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세영팀장 뱉는족족 갓대사라 정리해봄
1.
진짜 감독님께 안 물어보실 거예요?
뭐하러요
감독님이 동의하셨다고 했잖아요
중요치 않습니다. 어차피 권경민 사장이 하고싶으면 하는겁니다
그래도 감독님의 입장을 확인해야 되지 않을까요?
음.. 예, 그러고 싶지가 않네요
제가 대신 확인하겠습니다. 어쩔땐 단장님도 못하는 일이 있죠. 근데요 단장님, 상심이 길면 안돼요. 오늘 하루만 힘들어하세요
2.
감독님이 정말 동의하신 건가요? 감독님, 얘기해주세요.
무슨 얘기를 와 이러십니까
강두기 선수는 어떤 선수와도 바꿀 수 없는데 2군을 오가는 선수 두명하고 바꾼다니요?
선수단 구성에 제 권한을 쓴 게 뭐 잘못된 겁니까?
그 감독님 권한을 찾아드리려고 백승수 단장님이 얼마나 애를 썼는지 아시잖아요. 감독님이 단장님과 일말의 상의라도 거쳤으면 저도 어떤 결과라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해를 바라지 않습니다. 절 그냥 원망해주세요
원망하라는 그 말 한 마디로 저희가 품은 꿈을 접으라구요? 이번엔 정말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감독님도 바이킹스랑 연습경기 할때 다 느끼셨잖아요.
우승 경험도 없는 무능한 감독을 다시 부임시킨 단장님 잘못도 있구요.
오늘 진짜.. 마음에 없는 말 파티네요. 감독님이 동의하신 건 맞는 거 같고, 그 동의하신 이유도 떳떳하지 못한 거까진 확실히 알고 돌아갑니다. 저는 이 일을 수습해야 되거든요.
3.
아 저 단장님. 그 강두기 선수를 못 지켰다고 생각하면서 자책하지 마세요.
그럼 제가 강두기 선수를 지켰습니까?
지금은, 권경민 사장의 행보에 대해서 대책을 세워야죠.
이미 일어난 일이고 대책을 세울만한게 뭐가 있습니까?
아 이미 일어난 일이 심각하니까 우리가 더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세워야죠. 강두기 선수만 선수인게 아니잖아요.
강두기 선수는 제가 우승이라는 결과를 생각하면서 맞춰보던 수많은 퍼즐중에서 늘 기본에 깔려있던 조각입니다.
그래서 우승은 못하는 건가요?
아마두요
단장님 우리는, 비난을 감수하고 미국에서 와준 길창주 선수, 이제야 입스를 극복한 유민호 선수, 새로 태어난 임동규 선수, 부상을 달고 사는 서영주 선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던진다는 장진우 선수도 있구요.
우리가 지켜야 될 선수가 너무 많아요. 전 단장님과 목표가 달랐어요. 우승이 아니라 지고나면 분한 줄 알고 다음 날은 이기는 팀, 그리고 크게 지더라도 악착같이 쫓아가서 상대팀 입에서 단내가 나게 만드는 팀.
제가 겪어왔던 스포츠 세계에서는요 우승을 하고 나서도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경우가 꽤 많이 있었습니다.
단장님이 늘 우승이란 목표를 얘기하실 때 저는 그 패기가 좋았지만, 우승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그 극단적인 생각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아 그래요. 그럼 제가 우승경력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요?
우리가 단장님한테 신뢰를 갖게 된 이유는 단장님의 우승경력 때문이 아니에요. 단장님이 와서 보여 준 책임감 있는 모습 때문이었죠. 뭐 주저 앉든 잠깐 더 쉬든 단장님을 제가 흔들 순 없겠죠. 제가 더 바쁘게 뛰면 돼요.
1등을 못해서 괴로운 드림즈라니요. 전 생각만해도 숨이 막히네요.
4.
다들 아시다시피 아무도 공감할 수 없는 트레이드가 이뤄졌구요. 국내 전지훈련에 이어서 이제는 모기업에서 온 권경민 사장이 과연 우리팀이 유지되기를 바라는지도 의심해야 되는 상황이 왔어요.
(...) 사실 우리 이삼년 전부터 매각한다는 소문이 암암리에 있었잖아. 권경민 사장이 구단 대행일 때부터 이적에 규모있는 기업들을 만나고 다닌 이유가 뭐겠어.
선수랑 코칭 스태프는 야구하는 사람들이구요. 이걸 막을 사람은 우리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구단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우리가 해야할 일을 찾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