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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프랑켄) 날이 좋아서 규은이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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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8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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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규은을 보러 나서는 길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눈이 내리고
펄펄 쌓이는 눈이 마치 여기가 북극인양
새삼 고요한 눈밭의 적막함이 공연장까지 다다랐는지

오랜만에 보는 음감의 선율은 유난히도 처연하고 유려했고
앙리는 그토록 환하게 웃으며 너의 꿈속에서 죽음을 이야기하고
빅터는 그런 앙리의 머리를 너무도 소중하게 끌어안았다

고요가 깨지고 번개가 치면, 앙리의 얼굴만이 눈을 떴고
자신의 실패를 너무도 빨리 인정한 빅터가 그 목숨을 끄려할때
오늘따라 괴물의 몸에 처참하게 흘러내린 시뻘건 핏자국이
너무나 처참한 발길질과 함께 온몸으로 저항하며 발버둥쳤다
괴물은 진심을 다해 분노했고 빅터는 진심으로 절망했는데
사실 1막의 끝에서 이미 절망을 다 본 기분이었다

괴물은 오늘 너무나 앙리를 기억하고
앙리와 빅터의, 그들의 목숨을 걸만큼 각별했던 우정과
그만큼 소중했기에 감내했던 위험한 실험까지
그 모두를 받아들일 만큼 앙리의 모든것을 기억했으며
그렇기때문에 난괴물에서 자신의 상처..
모두가 타인의 것이었을 손목과 목을 어루만지다가
나의 머리와 목의 경계.. 그곳을 어루만지고나서 빅터를 불렀다

어제밤부터 갑자기 말과 기억이 머릿속에서 튀어나왔다던 괴물은,
죽기직전까지 너의 꿈속에서 살고 싶다 말했는데
아직 완전히 기억이 끊어지기전이었을까
빅터가 실험전 자신의 머리를 안아주었던 그 온기를 기억하는양
포근한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잠이 든다는 그 가사가..
오늘따라 너무 절절하게 마음에 와서 박혔다
너무나 앙리의 기억인데,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괴물에게 생생할 일이었을지

괴물의 복수는 마치 자기자신을 위한 복수라기 보단
앙리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는 아니었을까 싶을정도였는데
그래서 결국엔 북극에서 앙리의 이름을 울부짖으며
빅터가 그 머리를 끌어안았을때..
그 어디에도 불리지 못한, 끝내 죽어서도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
괴물의 삶이 너무나도 가여웠다
괴물은 만들어져서 사는 내내 그리고 죽는 순간까지도
앙리를 위해 존재한게 되어버려서



개막하고 얼마 안되어 규은을 보았을때,
이상하게 초연때 유은생각이 많이 났었는데
오늘 초반부터 은괴 감정이 초연때 레전드 유은회차의 그 감정선을 닮아서 내심 2막 찢겠다고 기대하긴 했는데
규빅은 짧은사이 폭풍성장을 해서 자기만의 빅터가 되어있었고
거기에 앙리의 기억을 담은 서글픈 은괴노선이 얹어졌고
게다가 북극가기 좋은 날씨에
모든 장면 적재적소에 선율과 박자를 제대로 맞추는 음감이었어서
감히 오늘 공연은 레전이라 할만큼 마음 벅차게 좋았다

규빅 두번밖에 못봤지만 앞으로가 너무나 기대되고
은괴와 정말 거울처럼 싱크로가 좋아서
단하미에서 그렇게 쫄깃하게 합이 잘맞던 두 거울이
깨지면 그 파편이 얼마나 잔인하게 서로를 찢고 후벼파는지
그리고 그러면서 본인은 또 얼마나 상처받고 무너지는지

이상하게 규빅은 그날에 내가 장면에서
그때의 그 어린아이와 오버랩이 참 잘되서
대체 어디서 부터 잘못된걸까 저 여린 도련님한테 왜 이런일이
하는 빅터맘이 되어버림...ㅜㅜ 으메 짠한거....ㅜㅜ

아무튼 규은 레전드 창조의 역사가 시작됐다
풀매수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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