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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프랑켄) 동빅 고정러의 개인적인 과몰입 페어별 감상(긴글주의, 스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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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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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 때 몸만 큰 어린애 같았던 날 것의 치기 가득하던 동빅

삼연 때 건드리면 온몸의 털을 세우면서 손톱으로 할퀼 것 같던 예민까칠 동빅 노선이 좋았어서

사연 때 기대하면서 봤는데 본체가 나이든 만큼 여유와 능글미를 갖췄지만 여전히 예민하고 몸만 큰 어린애같은 동빅이 좋아서

동빅 고정으로 모든 페어를 봤고 동빅 노선이랑 페어별 감성을 정리해놓고 싶어서 주절거려봄



일단 내가 본 동빅은 "혼자"가 되는 것에 극도의 공포를 가지고 있고

어릴 적의 "울면 안돼, 사람들이 얕봐"가 그대로 자라서 울어야 할 때 웃어버리고 마는 빅터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짙게 남겨진 빅터라서 누구보다도 운명과 저주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싶지만 누구보다도 더 얽매여있고

엘렌과 줄리아를 아끼지만 나 때문에 저주받을까봐 더 벽을 치고 냉정하게 대하는 빅터

사랑하는 사람을 살려야 한다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두고 가지 않게 해야한다가 더 크게 느껴지는 빅터라고 생각해


동빅 자체가 어린아이의 영혼이 그대로 몸에 갇혀버린 빅터라고 생각하는데

20대의 그것도 좋았지만 사연에서 여유로워지고 사회성도 조금은 늘어난, 어른이 된 빅터가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여전히 어린아이인 그 갭이 너무 좋아서 이번에 특히 더 좋더라고

후반부에 무너지고 나서 유아퇴행적인 모먼트가 많이 튀어나오는 것도 이 캐릭터에 너무 잘 어울리고



동빅은앙


은앙은 남캐에게 이런 말하는 게 어떨지 모르겠지만 '모성'에 가까운 한없는 애정이 느껴져

동빅을 한없이 품어주고 이해해주고 북돋아주고 동빅 안의 어떤 갈구를 끊임없이 채워주는 앙리

그래서 동빅이 가장 빨리 마음을 열고, 모든 것을 보여줬을 것 같은 앙리야


의사로서의 은앙도 신념보다는 인간에 대한 애정, 측은지심이 더 컸을 것 같은 느낌이고

전쟁이 터지기 전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는 의료봉사를 하다가 전쟁 소식에 자원했을 것 같은 느낌

자원의 이유도 당연히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라는 숭고한 느낌이 강한 앙리


그래서 은앙이 동빅에게 매료된 이유는 자신이 느낀 의사로서의 한계를 동빅이 깨부숴줬기 때문인 것 같아

도덕심이 가장 높을 것 같은 앙리라서 자신의 양심과 신앙 때문에 차마 생각하지 않았던 금기를

너무 가볍게 넘나드는 빅터의 신념에 사로잡힌 느낌이 들어

그리고 인간에 대한 애정이 깊은 앙리이기 때문에 빅터의 과거를 듣고 빅터에게 더 큰 애정을 느꼈을 것 같고


이런 은앙의 공감능력과 인간에 대한 애정이 은괴에게서도 느껴져서

은괴는 가장 빨리 인간의 행동과 말, 감정에 눈을 뜨고 빠르게 습득했을 것 같아

까뜨를 대하는 행동을 봐도 가장 빠르게 성숙해지는 괴물이고 앙리의 자아도 가장 크게 느껴지고

최근 은괴의 노선을 보면 후반부에는 완전히 앙리의 기억과 감정이 되살아오는데

그래서 은괴의 복수는 창조주 한 사람을 향한 복수라기보다는 인간 자체에 대한 복수처럼 느껴짐..

인간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깊었던만큼 상처가 깊고, 배신의 아픔이 너무 깊은 괴물


은괴의 절대자 느낌은 이런데서 오는게 아닐까 싶어.

