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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unknown 후기! (스압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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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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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이나 캐릭터 조형, 전체적인 구조를 못 짠 건 아닌데, 작품의 퀄리티가 디테일에서 결정된다는 기본을 종종 망각하는 거 같아. 디테일이 부족하고 그래서 핍진성이 떨어지는 설정/전개가 종종 나오는데 이 작가의 전작들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 싶기도 하다가도 왜 프로듀서가 공동집필작가를 안 붙였는지 그게 좀 이해가 안 가. 처음부터 흡혈귀연쇄살인이 마이너리티에 대한 폭력의 은유인 건 알았고 기획방향도 명징해서 프로듀서가 참 이번엔 열심히 했구나 싶었는데, 작가에게 그런 걸 강제할 수 없는 분위기인가. 보통 우리나라도 그렇고 다른 나라도 진짜 왠만해선 드라마 작가는 고용 형태라서 스타급 원작자나 작가 아니면 제작측에서 어느 정도 컨트롤을 못하는 건 아니라. 하긴 드라마나 영화, 산으로 가는 작품들 국적불문 하나둘도 아니고 제작진이라고 만능은 아니긴 하지만.


카가미가 범인이란게 어이없는 전개는 아니지만(오히려 쌩뚱맞게 다른 캐릭이었으면 더 이상했을 듯) 그렇게 어린시절 동화때문에 흡혈귀임을 고백하는 친구와의 자리에서 트리거가 눌렸다? 뭔가 좀 어설프지? 고작 그걸로?싶은데, 오히려 우메의 고백에 카가미가 회상에서 친구의 고백을 듣는 그 날 바로 앞에 부모님의 죽음의 진상을 알게 되서 멘탈이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친구의 고백으로 자신의 과거를 뒤집어 씌울 상대를 찾아냈다..는 식으로 갔으면 훨씬 더 설득력 있게 그러졌을 듯. 자살하기 위해 도망치는 과정에서 회상으로 어렸을 때부터 수근거리는 걸 듣고 자랐고 어슴프레 인지하는 상황과 무의식적으로 부정하고 있다가 그 날을 계기로 완전히 인격이 변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충격을 먹었다면, 자기가 찾는 흡혈귀의 모든 조건과 부합하는 코코로를 그 5년 넘는 시간동안 왜 죽이지 못한지도 더 설득력 있었을 듯. 스스로에 대한 증오를 흡혈귀에 투영해 버린 상황에서 코코로에 대한 감정을 인정할 수는 없는 일이었을 테니. 


여튼 연출로 한 4-5분 사이면 충분히 부여할 수 있는 설득력을 날려먹은 건, 어찌됐건 작가 탓이라 이 부분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네. 연출로 복선을 넣거나 화면상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거야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배우들 애드립으로 충분히 살릴 수 있지만 이 설정 자체는 시나리오에 있어야 하는 문제라.. 쓸데없이 기나긴 개그씬을 넣을 바에얀 서사적으로 이해가 될만한 걸 넣었어야지. 개그 자체가 취향이 아니라던가 그런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의 짧게 모두가 웃고 넘길 수 있는 개그가 아니라 그걸 넘어서 개그 자체를 위한 배당은 불필요하단 거. 솔직하게 시뮬레이션 씬(....)이나 코코로파파의 연설이나 캠페인 씬 전부 필요없어. 마이너리티에 대한 차별을 말하고 싶었다면 캐릭터들이 일상에서 겪는 일들을 더 보여줬어야 했는데 어째서 저런 식이었는지..는 역시 대본 문제.



그렇다고 개그 파트가 전부 별로라는 건 아니고,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 건 다 괜찮았어. 무거운 분위기 날리기 위해 빵 타는 에피 넣은 건 클래식 하지만 좋은 선택이었고, 렌한테 왜 마츠리짱한테 반했냐고 묻는 토라가 결국 듣지도 않고 가버리는 거나 이런 수준들은 다 괜찮았는데 이번 작품 개그씬들은 뭔가 엄청 강박적인 게 있어서 흐름이 뚝뚝 많이 끊겼어. 만약에 이 팀이랑 다시 하게 된다면 이 부분은 케이땅도 자기가 말했듯 의견 많이 낼 수 있는 현장이라니까 얘기해 보는게 좋을 듯..


