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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멜오시 9화까지 본 구구절절 긴 소감 (스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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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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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멜오시 9화 보고 눈물 줄줄하다가 잤는데 이 벅찬 마음을 어디에라도 털어놓고 싶은 심정으로 태방에 왔어. 태방에는 이 작품 언급이 별로 없어서 같이 얘기나눌 사람이 없다는 게 통탄스러울 따름. ㅠ 트위터에서 드라마 반응 서치해보고는 있지만 죄다 태국어 아니면 영어라서 일일이 게시물 번역하기를 눌러야 한다는 번거로움 때문에 잘 안 보게 된다.

 

8화에서 워낙 많은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에 9화에서는 뿌려놓은 떡밥들 수거하는 정도겠거니 했는데 웬걸? 무슨 화수분처럼 계속 새로운 진실들이 수면 위로 떠올라서 놀람의 연속이었어. 무엇보다도 안타까웠던 건 톤탄이 엄마한테 학대를 당하면서 자랐다는 건데, 어릴 때야 대항할 수가 없었다고 해도 조금 크고 나면 엄마보다 체격적으로나 힘으로 보나 제압을 못할 것도 없는데 왜 그냥 맞고만 있었냐 하면, 학대라는 게 그렇다더라고. 이게 지속이 되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무력해진대. 내가 힘으로 가해자를 제압할 수 있는데도 안 하거나 못 하는 거지. 톤탄 역시 그랬던 것 같고, 그래서 이런 성장 배경이 연애에도 투영된 게 아닌가 싶어. 탠쿤한테 사랑받으면 받을수록 자꾸 의심하고 도망치려고 하잖아. 마치 그 사랑은 내 몫이 아니라는 듯이.

 

 

9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몇 가지만 꼽아보자면, 톤탄이 탠쿤 면도를 해주다가 나머지는 네가 하라면서 면도기를 건네고 욕실에서 나올 때 웃고 있다가 무표정으로 바뀌는 장면. 그때 톤탄이 헤어질 결심을 했나 보다 싶은 마음이 너무 잘 보였어. 그리고 어릴 적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는 금방 다시 자라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들만 먹었다면서 빈곤했던 가정 생활을 털어놓다가 탠쿤한테 당신은 톤탄이 아니라 봇플렝을 사랑하는 거라며 헤어지자고 할 때.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상태로 헤어지자는 톤탄에게 마치 이별 같은 건 별일도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알았다고 하는 탠쿤의 반응에 상처입은 톤탄의 표정을 보면서 진짜 내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 들더라.

 

톤탄에게 탠쿤은 얼마나 구원이었을까? 진짜 가족의 집이든 가짜 가족의 집이든 내가 있을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자신의 집이 곧 너의 집이기도 하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큰 힘일지. 채소를 좋아하는 톤탄을 위해 식물을 관리하는 사람까지 불러가면서 집에 채소를 키우고, 폭포 소리를 좋아한다는 톤탄의 말을 기억해뒀다가 폭포 장식물을 들여다놓는 이 세심하고 다정한 사람한테 어떻게 마음을 열지 않을 수 있을까? 과거의 내가 어떤 사람이었든 간에 나는 항상 너의 편이고 우리가 지금 있는 여기 이곳이 바로 네가 돌아올 곳이라고 말해주는 사람인데.

 

그리고 탠쿤한테도 톤탄은 구원이야. 부모님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남동생은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여동생도 집을 나가서 따로 살고, 이제 본가는 그저 사건 해결을 위해 임시로 머무는 숙소 같은 곳이었는데 거기에 톤탄이 오면서부터 두 사람만의 추억이 생기고 일상이라는 것을 다시 영위할 수 있게 되었잖아. 대화가 있고 웃음이 있는 일상. 보육원에서 자란 탠쿤이, 어린 애일 때도 아니고 다 커서 입양이 되었는데, 그것도 그 집 아들 골수 이식 때문이라는데 그럼에도 친형제처럼 잘 지냈다고는 하지만 언제나 마음 한 편에는 '진짜 내 집'이라는 감각이 없었는지도 모르지. 그런 탠쿤이 이제 그 집을 자기 집으로 받아들였어, 톤탄 덕분에. 톤탄이 있는 곳이 곧 자신의 보금자리이자 안식처가 되었으니까.

 

 

무슨 이런 거대한 사랑이 있나 싶어서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꼭 사랑이 세상 전부 같고 사랑이 모든 걸 다 이길 것만 같은 낙관이 들어. 나는 사랑의 방식에는 보호와 자립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탠쿤은 톤탄에게 그 두 가지를 다 충족시켜 주네. 내가 웃으면 나보다도 더 기뻐하고, 내가 울면 같이 울고, 나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와서 걱정해 주고, 나를 지켜주고 의지하게 하고 믿음을 주는 그런 사람. 그러면서도 언제나 내 생각과 선택을 최우선으로 두는 사람. 톤탄이 다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더라도 앞을 내다보면 탠쿤이 거기 서 있겠지, 언제든 손을 잡아줄 준비가 되었다는 듯이 가까이에.

 

구구절절이 몹시 길었는데, 이 작품 보고 있으니 할 말이 너무 많다. 당분간은 북이를 볼 때마다 톤탄이 생각날 것 같아.ㅠㅠㅠ 누군가는 자기 자신을 위해, 누군가는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는 복수를 위해 저마다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되고, 그 작은 불씨가 들불로 번져버린 게 안타까워. 그중 제일 불쌍한 건 톤탄이고. ㅠㅠ 이제 웬만한 떡밥 회수는 다 한 듯한데 막화에 어떤 얘기가 있을지 궁금하다. 꽉 닫힌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어. 두 사람이 서로에게 진짜 가족이 되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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