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작품은 오피스 장르(기업물)을 생각하고 있어요. ‘스토브리그’ 보다 훨씬 먼저 구상했던 이야기구요. 로맨스 요소도 살짝 포함된 대중적인 드라마가 될 것 같습니다.”
SBS ‘스토브리그’ 대본집을 품에 안고 나타낸 이신화 작가가 차기작에 대해 언급했다. ‘스토브리그’는 캐릭터들의 깊이 있는 서사와 살아 숨쉬는 역동성으로 ‘스포츠 드라마’라는 한정된 소재를 넘어 드라마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종방 후 발간된 ‘스토브리그’ 대본집도 재쇄에 돌입해 1만 부 가까이 판매량을 올렸다. 이례적으로 드라마 관련 굿즈인 구단 인형, 야구 잠바 등의 판매도 활발했다.
“저도 드림즈 구단 마스코트인 양 인형을 200개 한정 판매할 때 알람을 맞춰놓고 구매했어요(웃음). 드라마 의상팀에서는 제 이름이 들어간 1번 유니폼을 만들어줘서 너무나 감사했어요.”
그는 입봉작으로 단박에 스타 작가 반열에 들어섰다. 최근 인기 드라마의 상징적 이벤트, ‘포상 휴가’도 사이판으로 다녀왔다.
“너무 재미있었어요. 비행기 안에서는 하도권, 조병규 배우와 함께 앉아서 가면서 즐거운 얘기도 나눴구요. 사이판에 도착하니 드라마 팬들도 마중 나와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배우들이 드라마로 사랑을 받는 모습을 보니 그것만으로 흐뭇하더라구요. 근데 주변 분들이 자꾸 ‘이분이 작가님!’이라고 내세워서 참 곤란했어요.”
아직은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이 어색하다. 그도 그럴 것이 ‘스토브리그’가 드라마화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고 그사이 방황의 나날도 있었다.
“고2때 인정옥 작가님의 ‘네 멋대로 해라’를 보고 작가의 꿈을 꾸기 시작했어요. 공모전에 당선됐지만 바로 드라마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일을 했죠. 교양, 다큐 프로그램 작가로 일하기도 하고 드라마 보조 작가 활동을 하기도 했어요.”
‘스토브리그’가 방송되면서 2017년 한 야구 커뮤니티의 과거 글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해당 글은 “프로야구단에 젊은 단장이 와서 팀 바꾸면서 성공하는 그런 스토리로 드라마 만들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주연은 남궁민 같은 배우가 하고요”라는 지금의 ‘스토브리그’가 고스란히 담긴 내용이었다. 누리꾼들은 이신화 작가의 글이라며 ‘성지순례’ 댓글을 달기도 했다. 먼저 밝히자면 그 글은 이 작가가 작성한 글이 아니다.
“2017년도는 ‘스토브리그’가 당선작으로만 떠돌고 있던 때라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던 시기예요. 게다가 섣불리 아이템을 얘기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었구요. 아마 드라마 관계자가 제 작품을 보고 쓴 것 같은데, 저도 미스터리예요. 어떻게 남궁민 배우를 정확히 지목할 수 있었을까요? 어쨌든 제가 쓴 글은 아니랍니다.”
꼴찌 구단 ‘드림즈’를 특유의 리더십으로 리그 우승팀으로 이끈 ‘백승수 단장’, 이 작가 인생의 백승수 단장은 누구일까? 그는 EBS 교양 프로그램 ‘지식채널e’ 김이진 작가와 드라마 ‘걸어서 하늘까지’ 이은규 감독을 꼽았다.
“김이진 작가님은 늘 담백하고 권위주의도 없으면서, 한 번도 치사해본 적 없을 거 같으면서, 짧은 글에도 천재성이 느껴지는 너무나 닮고 싶은 선배예요. 이번에 ‘스토브리그’를 보고 ‘천둥이 치면 그것은 내 박수 소리다’라고 칭찬해줬을 때 너무 기뻤습니다. 콘텐츠진흥원 드라마 수업 중 만난 이은규 감독님은 신인 작가 육성에 관심이 많았어요. 제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해준 분이죠. 그분 덕에 성장한 작가님들이 굉장히 많고 저도 그중 한 명이에요.”
이 작가는 팬들과의 대화에서 “차기작은 ‘스토브리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할 거라는 마음의 준비를 늘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목표로 자신을 괴롭히지 않으려 해요. 원래 성향이 그래요. 앞으로 다가온 일이 잘되는 걸 상상하지 않아요. 욕심을 내다보면 괴로워지기 마련이거든요. 행복한 마음으로 작업해야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서 언급했던 그의 다음 작품은 오피스 장르다. ‘스토브리그’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로맨스도 등장한다니 드라마 팬들은 기대감이 높아진다.
“사실 로맨스에 자신은 없지만 결국 사람과의 관계라고 생각해요. 모든 로맨스가 낯간지러운 표현으로 사랑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니까 두려움을 갖지 않으려고 해요.”
‘스토브리그’ 성공 이후 이신화 작가의 가장 큰 즐거움은 대중들이 자신의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한다는 점이다.
“많은 분이 ‘이신화가 다음에는 뭘 쓸까?’ 궁금해하잖아요.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응원을 보내주는 작가가 됐다는 점이 가장 기뻐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가족과 친구들의 자랑이 됐다는 점이구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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