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에서 던지고 달러 쓸어담는다”...환율 발작, 달러당 1550원 눈앞
달러당 원화값이 5일 주간거래에서 장중 1550원선 턱밑까지 밀렸다. 주간거래에서 원화값이 1540원대로 떨어진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오전 9시 50분께 1540원대까지 주저앉은 뒤 낙폭을 더욱 키웠다. 이후 오전 10시 27분에는 1549.2원까지 떨어지며 1550원마저 위협했다.
이날 원화값은 전 거래일 종가(1529.7원)보다 0.7원 오른 1529원에 개장한 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도 영향으로 급락세를 보였다. 개장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1540원선이 무너졌다.
거래량이 적은 야간거래에서 1540원 아래로 떨어진 적은 있지만 주간거래 기준으로 154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원화값은 이날까지 14거래일 연속 1500원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장중 1540원대는 2009년 3월 10일(장중기준 1561.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내 주식 급등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비중 조정)과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국내 주식을 팔고 달러로 환전하는 수요가 급증한 점이 원화 약세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이날 오전에도 1조4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20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 우려,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확대, 엔화 약세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원화값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과도한 쏠림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할 것”이라며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시장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이날 원화값 하락은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과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대외 요인의 영향이 크다”며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협상이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오히려 양측 무력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른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희석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주식 매도 규모가 워낙 커지고 있다보니 원화값이 많이 변동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