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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프랑켄) 오늘의 은괴는 난 괴물에서 스스로 괴물이기를 선택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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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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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눈에만 보이는 아마 얼굴도 잘 기억 안 나는 누군가
자크의 말에 따르면 제 창조주라는 "그"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목뼈를 꺾어버리겠다는 듯
으르렁대다가 내밀어진 팔에서 제 손목의 상처를 보는 순간
아슬아슬 막혀 있던 둑이 한 번에 터지는 것마냥 앙리의 기억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빅터... 빅터..... 울먹임이 점차 선명해지면서
분노로 불타오르던 은괴의 눈 속에 그리고 얼굴에 은앙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아 이건 은앙이구나 싶은 눈과 표정으로 울먹이며 빅... 터..... 를 부르던 은괴의 손이 목의 상처에 닿아 버렸고
오늘의 은괴는 그 순간부터 스스로 '괴물'이기를 선택한 것 같았다

은괴가 어젯밤 처음 꾸었다는 그 꿈에서
어쩌면 무의식 중에 그려 보았을지도 모를 그 창조주는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었고
1막 마지막 은괴의 탄생장면을 생각하면 그건 정말이긴 했지만
그래서 그 포근한 품에 얼굴을 묻고 잠들 수 있었다면 은괴 또한 그러고 싶었지만

그럼에도 뭔지도 몰라 신기하게 만져보던 쇠사슬로 목 졸려 죽을 뻔했던 것 또한 사실이었기에
기계를 끄듯 제 생명을 꺼 버리려 했던 것도 사실이었기에
은괴는 무너져 엎드려 울었고
고개를 들었을 때 은괴의 눈과 얼굴에는 더 이상 아까의 은앙은 없었다...

오늘의 상처는
스스로 괴물이기를 선택한 은괴 안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앙리였고
은괴는 그 앙리마저 제 안에서 몰아내고
이내 흐느껴 울었다

제 창조주에게 세상 그 무엇보다 처절한 복수를 하기 위해서
북극에서 내 친구... 하고 앙리 흉내를 내서 동빅 멘탈을 박살내 버리고
총 맞고 죽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동빅의 뺨에 손을 올려 눈가를 쓸어주며(내가 보기엔 그랬는데 멀어서 불확실...) 다정했던 친구 앙리로 생각하게끔 쐐기를 박아
동빅 멘탈을 완전히 산산조각내 버렸고
그 자신을 괴물이라고 인지하는 존재는 이 세상에 남기지 않고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완전히 은앙이 돌아왔다고 믿은 동빅은 처음에는 아니야... 아니야..... 부정하다가
이내 제 손으로 은앙을 죽였다는 사실에 완전히 미쳤고
단백질송을 부르다가 은괴를 끌어안고 금방 갈게... 앙리..... 라고 속삭였다
오늘의 동빅은 아마 그대로 은앙이라 철썩같이 믿고 있는 은괴를 끌어안고 동사했을 것 같았다



극 속의 아니 어쩌면 관객 그 누구보다도 스스로를 괴물이라고 규정했을 오늘의 은괴가
앙리로 인식되는 걸 끔찍히 싫어하면서도
창조주에게 가장 처절한 형태로 복수하기 위해 은앙을 흉내내어 창조주 멘탈을 산산조각 내고
복수에 성공하고 생을 마감했는데...

난 모르겠다 정말...
그렇게까지 자신을 지워 복수를 해서 은괴 너는 행복하니...?
정말 그거면 됐던 거니.....

어쩌면 사실은 마지막 순간 정말 듣고 싶었던 말은
그래봐야 너는 너같은 괴물은 앙리가 아니라는 말이었던 건 아닐까...
만약에 그랬다면 얘가 그토록 원했던 복수에는 실패했어도
희미하게 웃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하...
이러다 내가 죽겠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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