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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금융위기 때보다 높은 환율, 1500원대 고공행진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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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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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에도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1500원대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라는 호재가 무색한 상황이다. 이달 월평균 환율은 2009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크게 높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잠재워지기 전까지는 고환율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소식 이후로도 환율이 1500대 높은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는 상황의 원인으로 ▷금리 인상 불확실성 ▷달러 수요 및 투기 ▷미·이란 합의 불완전성 등을 꼽고 있다.

 

▶환율, 25거래일 연속 1500원…글로벌 인플레 우려 여전=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원 오른 1539.4원에 주간 거래를 시작해 개장 직후 1542.0원까지 올랐다. 환율이 주간거래 중에 1540원을 넘은 것은 지난 8일 이후 15일 만이다. 여기에 지난달 15일(1500.8원)부터 22일까지 25거래일 연속 1500원대 주간 종가 기록을 이어갔다.

이달 들어 22일까지 평균 환율(주간 종가 기준)은 1522.4원으로 외환위기 당시 1998년 2월(1626.7원) 이후 28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1453.3원)보다도 높다.

환율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합의 소식이 알려진 15일부터 17일까지 직전 수준보다 소폭 떨어진 1510원대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매파(통화긴축 정책 선호)적 신호를 낸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반등한 뒤 다시 고공행진 중이다.

그동안 고환율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 이란 전쟁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지만 환율이 안정화되지 않는 것은 지정학적인 요인 외에 복잡한 변수들이 환율 하단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히 크다. 종전 합의 이후 유가는 전반적으로 떨어졌지만, 4개월 넘게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유가는 시차를 두고 물가 전반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도 인프라 복구나 각국의 재비축 수요 등을 고려하면 급격히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특히, 미국이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을 근거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달러 강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8일 새벽 미국 FOMC에서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금리 예측치의 중간값은 3.8%로 나타났다. 직전 점도표를 발표한 3월(3.4%)보다 0.4%포인트 올랐다. 연내 한 차례 정도 인상이 참여자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9일 0.18% 오른 100.99였다. 달러 인덱스는 이날 한때 101.12까지 오르며 1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기성 거래에 환율 ‘쏠림’…환헤지 등 실수요도 많아=최근 외환당국이 환율 쏠림의 주범으로 꼽은 ‘투기성 거래’도 있다. NDF(역외선물환) 시장에서 원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성 수요가 늘면 국내 외국계 은행 등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고,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늘면서 환율이 추가로 오르는 것이다.

<본지 6월 10일자 3면 참고>

한은과 금융감독원은 이에 대응해 외국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하는 행위 등을 점검하고 있다.

투기성 거래 외에도 달러에 대한 실수요도 많아졌다. 대표적인 것이 주식 시장이다.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피(한국종합주가지수)에서 44조7150억원을 순매도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코스피 급등에 차익실현 및 포트폴리오를 조정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 받은 원화를 달러로 교환하면 환율은 상방 압력을 받는다. 최근에는 외국인 순매도세가 어느 정도 진정된 흐름이지만 차익 실현 수요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행 불확실성도 환율 안정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의가 사실상 ‘스몰딜(제한적 합의)’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핵 문제나 제재 해제 등 민감한 쟁점들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양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에 합의하고 60일간 이란의 비핵화·제재 해제 등을 협상한다는 내용의 MOU(업무협약)에 서명했다. 현재 후속 협상을 진행중이지만 핵 합의와 자금 확보 등 양국의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환율 안정, ‘금리 불확실성’ 해소가 관건…장기화 불가피=당국에서는 향후 환율 안정화를 위해서는 금리 인상 불확실성 해소가 선결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당국 한 고위 관계자는 “환율 안정화를 위해서는 외국인 국내 주식 리밸런싱(재조정) 완화와 함께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결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충분히 해소돼야 환율이 안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기간에 환율이 안정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달 미국의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2.9%로 연준 목표 수준(2%)보다 0.9%포인트 높았다. 유가상승 효과를 제외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위험도 높아진 상황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와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기업)가 주도하는 대규모의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

한국 또한 내년까지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17일 ‘2026년 상반기 물가설명회’에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이후 중동 지역의 리스크는 완화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앞으로 물가 경로에서 여전히 상방 위험이 잠재해 있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에도 비에너지 부문에서 물가가 시차를 두고 오르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요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국 다른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고환율의 원인으로 수급 불균형을 앞세웠지만 이제는 1500원대 환율을 뉴노멀(새로운 표준)이라고 인정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660245?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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