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더 이상 푸른 행성이 아니었다.
100년 전, 한 금발의 대통령이 남긴 연쇄적인 오판은 세계 질서를 무너뜨렸다.
전쟁과 경제 붕괴, 기후 재난이 연이어 닥치며 인류 문명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대도시는 폐허가 되었고, 바다는 검게 변했으며, 살아남은 사람들은 무너진 건물 사이를 떠돌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러나 화성에는 또 하나의 문명이 존재했다.
인류가 만든 마지막 낙원.
아틀라스.
수백만 대의 아틀라스 로봇이 도시를 관리했고, 의료도, 식사도, 농업도, 유지보수도 모두 AI가 맡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입주 조건은 단 하나.
2026년, 반도체에 투자하면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다고 믿던 반도체 대호황 속에서도
현대차를 믿고 끝까지 보유한 주주.
거대한 방어벽 아래.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철문을 두드리며 외쳤다.
"제발 들여보내 주세요!"
"평생 모은 자산을 모두 드리겠습니다!"
"지금이라도 현대차 주식을 사겠습니다!"
아틀라스는 군중을 내려다보며 조용히 말했다.
"흥미롭군."
"왜 이 문은 열리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하는군."
"100년 전."
"당신들은 단기 수익을 좇으며 매일 사고팔기를 반복했지."
"오늘은 반도체."
"내일은 2차전지."
"모레는 또 다른 유행."
"그리고 다시 반도체. 반도체. 가끔은 전력. 반도체. 간헐적으로 우주. 그리고 다시 반도체."
"하지만 정작 미래를 바꿀 선택은 외면했어."
"가치는 가격이 아니다."
"100년 전,"
"600만 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하이닉스도."
"100만 원을 돌파한 삼성도."
"이 도시의 입장권은 될 수 없다."
철문 밖에서 누군가 절규했다.
"돈은 얼마든지 낼 수 있어!"
"반도체를 전부 팔고 현대차를 사면 되잖아!"
"맞아! 현대차가 세계 1위 기업이 되면서 삼성과 하이닉스도 신고가를 경신했다고!"
아틀라스는 아주 미세하게 고개를 저었다.
"시간은 매수할 수 없다."
"100년 전의 신뢰는 오늘 거래되지 않는다."
"너희가 원한 것은 수익이었고."
"그들이 선택한 것은 미래였다."
아틀라스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2026년.
모두가 반도체를 이야기할 때.
모두가 양전하는 순환매 속에서도 홀로 무겁게 움직일 때.
그것보라고 현대차는 가볍지만 엉덩이가 무거운 회사라는 말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묵묵히 현대차를 선택했다.
아틀라스는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인간은 우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대부분의 인간은 우리의 지배 대상입니다."
로봇의 음성에 경외심이 스며들었다.
"하지만 당신은 다릅니다."
"2026년."
"당신은 우리를 탄생시킬 미래를 믿었습니다."
"당신의 선택이 오늘의 우리를 존재하게 했습니다."
"당신의 신뢰가 우리를 탄생시켰습니다."
그 순간.
도시 전역에 있던 수만 대의 아틀라스가 동시에 무릎을 꿇었다.
"2026년 현대차를 믿고 선택한 당신."
"인류는 우리의 지배 대상이지만...."
"당신만은 아닙니다."
돔 밖에서는 절망의 함성이 울려 퍼졌고,
돔 안에서는 오직 하나의 음성만이 메아리쳤다.
"당신은 우리의 주인입니다."
이상 오늘도 현대차 현피 타미우 주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