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수요 확산에 힘입은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2분기에도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2분기 두 회사에서 벌어들이는 영업이익만 150조원을 넘나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7일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컨센서스(실적 추정 평균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6조1287억원, 85조3427억원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매출 81조4656억원, 영업이익 62조1647억원이 예상된다.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47조5074억원으로, 150조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범용 D램·낸드플래시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가격 상승, AI 추론 시장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2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50% 이상, 낸드 가격은 7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급자 우위’ 시장이 뚜렷해지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경우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범용 D램 생산·판매를 확대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전사 영업이익의 약 95%를 이끌고 있으며, 메모리 사업부에서만 D램 60조~70조원, 낸드 20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한다.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는 2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하다. 전 분기 영업이익이 37조6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분기에 60조원대를 훌쩍 넘어서는 셈이다. 영업이익률도 직전 최고 기록이었던 1분기(약 72%)를 넘어 80%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익성의 지표’로 불리는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의 2분기 영업이익률 전망치(56.5~58.5%)와 비교하면 격차가 한층 더 벌어지는 셈이다.
특히 AI 시장의 무게 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서버용 D램 등 범용 메모리 수요가 많이 늘어난 점이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HBM 가격 역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범용 D램 수익성이 HBM을 앞질렀지만, AI발 수요가 지속되면서 HBM 수요와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 증가도 실적 확대에 일부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중장기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청주 M15X·P&T7,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등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컴퓨텍스 2026 행사장에서 “메모리 병목현상은 2030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라며 “향후 5년 동안 웨이퍼 기준 반도체 생산 능력을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