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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프랑켄) 내가 왜 규은에 머리채잡혔는지 차분히 생각해봤는데(규빅과 은앙에 대한 고찰. 쓰다보니 길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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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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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빅은 확실히 다른 빅터들에 비해서 앙리에게 친구로서 막 감정표현을 하진 않는 느낌이거든

하나뿐인 친구인 건 맞고, 자기의 가치관을 이해할 수 있는 고마운 친구인 것도 맞는데.. 오랜 친구는 아니니까 현실적으로 거리감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임

그런데 그래놓고 앙리가 가고나서 생창할땐 제일 >>>앙리!!!!<<< 바이브가 많이 느껴지는 빅터란 말이야


한편으로 은앙은 정말 순교자가 희생하듯이 빅터를 위해 자기의 모든걸 내놓는 앙리인데

그 모습에서 오는 충격과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해야하나

무엇보다, 앙리와 괴물의 모습에 일부러 큰 갭을 두지 않은 은앙은괴라서

괴물의 등장부터 복수까지 계속 

'1막 앙리의 죽음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이걸 상기시키는 면이 있거든


은앙은 자신의 사랑과 신념이 옳다고 생각했기에 목숨을 내놓을 수 있었고

인간적인 규빅은 그 선택에 엄청난 충격을 받고 앙리의 생명을 다시 살림으로써 속죄하고 싶어하고

실험일지에 '가장 소중한 나의 친구 앙리'라고 앙리를 부르게 되거든.

어떻게 보면

은앙의 선택이 규빅을 저주처럼 못박히게 한건가? 싶어져


이 빅터는 자신때문에 그렇게 큰 신념을 가진 친구가 대신 죽었다는 사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놈이라..

그래서 괴물을 창조한 순간 '앙리가 아니라는게' 엄청나게 충격이었던 것이고.

자기가 아는 앙리는 이토록 쉽게 남의 목숨을 가져가는 동물이 아니니까.


그걸 앙리의 기억을 가진 채 이해하게된 괴물의 입장에선?

자신이 앙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바로 죽이려 했던 것도

또 앙리가 목숨을 걸면서까지 바랬던 생명창조의 꿈도, 규빅은 그냥 쉽게 '끄고 켜는 무기질 같은 존재'로 느꼈던 거구나

겨우 그정도였던거구나, 하는 충격.

이 완전하게 '대립적인' 두 시점의 생각이 동시에 들면서 괴물을 끊임없이 조여왔겠지

그렇기에 은괴는 초연할정도로 슬픈 존재가 되버려


2막 초반 괴물에게 찾아오는 불행도, 후반 빅터에게 닥쳐오는 불행도

결국 1막 시작에서 빅터가 앙리에게 손을 내밀고

두 사람이 친구가 되어, 앙리가 대신 희생했던

그렇기에 앙리를 되살리려했던

그 흐름을 잃지 않은 채 쭉 가니까.

2막이 긴장감을 잃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갈수록 더 중첩되고 쌓여가는 느낌을 줘


'절망'에서 위에 서 있는 은괴와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규빅의 이미지가

절대자같은 피조물-연약하디 연약한 창조주라는 외면적 이미지 이상으로 훅 다가오는 이유도

서로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 생각한 두 사람의 행동이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고

복수심에 날을 세우고 서로를 쳐다보지만 그 속엔 깊은 '절망'이 담겨있는 아이러니가

어쩌면 프랑켄을 보는 내내 제일 슬픈 장면은 여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야


그리고 그렇게 무섭지만 슬픈 은괴는

결국 북극에서 기꺼이 자신의 총구를 빅터에게 넘겨줄 사람이지

규빅은 엘렌과 줄리아를 위해, 그리고 앙리를 위해 괴물을 죽이고 이 모든걸 끝낼 사람이고

하지만 줄곧 규빅의 시점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이기만 했던' 괴물이

마지막에 그 안에 있었던 내면을 꺼내는 순간

1막에 단두대로 걸어갔던 앙리를 보고 마는 건 어이없는 운명의 수순같아

그리고 다시 반복하는 쳇바퀴.



이제 규은이 겨우 2번 남았다는게 믿어지니.......?

은 내 친구 이해하겠어 앙리 

규 내가 살릴 수 있어 빅터

나에게 무슨 짓을 한거야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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