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x.com/BiteconKim/status/2084996569254998393
베센트 재무장관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지금 갑자기 꺼낸 이유
1.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는 큰 폭의 엔저가 촉발 요인이 됐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미·일 공동개입 직후 꺼낸 말이다.
일본의 물가만 걱정됐다면 일본은행에 금리를 올리라고
요구하면 된다.
그런데 베센트는 한국 원화와 중국 위안화까지 언급한 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경고했다.
미국이 걱정하는 것은 일본의 엔저만이 아니라는 의미다.
미국과 일본이 28년 만에 공동으로 엔화를 매수했지만
시장의 흐름은 아직 달라지지 않았다.
달러당 164엔에 육박했던 엔화는 개입 직후 155엔대 초반까지 올랐지만 다시 157엔대 중반으로 밀렸다.
급격한 엔저를 잠시 멈췄을 뿐,
엔화 매도 추세까지 뒤집지는 못한 것이다.
2.
베센트가 주목하는 것은 엔저가 아시아 전체로 번지는
경로일 가능성이 높다.
엔화가 약해지면 일본 자동차와 기계, 철강, 화학제품의
달러 표시 가격이 낮아진다.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은 원화 강세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어려워지고,
원화까지 약해지면
중국도 위안화를 강하게 유지하기 부담스러워진다.
세 나라가 의도적으로 환율을 끌어내리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엔화와 원화, 위안화가 함께 약해질 수 있다는 거다.
그러면 충격은 한·중·일과 수출시장에서 경쟁하는
동남아시아로 내려간다.
이미 벌써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지난 5년간 약 1만4,000루피아에서
최근 1만8,000루피아를 넘어섰다.
통화가치가 약 20% 이상 떨어진거다.
더 큰 문제는 금리다.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금리도 7.2~7.3% 수준까지 상승했다는 것.
이미 흔들리는 국가에 동북아의 통화 약세까지 더해지면
수출 경쟁력과 자본 흐름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3.
통화가 약해지면 외국인은 현지 채권을 팔고 달러를 사게 된다.
연 7%의 이자를 받아도 통화가 달러 대비 10% 하락하면
손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외국인도 빠져나가면 통화가치는 더 떨어지고
에너지와 식량을 비롯한 수입물가는 더 오른다.
그러면
중앙은행은 물가와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금리를 올리면 안그래도 힘든 기업과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경기는 더 나빠진다.
반대로 금리를 내리면 자금 유출과 통화 약세가 심해진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상황이 꽤나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미국이 두려워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과거를 보면...
1997년 외환위기도 태국에서 시작됐지만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을 거쳐 한국으로 번졌다.
이후 러시아 금융위기와 LTCM 사태까지 이어지며 미국 금융시장도 흔들었다.
베센트는 지금 이 전염 경로가 다시 열릴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4.
미국이 일본부터 움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엔화가 안정돼야 원화와 위안화의 약세 압력이 줄고,
그래야 동남아 국가들도 추가적인 통화 절하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일본이 아시아 환율시장의 첫 번째 방화벽인 셈이다.
반대로 엔저가 계속되면 아시아 전체가 달러 확보 경쟁에
들어갈 수 있다.
각국이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사용하면
미 국채를 비롯한 달러 자산의 매도 압력도 커진다.
여기에 일본은행이 뒤늦게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
엔캐리 청산까지 시작된다.
일본 자금이 해외 주식과 채권을 팔고 본국으로 돌아가면
미국 장기금리와 금융시장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동남아에서 시작된 불이 한·중·일을 거쳐 미국까지
올라오는 것이다.
5.
이번 미·일 공동개입은 그 불길을 막기 위한 응급조치에 가깝다.
하지만 미국은 달러가 아니라 유로를 팔아 엔화를 샀다.
강달러 정책은 유지하면서 일본을 돕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달러·엔 환율을 직접 끌어내리는 힘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결국 개입은 시간을 벌었을 뿐이다.
그래서 지금
베센트가 일본에 원하는 것은 급격한 금리 인상이 아니다.
일본은행은 금리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하고,
다카이치 정부는 감세와 재정 확대를 조절해
엔화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요구에 가깝다.
금리를 너무 빨리 올리면 엔캐리가 한꺼번에 청산되고,
계속 미루면 엔저가 아시아 전체의 통화 약세로 번진다.
베센트가 1997년을 꺼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은 일본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다.
엔화를 방화벽으로 세워 아시아의 통화와 채권시장 불안이
미국 금융시장까지 번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결국 지금 불이 아시아 지역 어딘가부터
이미 붙었다는 뜻일 수도 있다.
엔화의여파가 미국까지 영향못가도록한거라는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