여튼 이렇게 쓰고 나니까 작품 엄청 맘에 안 드는 거 같지만, 그건 아니고 좋으니까 많이 아쉬워서 그러는 거...ㅋㅋㅋ 결국 다 보고 나서 느낀 건 이 이야기는 사랑이야기가 맞다는 거고, 그래서 코코토라는 케이땅 덬인 나한테는 최고의 커플이라는 거. 애초에 캐치 프레이즈가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어도, 상대에 대해 다 알지 못해도 사랑할 수 있는가? 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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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씬이 단적으로 그 대답이라고 생각하는데, 둘 다 상황에 의해 서로를 의심했잖아. 코코로의 입장에선 토라와 관련해 모르는게 계속 튀어나오는 상황이었고 토라의 입장에선 연쇄살인의 양상이 본인이 알게된 존재들의 본능에 대해 의심을 거둘 수가 없는 상황이었으니. 근데 결국 서로에게 화가 나고 서운한 게 있었음에도 직접 물어봤을 때 그 대답이 무엇이든 그걸 그대로 받아 들인 거잖아? 절대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냐고 물었을 때 "나는 안 했어"라고 하는 코코로에게 "응, 나도 안 했어"라고 답하는 토라나, 카가미의 질문에 토라가 범인이 아니라고 하는 코코로나. 둘 다 증거같은 건 보지 못했지만(그리고 요구하지도 않았지만), 상대의 말은 그대로 믿은 거니까. 그 동안의 몇번의 연애에서 자기 정체를 아예 털어놓지도 못하고 끝났던 코코로나 전부인과의 사이에 과거와 관련해 서로 불편해 지면서 더 이상 이전의 감정이 유지되지 않아 내쳐진(혹은 상대를 그렇게 만든) 토라나, 둘 다 이전과는 다른 스테이지로 같이 나아가고 있는 거겠지. 마지막화에서 우리는 아직 서로에 대해 아주 조금밖에 모른다, 사랑(愛)이라는 건 오랜 시간을 걸쳐 천천히 알아가는 것이라고 하잖아. 1화에서 코코로가 토라에게 私ね…吸血鬼なんだ。それでも… 好きでいてくれる? 라고 묻는데, 마지막엔 私が…吸血鬼でも… 愛してくれる? 라고 묻는 것과 맥락이 같다고 봐. 코코로는 다시 한번 묻는다고 했지만 똑같이 질문한 게 아니라, 좀 더 본질적으로 물었고 토라도 1화처럼 그저 키스가 아니라 확실하게 말로써 대답했지. 네가 흡혈귀든 무엇이든 너를 사랑할 거라고.


언제나 상냥하게 들어주고 편이 되주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이르러선 그 본질에 대해 들어주지도 믿어주지도 않았던 카가미나 불편해지는 상황이 왔을 때 서로 제대로 얘기하지도 믿지도 못하게 되어 이전의 감정과 달라지게 되어 헤어지게 된 린은, 그래서 그것도 사랑이었으나 그렇게 매듭지어질 수 밖에 없었겠지만 자신의 본질과 과거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하고 어떤 사고와 이슈가 있든, 그 때마다의 감정을 털고 가감없이 받아들인 코코로와 토라마츠는 그래서 계속 이 사랑을 이어갈 수 있는 거겠지. 그래서 이 이야기는, 어떤 요소가 섞여있든 그 본질은 코코로와 토라마츠의 사랑이야기야. 


요는 미스테리 부분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고 불필요한 씬이 많다는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나한테는 정말 내가 제일 사랑하는 커플을 만난 작품이라 좋아할 수밖에 없드아...ㅠㅠ 기왕이면 둘이 애기도 낳고 가끔 삐져서 싸우다가 다시 화해하고 그런 것도 보고 싶지만 그래도 둘이 앞으로도 계속 잘 살 거라고 믿는다ㅠㅠ (그래두 블레로 좀 보여다오... 코코토라 신행 가서 황금박쥐 보는 거라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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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이 사랑이 계속되고 행복하길. 두사람 보는 동안 나도 행복했다!


ps.  그래두 여전히 왜 코코로를 문춘도 아닌 주간실화 수준의 황색지 기자로 만든 건지는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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