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슨 보고 온 이후에 여운이 아직도 가시지 않아서 후기로 남겨봐
연극 내용 스포로 가득하니까 스포 밟고 싶지 않다면 보지 않는 걸 추천해
먼저 내가 이번 부타이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정보는 출연진이 케이땅 포함한 배우 3명 + 드러머 1명, 정신병원이 배경이라는 정도였어
그래서 정신병원의 환자들이 주인공인가 싶었는데 실제로 보니 내가 생각했던거보다 훨씬 더 시리어스한 내용이었다
일단 메디슨의 배경은 정신병원 안에 있는 어떠한 공간.. 전날 병원 스탭들이 파티를 즐겼는지 위에는 Congratulations! 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고 테이블 위엔 풍선과 누군가가 뭔갈 마시다 남긴 컵들이 있고 바닥엔 풋살? 같은 걸 했는지 바닥에 테이프로 경기장 모양으로 붙여놓은게 있음
그곳 문 앞에 이야기의 주인공 존 케인이 등장해
존은 1년에 한번 이곳에 올 수 있다고 하며, 이곳에 오는 날을 무척 기대한다고 한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온 존은 불을 켜고 안을 둘러보고 전날의 흔적들을 정리하기 시작하는데 풍선 터뜨리는거 귀여워ㅋㅋㅋ
그리고 존이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데 존과 의사가 나누는 대화가 들리기 시작하고 빨간불이 켜지자 오른쪽에 놓여진 책상과 의자가 놓인 지정석에 앉아 헤드폰을 끼는 존
이때 할아버지 분장을 한 한 사람이 등장함 시작해 그녀의 이름은 메리
메리1이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는데 이때 깔리는 노래가 이거
그리고 뒤쪽 분장실 같은 공간에서 랍스터 옷을 입은 사람이 등장함 그녀의 이름 또한 메리
두사람은 모두 병원측에서 존의 이벤트를 위해 고용한 배우들임
편의상 앞에 등장한 메리를 메리1, 랍스터 복장의 메리를 메리2 라고 칭하겟음
메리1, 2의 대화가 이어지는데 이때 존은 헤드폰을 쓰고 지정석에 앉아 있고 간간히 물을 마시기도 함
존의 지정석이 무대 오른쪽에 있기 때문에 왼쪽좌석은 이부분에서 존의 뒤통수만 보일듯.. 다행히도 내자리는 오른쪽이라서 케이땅 옆모습 오래 볼 수 있어서 좋았어ㅋㅋ (다른 나라에선 칸막이로 아예 안 보이게 가려버리던데 안 가려주신거 진심으로 감사ㅠㅠ)
뒤이어 드러머가 등장하고 슬슬 내용이 진행되기 시작해
존과 메리2가 자주 꾸는 꿈 이야기를 하면서 메리2가 자주 꾸는 꿈 얘기를 하는데 뭔 내용인가 싶지만 메리2에게는 상당히 행복한 꿈이었음
꿈에서 랍스터였던 메리2가 켄타우로스의 등에 올라타 바닷가를 달린다는 내용이었....