마치 신의 대리자가 오만하고 타락한 인간을 징벌하는 느낌..

상처의 "인간은 왜 이 세상이 자기꺼라 믿는걸까"에 정말 잘 어울리는 괴물


동빅은 생명과 죽음이라는 신이 정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고 싶었던 인간이고

은앙은 신앙심과 도덕심이 높았던만큼 그것이 금기라는 걸 알지만 동빅을 통해 그 금기를 넘어섰던 인간인데

그것이 정말 "금기"였음을 깨닫고 그런 인간의 대표격인 동빅을 심판하는 느낌이 강하지

그래서 이 페어는 가끔 약간 종교적인 느낌이 들 정도임

은괴의 복수는 복수라기보다는 심판에 가깝고, 은괴의 복수라기보다는 은앙의 복수라는 느낌이 강하더라고


12월 15일의 "미안해, 앙리"와 12월 25일의 "금방 갈게, 앙리"

앙리 그 자체인 은괴를 자기 손으로 그렇게 만들고나서 동빅이 할 수밖에 없었을 대사지



동빅카앙


카앙은 동빅의 이해자이자 동료의 느낌이 강하고

본인의 자아가 강한 만큼 동빅하고 서로 마음을 온전히 다 내어놓기까지 가장 오래 걸렸을 것 같은 앙리야

하지만 서로를 인정하고 있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은 동반자같은 느낌

굉장히 동등하고 대등한 관계였을 것 같고 싸우기도 엄청 싸웠을 것 같은..


카앙은 굉장히 지식인의 느낌이 강하고, 의사로서도 신념과 옳은일을 한다는 의지, 자부심 이런 게 느껴지는 앙리

전쟁전에는 대학에서 의학을 연구하며 사람들을 치료하다가 자원했을 것 같아

옳은 일에 대한 의지 + 다양한 병자들을 통해 자기 연구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을 것 같음


개인적으론 동빅 입장에서는 너꿈속에서 앙리의 희생이 가장 의외의 일이었을 것 같은 앙리야

나와 나의 꿈을 이해해주는 동료이자 이해자이지만 동시에 약간은 속을 알 수 없는 거리감 있는 친구였을 것 같거든

동빅과 카앙은 결이 가장 비슷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해

연구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사람을 대하는 것에 있어서도.. 겉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내면이 더 뜨거운 그런 종류의..


은괴가 감정적인 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괴물이었다면

카괴는 지식,이성적인 부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괴물이라는 느낌

동빅과 가장 동등한 싸움을 하는 괴물이고 서로 온몸으로 부딪혀서 싸우는 느낌이 쎄서 불꽃튀기는 그런 싸움


그리고 카괴의 복수는 끌어내리고자하는 복수심같아

내가 이 밑바닥에서 이렇게 고통을 받게 만든 존재에 대한 복수심, 정말 분노하는 그런 느낌

나와 같은 곳으로 끌어내려, 나와 같은 고통을 맛보게 하겠다는 그 가사 그대로의 복수

앙리의 기억은 있을 지언정 앙리의 감정이나 자아를 공유하는 것 같지는 않고

기억이 있다면, 오히려 그 기억 때문에 더 분노하는 것 같은 괴물


12월 22일의 동빅의 "너 대체 누구야"는 정말 이 괴물의 노선과 동빅에게서 나올 수밖에 없는 대사였다고 봐

내내 앙리가 아니었던 카괴가 마지막 순간 앙리의 기억을 이용해서 동빅을 뒤흔들어버리고 가버려서

괴물은 앙리가 아니라고 믿어의심치 않았던 동빅의 멘탈을 그야말로 나노분자로 부숴버렸으니..



