타이밍이 아닌 거 같은데 뭔가 댄의 순애보 같은게 강조된다... 그런 생각 하면서

지금은 이 '넌 몰라' 부터 '난 살아있어'까지 이어지는 네 개의 넘버가
굿맨 패밀리 각자를 상징하는 테마를 압축해놓은 넘버라고 생각을 하고 보니까
그 구성이 너무 좋게만 느껴지지만 ㅋㅋㅋㅋㅋㅋ

'넌 몰라'가 그런 급작스럽고 공격적인 반주로 치고 들어오는 건
다이애나의 조울증과 그야말로 쫓기듯이 발악하며 살고 있는 다이애나의 상태를 그대로 그려내고 있는 것만 같고
'바로 나'도 자첫땐 왜 게이브가 거기서 끼어들게 되는건지 그냥 흘려보듯이 대충 봤지만 게이브와 댄의 입장 차이(?)가 넥에서 아주 중요한 주제 중 하나고...
이 두 넘버가 넥의 엄청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이 들어
넘버 후반부에 다이애나의 '넌 몰라' 멜로디랑 합쳐지는 부분은 진짜 근사한 압축이면서 마음 아픈 장면이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극을 알고 나서 이해하고 나서 곱씹어서 생각해보면
와 진짜 잘 짜여져있다 하고 감탄하게 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접하면
그냥 어? 어? 하고 흘려보내게 되는 것들이 많은 극이라서
공연을 자주 보지는 않는 사람한테는 추천하기 어렵게 느껴짐
사실 다른 사람은 나랑 다르게 자첫부터 이해도 잘 하고 재밌게 볼 수도 있는 거지만...

어쨌든 자첫하고나서 감상이 밍밍하거나 아리까리하다고 생각한 사람 있으면
OST를 정주행해보기를 추천함
나는 자첫때는 그냥 어? 어? 하고 있다가 흐음... 하고 흘려보낸 '바로 나' 넘버가 이해하고 들으니 너무 마음 아파서 저절로 자둘하게 된 케이스야 ㅋㅋㅋㅋㅋ...

아 치킨홀만 아니면 더 자주 갔을거 같은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