이때만해도 나름 웃긴 장면도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존의 과거 얘기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급격하게 어두워진다
존이 과거 얘기를 시작하면 위에서 성우의 목소리가 나오고 그 역할에 따른 메리1, 2가 분장을 하고 립싱크로 연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존 케인은 태어날 때 울음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병원에서 퇴원할 때 존의 부모의 행태를 봤던 간호사들이 불쌍한 존이라고 할 정도였고
아버지라는 인간이 아기인 존에게 똥만 싼다고 한다거나 어머니라는 인간이 어린 존에게 한 말이 "말했었나? 넌 아기 모습을 한 죽은 생선 같았어" 라는 부분만 봐도 이 부모가 어떤 인간들인지 알 수 있음
존은 부모의 사랑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자랐다ㅠㅠ
존이 아기 때 부엌 싱크대에서 목욕하는데 창문에 손가락으로 뭔갈 그린다고 뭐라 하는 어머니라는 인간
게다가 목욕시키다 말고 존을 1시간 이상 방치시켜서 이러다가는 진짜 죽을거 같아서 부모에게 한번 안겨보겠다고 그 어린 아기가 바닥으로 뛰어내리는데 그럼에도 부모들이란 인간들 존을 따뜻하게 안아주지도 않음ㅠㅠ
아기 때 부분이 단순한 내용 반복이라고 몇페이지 건너뛰자면서 메리2가 존에게 말하고 잠시 쉬는 시간에 나오는게 이곡
존은 지정석에 앉아 약을 먹고 또 뭔가를 먹기도 하는데 메리1이 춤을 추고, 뒤이어 메리2도 춤을 춰 점점 노래가 페이드아웃되면서 음악이 바뀌고 존은 파자마에서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메리2는 열심이 립싱 & 댄스.. 그런 존과 메리2를 보면서 전체적인 무대를 바라보는 메리1
(참고로 존은 지정석에서 옷을 갈아 입기 때문에 좌석이 오른쪽이면 진짜 잘보인다ㅋㅋ)
이후 존이 이어서 과거 얘기를 하기 시작해
어릴 적 따뜻하게 안아준 적도 없고 어머니한테는 담배랑 술냄새가 나고 젖을 물리기는 커녕 우유만 먹여서 뚱뚱하고 우유비린내 나는 그런 아이로 자랐다고
아버지는 노동자, 어머니는 주부(창녀 출신..) 이런 배경 때문에 학교에서도 애들한테 업신여김 받으며 친구도 없이 지내다가
건너편에 살고 있는 세라라는 여자아이를 좋아하게 되서 그녀에게 바치는 시를 쓰기도 하고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온 필립과 친구가 되어 아주 잠시나마 행복했던 것으로 보이나 동네 아이들의 괴롭힘 & 필립의 배신...으로
13살에 동네 아이들의 협박 & 회유(이옷 입으면 친구로 받아줄게..)로 세라 집 옷장에서 가져왔다는 빨간 원피스를 입고 6킬로미터를 걸어서 마을로 돌아오게 된 것이 트라우마로 남아 매일 밤 그 꿈을 꾸고 아침에 일어나 구토를 하고 말라갔다고ㅠㅠ (이때 무대 위 존에게 빨간색 아이용 원피스를 입힘)
이와중에 .주부로 사는게 갑갑했다는 존의 어머니는 말 그대로 바람나서 돌아다니고 아버지라는 인간은 뭐... 그저 불쌍한 존ㅠㅠ
크리스마스 때 마을 교회에서 예수 탄생에 대한 연극을 하는데 매년 존의 엄마가 막달라 마리아역을 했다고 한다 이유는 막달라 마리아가 창녀 출신이라서..
존의 19살 크리스마스에도 동네 교회에서 연극을 하는데 막달라 마리아로 존의 어머니가 나오는걸 기다리는 동네 사람들 그리고 온갖 트라우마가 겹치고 겹쳐서 폭발해 교회 뒤쪽에서 미친듯이 절규하며 소리질렀다는 존.. 아마 그날 이후 존이 정신병원에 들어오게 된듯ㅠㅠ.
