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홍진 감독의 ‘호프’ 엔드크레딧은 더 파격적일 필요가 있었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이상희만 주인공이 아니다. 영화를 이끄는 압도적인 주인공이 있다. 현대자동차 스텔라다. 협찬이 아니라 주연 크레딧에 올라갔어야 했다.
‘호프’가 7월 6일 오후 2시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언론시사회를 열었다. 시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이 입을 모아 극찬한 장면은 차량 추격 장면이다.
범석(황정민)과 성애(정호연) 등이 경찰차를 타고 달린다. 괴물을 쫓고, 괴물에 쫓긴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롱숏으로 잡은 질주 장면이다. 경찰차는 길게 뻗은 길을 달리다 급하게 차체를 틀며 드리프트한다. 미끄러지듯 방향을 바꾸는 그 장면에서 자동차는 액션배우다.
그 경찰차가 현대차 스텔라다.
스텔라는 1983년 출시돼 1997년까지 생산됐다.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했으며 현대차의 두 번째 독자 모델로 기록돼 있다.
그런데 ‘호프’에서 스텔라는 시대 배경 소품이 아니다. 스토리텔러다.
외형부터 인상 깊다. 클래식하다. 분명 현대차인데 스크린 안에서는 국적을 잠시 잊게 만든다. 긴 보닛과 각진 외형은 한국의 옛 경찰차와 미국 영화 속 경찰차를 동시에 떠올리게 한다.
스텔라의 분위기는 영화 속 공간 호포와 닮았다. 한국의 어촌처럼 보이다가 미국의 외딴 마을처럼 느껴진다. 거기에 스텔라가 돌진하면, 아예 미지의 장소가 된다.
무엇보다 속도감을 책임진다. 빠르게 달리는 정도가 아니다. 스텔라는 화면을 반으로 가르며 질주한다. 그 속도감이 이 영화에서 그나마 관객이 유일하게 안식할 수 있게 만든다.
스텔라에 타야 한다. 스텔라가 ‘호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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