동빅택앙


택앙은 유일하게 동빅보다 어린 앙리라서 그런지 본체의 관계성이 캐릭터에도 드러나서

동빅이 자신이 보호해야 할 내 선 안의 사람으로 품고 있는 느낌이 많이 들어

동빅의 숭배자이기도 하고 빅터가 품고 있는 인정욕구를 가장 크게 채워주는 앙리

그런데 의외로 동빅이 자기 속을 다 내보여줬을 것 같지는 않아

이 사람에게만큼은 멋진 사람이고 싶은, 무너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런 느낌의 관계였을 것 같은..

신에 도전하는 오만한 인간 그 자체인 1막의 동빅을 가장 극대화해서 보여주는 앙리같아


택앙은 본체 나이가 그렇게 어리지 않은데도 묘하게 소년미가 있어서

대학을 막 졸업하고 의사생활을 얼마 하지도 못했는데 징집 당해서 끌려온 느낌이 있어

어리고 순수한만큼 교육받고 자란대로 옳은 것은 옳은 것이다, 라고 말하는 강단이 있는데

그게 아직 세상에 덜 부딪히고 덜 깨져본 그런 날 것의 신념같은 느낌


현실의 벽과 부딪혀서 좌절하기 직전에 만난 동빅에게 매료됐는데

그게 그의 사상과 신념일 수도 있고, 어쩌면 그가 가진 그걸 실현시킬 힘일 수도 있고.


택앙에게서 제일 재미있는 부분은 너꿈속의 감정변화인데

빅터가 면회왔을 때까지만 해도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엄청나게 느껴지는 앙리인데

빅터를 만나고, 빅터와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확신에 차서

마지막 단두대 위에서의 모습은 세 앙리 중 가장 단호해보이기까지 해서

어떤 의미의 감정이든 택앙에게는 빅터에 대한 감정, 확신 그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단 느낌을 줘서 재미있어


택괴는 순수한 어린애의 애정을 갈구하는 모습 그 자체

괴물과 창조주의 관계가 부모와 자식의 관계처럼 느껴지고

애초에 괴물이 백지 상태에서 사람들과 만나 성장하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유난히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을 엄마오리처럼 따라가는 캐릭터


개인적으로 택앙 역시 동빅을 엄마오리처럼 따라간다는 느낌을 받곤 하는데

단하미에서 동빅이 하는 포즈를 택괴가 절망에서 그대로 따라하는 디테일이 그래서 너무 좋아


택괴는 온몸으로 날 봐줘, 날 사랑해줘, 날 보호해줘 라고 외치는 괴물이라

부모의 애정을 갈구하는 아이처럼 느껴지고.. 마지막까지도 동빅에게서 그런 애정을 갈구하는 느낌이야


개인적으로 난 택괴를 앙리라고 느껴본 적은 없는데

12월 16일의 북극씬에서 엉엉 울며 빅터를 부르는 택괴를 보면서

자신에게 가장 큰 의미를 가진 존재인 자신의 창조주에게 있는 그대로의 날 좀 봐달라고 애원하는 느낌이었어

애정 그 자체를 갈구하는 존재같아서 더 아이처럼 느껴지고 안쓰럽게 느껴지는..

그런데 함정은 동빅 역시 그런 존재라는 거..사실 이 두 사람은 그런 면에서 가장 닮아있었던 거지




내가 동빅이 최애라서 그런지 앙리/괴물에 대한 안타까움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프랑켄이라는 작품을 충분히 슬퍼할 시간을 갖지 못해 이별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미숙한 어린아이, 성장하지 못한 소년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거든


누군가를 되살리고 싶어하고 항상 곁에 있어주길 바란다는 건 사실 그 상대방에게 무한히 사랑받았다는 방증인데

빅터는 그것을 소중히 여기기보단 손에 쥐고 놓고 싶지 않았던 미숙한 인간일 뿐이었던 거지


이 어린애 같은, 견디긴 힘든 일이 닥치면 어린 시절로 퇴행해버리고 마는 나약한 인간에게

앙리라는 존재는 어쩌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었을테지만

하는 선택들마다 모두 틀린 답을 골라버려 모두가 파국으로 치닫는 게 비극이면서 이 작품의 매력인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회전문을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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