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예·적금 등 수신 잔액이 빠르게 불어난 반면 가계대출 문턱은 높아지면서 은행권 수신 잔액이 여신 잔액을 추월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증시 변동성에 투자자들이 다시 은행 예금으로 자금을 옮긴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예·적금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수신 잔액은 2,622조5,000억으로 5월(2,593조7,000억 원)보다 28조8,000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신 잔액은 12조7,000억 원 늘어난 2,602조8,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수신 증가를 이끈 것은 기업자금이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가계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법인자금이 유입되면서 12조2,000억 원 늘었다. 정기예금도 가계의 예금 인출이 이어진 가운데 일부 은행이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자금을 유치하면서 14조2,000억 원 증가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1월 은행 수신 잔액은 2,483조9,000억 원으로 여신 잔액 2,542조3,000억 원보다 58조4,000억 원 적었다. 증시 활황으로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은행 수신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둔화한 반면, 여신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 확대에 나선 점도 여신 증가세를 뒷받침했다.
수신과 여신의 격차는 5월 들어 역전됐다. 5월 은행 수신 잔액은 2,593조7,000억 원으로 여신 잔액 2,590조1,000억 원을 3조6,000억 원 웃돌았다. 이후 지난달 수신 증가 폭이 여신 증가 폭의 두 배를 넘어서면서 격차는 19조7,000억 원까지 벌어졌다.
최근에는 정기예금으로의 자금 유입 속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일 기준 961조8,1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949조3,998억 원과 비교하면 이달 들어서만 12조4,124억 원이 예금으로 들어온 것이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 대기자금 일부가 은행 예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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