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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억대 손실 본 멍청이 후기 (장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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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7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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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heqoo.net/stock/4115721302

 

이 글 썼던 원덬인데 이제 좀 진정되서 상황을 자세히 이야기 해줄게

아마 저 글만 보면 내가 패닉셀 때문에 억대 손실을 보게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최근에 산 주식이 아니라 코시절부터 오랜 기간 물려 있던 주식때문임.

많은 주덬들이 그렇듯이 본격적으로 주식 시장에 뛰어든건 코시절이었음.
나는 애초에 돈 욕심이나 야망이 크게 없는 사람이고 그냥... 하루하루의 평온함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성격이야.
그래서 주식도 10~20만원 벌면 기뻐했어.

이 당시 나의 매매법은 1억 시드에 실제 매매에서 사용하는 금액은 2~3천만 쓰는 거였음.
망할일 없는 회사중에 고점은 아니다 싶은 주식을 사서 5%, 10% 넘는 수익보면 팔고 15~20% 가까이 하락하면 준비된 예수금으로 물타기 했어.
주가가 어차피 상승 아니면 하락이라면 하락에 대응할 금액의 비중을 훨씬 많이 두면 손실 볼 일이 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지.
말했듯이 난 소액을 버는것에 만족했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예상대로 이 전략은 꽤 잘 먹혀서 나는 이 당시에 물타기+언젠가 오른다고 믿고 버티는 끈기로 손실본 경우가 거의 없었어. 친구들은 이 당시의 나를 기억해서 지금도 내가 주식을 잘한다고 오해하고 있음...

그런데 단 하나의 주식이 재앙을 불러올 줄이야... 이 회사는 코시국 특수로 당시 주가가 꽤 뻥튀기 되어 있던 업종이었는데 나는 평소와 다르게 이 주식만큼은 그냥 친구들이랑 이야기 하다가 분위기에 취해서 샀었음. 첫 매수 수량은 많지도 않았고 이미 고점에서 약간 내려온 상태라서 크게 위험하다는 생각 없이 매수 했어. 지금까지 하던대로 하락하면 물타기 하면 되지 뭐... 이정도 생각이었음. 그런데 사실 이 시기는 거품이 꺼지기 시작할 때였고 나는 계단식 하락이라는게 얼마나 무서운건지 몰랐지. 15%, 20% 하락 할때마다 물타기를 했고 거기서 또 수익률이 -20% 되면 오기로 두배로 사기도 했어. 나중에는 원래 예수금이 아니었던 금액까지 투입해야했지. 중간에 손절을 했어야 하는데 무한 물타기를 하고 있었던 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손실을 거의 안보다보니까 적은 손실이라도 발생하는 것에 상당히 민감했던거 같아. 그렇게 이 주식은 내가 처음 샀던 시점 대비 -75%를 기록했고 나의 모든 예수금은 바닥났음. 그렇게 나의 투자는 끝이 났고 나는 이 주식 이외의 모든 주식을 정리하고 증권 앱을 삭제했어.(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주식은 많이 오른것도 있는데 같이 묻어둘껄...)

그리고 몇 년을 주식이라는걸 잊고 지냄. 정말 '존버' 할 각오였고 다행히도 정말 큰 금액이 묶여있음에도 인내하는 멘탈은 강한편이라 그냥 없는 돈처럼 지냈어. 이 주식은 내 기준으로 -40%~45% 정도에서 횡보 했고 딱 한번 -20% 가까이 까지 올라 왔었는데 이 때 안판게 지금까지도 참 후회스러움. -20%도 금액 기준으로 너무 큰 손실이었고 기다린 시간도 길었기 때문에 더 올라와주길 바랬어. 하지만 이 이슈는 바로 다음날에 꺼져버렸지...

 

