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다작러...인 편인데 이번 달엔 새롭게 본 게 많이 없었어
기대하고 있었던 연극들이 많이 왔는데 이래저래 한 편도 보지 못했단 걸 깨달았네
10월엔 사정상 관극 못하는데 11월에 다 챙겨볼 수 있기를
1. 사의 찬미 (사찬)
인생캐라는데 정민 사내는 보고 넘겨야지 하고 또 챙겨서 봤는데 재밌게 봤다
정민 배우는 목소리랑 창법부터가 뭔가 중2병스러운 게 있다고 ㅋㅋㅋㅋ 개인적으로 생각해...
그리고 그게 사내라는 캐릭터와 정말 잘 어울린다
그게 오른쪽 사이드 블럭까지 보라는 듯 자켓을 펼쳐주는 동작이라던가
결말 주울 때 한쪽 무릎 굽히고 팔 크게 펴서 만화처럼 종이 줍는 동작이라던가 이런거랑도 찰떡임 ㅋㅋㅋㅋ 멋있는데 왠지 웃겨
그리고 목소리가 엄청 크더라
이건 성량이 좋다는 말이랑은 좀 다른 느낌이야...
몸속에서 울려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그냥...; 목소리가 큰 거 같은 느낌?
빡쳐서 김우진!!!!! 하는데 진짜 개무섭고요 김우진 큰일났네 쯧쯔.... 싶고요
또 음은 신기하게 고음 잘 올라감
이날 작우진에 연우심덕이었는데 연우심덕 진짜 미니어처 같았음
연우심덕은 약간 사의찬미 시작할 때 바닥에 쓰러져 있는게 너무 예뻤던 기억이 나네
사내가 너무 큰 소리 많이 내고 화도 많아서
둘이 선실에서 만나는 장면에서도 사내가 심덕을 현혹시킨다기보다
벼랑 끝에 몰려있는 심덕을 공포로 다스리려고 하는 거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
그러나 심덕은 겉모습과 달리 훨씬 더 강했을 뿐이야 ㅋㅋㅋ
작우진 보고 느낀건 다른 우진이들보다 좀 찌질함이 덜 해보였음
사내 처음 만났을 때 경계심도 훨씬 덜 해보이고 약간 자신감 좀 있는 타입
어떻게 저렇게 내 생각이랑 똑같은 말만 하지? 하는 홀린 얼굴로 사내 쳐다보는데
정말 사내가 인간이 아닌 존재라서 우진이 머릿속을 다 읽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
어쩌면 우진의 망상 속에서 탄생한 존재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2. 랭보
내 랭보에 무슨 짓을 해놨어 (멱살 잡기)
2층에서 봤는데 첨에 들어가서 무대 보자마자 그때부터 허전했어
안그래도 무대 세로폭이 넓어진 거 같은데 위에서 내려다보니까 너무 적나라하더라고?
가뜩이나 재연 와서 바뀐 부분 볼 때마다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맘에 안 들어서)
내가 배우들 동선 보러 온 건지 극 보러 온 건지... 집중이 안 되더라 담엔 꼭 1층 가야겠어
그리고 드디어 스크린 멀끔하게 붙여놓은 건 좋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
구름이랑 달 장난함?
달이 그게 뭐야 진짜 ㅋㅋㅋ 하늘에 얼룩졌냐 하늘에서 누가 오렌지 주스 먹다 흘렸냐고
심지어 하얀 달 부르는 데 달이 노래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 그 졸렬달을 그립게 만들줄이야
내가 초연 OST랑 DVD에 많이 노출되어서 아직 적응을 못하나 보다 싶기도 한데
암튼 실망
3. 전설의 리틀 농구단
내가 진짜 이런 말 잘 안 하는데 전리농 봐라...
사실 완벽한 극은 아니고
막 재밌는 극인 것도 또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학원물엔 뭐가 씌었나 그냥 쓸데없이 주책이 된단 말이지
대충 어떤 스토리 흐름일지, 대충 캐릭터들이 어떤 사연을 갖고 있을지 안봐도 비디오인데
그 비디오 사서 재생하면서 한 수 앞서서 우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손수건 갖고 가는 거 추천하고... 암전때 훌쩍이는 소리 장난 아님
별개로 코드가 안 맞아도
농구 하는 씬이라던가, 캐릭터끼리의 움직임 합을 보고 있으면
배우들 진짜 열심히 연습했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고
운동화가 바닥에 찌익찌익 거리는 소리, 공 튀기는 소리
그런 부분에서 전달되어 오는 파워?까지도 너무나 청춘물스러워서 좋았음
4. 머더러
내가 원작인 '메두사의 뗏목'에 대해서는 잘 아는 게 없긴 한데
구성적으로 뮤지컬 극이라기보다는 그냥 글로 써진 무언가 같았음...
시점의 이동이 계속 갑작스럽게 이루어지고
그냥 맥거핀에 지나지 않는 거 같은 설정이 상당히 있고 그래서
굉장히 산만하게 느껴졌어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었어
원작이 쓰여질 시점에서는 흥미로운 이야기였을거야...
뻔한 이야기라고 해서 재미없는 건 아닌데, 뭐가 문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