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증권업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신속한 보완대책 마련과 투자자 보호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낸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최근 증시 변동성을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기본예탁금 상향과 투자자 교육 강화, 리밸런싱 거래 개선 등이 유력한 대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순한 규제 강화만으로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황성엽 회장 주재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대신증권 등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개사 대표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시장 영향과 투자자 보호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국내 자본시장의 상품 다양성과 투자 선택권 확대에 기여한 측면은 인정하면서도, 출시 이후 예상보다 투자 쏠림이 커진 만큼 기존보다 강화된 투자자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상품을 폐지하기보다 국내 제도권 안에서 제도를 보완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데도 공감했다.
우선 투자자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막기 위해 현재 1000만원인 기본예탁금을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투자자의 연령과 투자성향 등을 반영한 맞춤형 위험경고와 사전 투자교육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특성상 매일 발생하는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거래가 기초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유동성공급자(LP)의 시장 안정 기능을 강화하고, 리밸런싱과 헤지 거래 시점을 분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하루 리밸런싱을 위해 필요한 주식 거래 규모는 약 7000억원에서 최대 2조1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검토되는 방안만으로는 실효성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기본예탁금에는 현금뿐 아니라 외화예수금과 대용증권도 포함돼 있어 보유 주식만으로도 투자 요건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예탁금을 올리더라도 실제 진입 장벽은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용거래를 통한 레버리지 ETF 투자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기초자산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을 신용융자로 매수하면 실제 투자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는 만큼 신용거래 제한이나 투자 자격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리밸런싱 거래 분산 방안 역시 운용 원리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종가를 기준으로 수익률을 추종하는 구조여서 거래 시점을 분산하면 추적오차와 괴리율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기본예탁금 상향과 함께 투자자별 매수 한도 설정, 주문 단계에서의 실시간 위험경고 강화, 과도한 마케팅 제한 등 보다 실효성 있는 보완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본예탁금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이미 유입된 자금을 줄이기 어렵다"며 "투자자의 실제 위험을 체감할 수 있는 경고 체계와 거래 규율을 함께 강화해야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