그리고 올해 들어서 다시 주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몇 년 동안 번 예수금 5천 정도로 급등주 따라가면서 당일 단타를 치거나 저가 주식 매수해서 다음날 조금이라도 수익나면 팔면서 재미를 조금 봤어. 예전이랑은 다르게 매매를 매일 하지도 않고 거의 뭐 2주에 한번정도 하는 용돈벌이 같은 느낌이었어. 그런데 하필 지난주 금요일에 정신이 혼미 했는지 한번도 한적 없던 주말전에 우량주 풀매수를 때리는 짓을 저질러 벌임.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전쟁이 시작되었고 나는 걱정하면서 화요일 장에서 -10%라는 숫자를 맞이했어. 재수 드럽게 없다는 생각은 했지만 솔직히 이날은 그냥저냥 견딜만했음. 이미 훨씬 큰 금액으로 수년째 묶여있는 주식이 있는데 뭐가 그리 충격이었겠어. 문제는 수요일에 찾아왔는데 어제에 이어 추가로 -10%가 떠있는 걸 보고 멘탈이 크게 흔들렸어. 이게 뭐지? 심지어 무서운 속도로 여기서 더 떨어질 기세여서 주생 처음으로 패닉셀이라는 걸 함. 당시에는 내가 판 후에 실제로 5% 더 하락해서 잘 팔았다는 생각까지 했어. 하지만 이미 엄청난 손실을 본 직후라 정신 상태가 완전 망가져서 그걸 매워보려고 패닉 바이, 패닉 셀을 추가로 더 하면서 손실이 오히려 커짐. 코시절에 수많은 하락장을 겪었어도 이렇게 완전히 정신 나간건 처음이었음. 이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내 시드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손실 금액이 커진 거였는데 그냥 그 절대적인 숫자가 너무 크게 다가와서 돌았었던거 같음.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를 돌게 만든건 수년을 묵혀둔 반려주식이었음. 나는 그동안 언젠가는 오르겠지... 혹은 오르지 않더라도 적어도 저기서 60%는 내돈이다. 라고 생각하며 버텨 왔는데 그 코스피 6천시대까지도 전혀 오르지 않았던 잊혀진 주식이 무려 -10% 가 되어있는거임. 여기서 나는 완전히 공포에 빠져버렸음. 내가 저 돈조차도 못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나는 대체 오늘 하루에 몇년치 소득을 잃은거야? 내일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나? 이때부터 완전히 정신이 나감.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이 반려주식은 패닉셀도 못할 정도로 매수가 없었고 목-금 에 걸쳐서 '조금' 상승해서 -50% 정도 선까지는 돌아왔어. 그리고 나는 이 주식을 대부분 팔고 패닉셀한 손실을 포함 해서 1억 이상의 손실을 확정지었어. -30% 에도 안팔던 주식을 결국 반값에 팔게 된 상황이지. 정말 바보같지 않아? 그런데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깨달은건 내가 이 반려주식이 언젠가 오를것이라는 희망보다 비록 반타작이 났어도 나머지 반은 내 돈이라는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었다는걸 분명하게 알게 되었어. 그 믿음이 깨지니까 정말 완전한 패닉에 빠져버린 거지. 그래서 단순히 너무 올라서 조정당한 상황이 아니라 지금같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 이슈가 있는 상황에서는 정신병 생길 것 같아서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겠더라고... 실제로 내가 이렇게 장문의 글을 쓸 정신머리가 있는 것도 일단 현금이 내 손에 돌아와 있어서 가능한거야. 

이틀 동안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면서 밤에 잠도 못자고 스스로의 어리석음에 울고 화내고 하면서 지냈어. 대단한 돈 벌려고 한것도 아니면서 왜 주식을 해서 자꾸 재산을 까먹고 있는거지?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으면 풍족하게 살 수 있는데? 어제까지는 정말 주식은 나랑 안맞는가보다 하고 인생의 가장 큰 실패로 인정하고 완전히 떠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지금은 지난 날을 반면교사(주식을 잊고 있던 기간에 차라리 그냥 꾸준히 했으면 낫지 않았을까 싶은) 삼아서 남은 금액중에 5천만원 정도로 꾸준히 투자를 이어나갈지 고민 중이야. 다시 투자하기로 결정해도 일단 이번달은 멘탈 회복도 할 겸 관망할거임.


지금까지 느낀 것 정리
1.욕심이 없는건 좋은데 손실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 없다.
2.종목에 따라선 물타기가 아니라 과감한 손절을 해야한다.
3.나는 시드에 걸맞는 대범함이 없었다. 예를 들어 1억넣고 50만원 벌면 좋아하고 -10% 되면 천만원이라는 금액에 스트레스 받는 타입
4.매매 보수적으로 잘 하다가도 단 한번의 실수, 혹은 패닉으로 나락간다.
5.분위기를 따라 종목을 매수하지 말자
6.주식은 꾸준히 하지 않으면 감을 잃어버린다. 코시국때 멘탈이었으면 패닉셀을 했을까? 싶기도 함
7.항상 혼자서 매매를 해왔는데 동지들이 있다는건 위기일수록 중요하다. 실질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주방에 자주 오자
8.주식을 방치하지말자 내 자산에 대한 직무유기다.

9.시드가 많으면 거래량 활발한 종목을 사야한다. 나는 1만주 들고 있는데 거래는 3분에 10주 체결 이런식이면 손절도 못함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이자 나처럼 이번 사태에서 손실을 봤거나 유사한 경험으로 인해 허무함과 슬픔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여기 더 한 바보도 있다고 알리고 함께 용기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야.

내 시드가 커서 오해할수도 있는데 나에게도 1억은 정말 수년동안 모아야 하는 큰돈이야... 단지 당장 쓸 곳은 없어서 예수금으로 굴릴 수 있었을 뿐. 다들 자책하지 말고 큰 돈 잃었어도 앞으로를 생각하며 살아가 보자. 주식을 계속 하던 안하던 앞으로 살 날이 더 많고 인생 전체로 봐선 지금 느끼는 것 만큼은 큰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걸 기억해.

그리고 지난 내 글에서 조언&위로 해준 무명의 더쿠들 정말 고마워. 저 글 쓸때는 정말 혼이 나간 상태였는데 정신 차리는데 큰 힘이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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