그 얘기하면서 폭주하는 존에게 진정제 주사를 놓는 메리2.. 약 때문에 넋이 나가서 의자에 널부러진 존
이때 케이땅 연기도 장난 아니었고 위에서 존이 소리지르는 음성이 나오는데 케이땅 연기에 감탄하면서도 존이 너무 불쌍해서 눈물 나왔다 (나 말고도 훌쩍이거나 눈물닦는 사람들 꽤 있었음)
이때 깔리는 음악이 이곡
메리2가 노래를 립싱하면서 존에게 머플러 같은걸 둘러주고, 빨간 하트 풍선을 불어서 메리1에게 주고는 멀리서 터뜨리면서 장면이 전환돼
메리2가 옷을 갈아입기 위해 분장실로 들어가고 존은 원피스를 벗고 메리1은 존이 썼다는 대본을 읽고 심각해짐
대본을 읽은 메리1이 이건 존에게 너무 가혹하다고 메리2에게 화를 내며 따지니까 메리2가 그런 메리1을 때리고 다시 존의 과거 얘기로 넘어간다
이번엔 존이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후 얘기
리암이라는 관리인이 있는데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었고, 병원엔 얇은 침대 위에 몸을 웅크리고 울거나 소리지르는 사람들이 가득하고 존도 약 때문에 그런 사람들과 같은 상황이었는데 어느 날 정원에 나갔다가 같은 병원에 입원헤 있던 발레리라는 여성을 만나게 돼
둘은 대화를 나누고 그녀는 아버지에게 얘기해서 자기가 퇴원하면 존도 데려 가겠다고 약속을 하고 그렇게 둘은 자유와 미래를 얘기하며 행복해했음
메리1이 발레리역으로 등장하는데 이번에는 립싱으로 연기하는게 아니라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연기를 하고 틈을 노려 메리2를 분장실에 가둬버리고 부르는 노래가 이거
존에게 있는 그대로 진심을 말하라고 하는 메리1 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메리1
그리고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 꿈을 꾸듯 행복해보이는 존이랑 메리1 (이때 존이 메리1을 안고 돌면서 아래로 내려주는데 로맨틱 했어ㅋㅋ)
하지만 곧 메리2가 분장실에서 뛰쳐나와 메리1을 분장실로 끌고가서 때림.. 노래가 멈추고 삐~ 노이즈랑 격렬한 드럼소리 말 그대로 패닉상태
과호흡 상태의 존에게 대본을 읽으면서 다음을 얘기하라고 강요하는 메리2 이야기 하다가 메리2에게 "메리는 어떻게 했어" 라고 묻는 존
다시 존에게 대본의 다음을 강요하는 메리2 다시 과거 얘기를 하는 존
발레리와 정원에서 만나 자유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게 행복했던 존... 그런 존의 꿈은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침묵으로 돌아가는것 발레리와 손을 잡고 마을을 걸으며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되돌아보고, 아버지라고 불렀던 사람을 되돌아보는 것
그러나 어느 비오는 날 발레리를 만나러 정원으로 나왔다가 발레리의 방에서 발레리를 정원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리암을 보게 되고 리암이 무서워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가지도 못했던 존은 다시는 그녀를 보지 못하게 되었고 이후 정원으로 나가지 않게 되었음ㅠㅠ
메리2 :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존?
존 : 모르겠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메리2 : 둘이서 그렇게 만나고 얘기하면서 꿈을 꾼건 잘못된 거였어?
존 : (율먹이며) 네
메리2 : 당신은 여기에 있는게 어울려 존
존 : (율먹이며) 네..
메리2 : 당신은 여기에 있을 필요가 있어 존
존 : (흐느끼며) 네..
메리2 : 여기서 당신을 돌보면서 이렇게 당신을 돕는게 맞지? 존
존 : 그래 맞아
대화 후에 메리2가 어딘가로 전화를 걸어 끝났다고 얘기하고 이때 앞부분에서 의사와 존이 나눈 대화 음성이 나오는데 존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나와
메리2는 아이들파티용으로 입고온 랍스터 옷을 입고 문을 열어둔채로 나가고 자신의 과거 얘기를 되풀이하면서 소리지르다가 쓰러진 존을 메리1이 일으키고 둘은 잠시 대화를 나누다가 같이 노을지는거 보면서 연극이 끝나
그동안 본 케이땅 부타이 중에서 겟토 인생이 제일 기구하다고 생각했는데 존 인생은 더 기구하더라ㅠㅠ
정신병원에 갇힌 후에 매년 이걸 해왔다는 건데 메리1 말대로 존에게 너무 가혹한거 아니냐고ㅠㅠ
결말이 모호한게 있지만 앞으로의 존의 인생은 행복해졌을거라고 믿고 싶다
존을 연기하는 케이땅의 표정이나 폭발할 때의 그 목소리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ㅠㅠ
그리고 연극에 나온 노래들 가사보니 그냥 넣은게 아니더라 연극 본 후에 가사 찾아보는거 추천해
혹시라도 기회가 된다면 연극 보는걸 추천해!! 그리고 제발 영상화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