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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갈릴레오와 각설탕 노래 (최후진술/알렉산더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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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31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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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최후 막공이라는 걸 생각하니까 미쳐버릴 거 같아서 뭐라도 쓰고 싶었어

흑흑 까먹기 전에 적어놔야지...





회전극 돌 때의 내 버릇인데

인터미션 없는 100분짜리 소극장 극을 봐도 

(정말 의미없이) 자체적으로 1막과 2막을 나누게 될 때가 있어


최후에 있어서는 브루노 넘버가 끝나는 지점이 1막 끝이라고 생각했어

처음엔 스튜디오 ost 1번 씨디가 브루노로 끝나서 그렇게 생각했던 거 같기도 하고

밀턴 회상씬이 기니까 그 쯤에서 끊는게 적당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대체 왜 끊어야하나 ㅋㅋㅋ 알 수 없는 나의 강박증...)


요즘들어서는 새로운 이유가 생겼어

그래도 지구는 돈다의 마지막 멜로디가 브루노 멜로디이기 때문이지...


하지만 따라갈 수 없는 나를 용서해 나에게 건네준 죽음의 장미는... 돌려줄게 (*샤릴버전)


이 부분이 끝나고 별 소리 같은 챠르르 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부분이

그지돈이 끝나고 윌리엄이 배를 안고 허공을 쳐다보는 장면과 겹치더라고 (그야 그렇겠지 똑같은 멜로디니까)





알렉산더 피날레 장면에 대한 얘기를 잠깐 하고 싶은데...

알렉 보던 초반에는 왠지 자연스럽게 그 장면이 빌리의 죽음 같았어

그런데 나중에는 빌리가 죽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해적 이야기를 갑자기 꺼내와서 미안한데) 해적에서 말하는 '기억나지 않는 꿈'이 저런걸 이야기하는게 아닐까 싶었어


빌리가 꿈 속에서 알렉산더를 만나고... 어쩌면 거기서 자기의 죽음을 꿈 꾸었던 걸지도 모르지

빌리가 자기가 죽는 순간에

자신을 위로해줄 각설탕 한 큐브 같은 노래가 들려와주기를 소망했던 대로

알렉산더의 '내가 사랑하는 건'이 빌리의 각설탕 노래로 들려오는 순간인거야


숨이 멎는 순간에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들리는 노래

너무 아프지 않게 너무 외롭지 않게 고단한 마음을 울리는 노래

빌리가 가장 사랑했던 알렉산더의 노래

알렉산더가 빌리를 사랑하는 노래

빌리가 바라던대로 알렉산더가 초원을 자유롭게 질주하는 노래





어느날 멍하게 브루노 마지막 소절의 멜로디를 듣는데...

이 멜로디가 갈릴레오의 각설탕 노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죽는 순간까지 그립고, 질투하는 아름다운 사람의 노래

사슬에 묶인 채 칠 년을 지하감옥 속에 갇혀 부르던 브루노의 노래

다시 듣고 싶었던 그리운 노래


그 노랫소리가 갈릴레오의 최후의 순간을 감싸주는 각설탕 노래가 되는거야


(내 멋대로)1막의 브루노 넘버는 갈릴레오가 소망하는..이라기보단 죽을 때 까지 떨쳐내지 못한 노래인 거고

애를 써야만 떠올릴 수 있고, 또 한 편으로는 죄책감에 외면하고만 싶은 노래...


하지만 진실을 부르짖고나서 그지돈의 브루노 리프라이즈는 윌리엄이 갈릴레오를 위해 불러주는

갈릴레오의 마지막 순간을 아프지 않게 해주는 각설탕 노래가 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갈릴레오도 언젠가는 당당한 마음으로 브루노의 노래를 맘 편히 듣고 싶었을거야

그 소망을 마지막 꿈에서 이루는거고...


연극이 끝나갈 때 주인공의 마음에 황금빛 무도회 시작되면 천국과 지옥은 사라지고

인생의 커튼콜이 시작되는 그 순간 떠오르는 질문과 대답들과 후회없는 노래


무대에 조명 빛이 하나 둘 씩 꺼지면 나의 주인공은 밤 하늘 별이 되네


갈릴레오의 각설탕 노래를 불러주는 존재가 윌리엄이라는 게 재밌다

갈릴레오의 꿈이니까 브루노가 나타나서 불러줄 수도 있었을텐데... 

어쩌면 윌리엄이 코페르니쿠스, 프톨레마이오스 기타 등등 일 수 있는 것처럼...

브루노가...?




또 어느날 캄포 데이 피오리 때 무대 2층에 무릎끓고 정면을 응시하는 갈릴레오의 얼굴을 보다 떠오른 건데

갈릴레오가 캄포 데이 피오리에 갔었던 건

어쩌면 그 날에라도 당장 그를 따라가려고... 했었던 결심이 있었던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너무 잔인한 현실 속 모습을 보고 좌절한 거고

그게 큰 트라우마로 남아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한 거라고

죽어서도 끝까지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윌리엄의 증언을 듣기 전까지 결심하지 못했던 거라고


그러고나면 브루노 넘버가 끝나고 난 후의 지치고 힘 없는 갈릴레오의 모습이 생각나...




아무튼 그래서... 브루노라는 넘버를 1막의 피날레

그지돈을 2막의 피날레라고 생각하고 보면

그 대비때문에 더 애틋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리프라이즈의 천재 갓정아 만세





최후진술...

너무 오래 떠나 있지는 마... ㅠ

그리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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