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증권사 '홍콩 ELS' 전면조사
내년 상반기 8.4조 만기
국민은행, 총 4.7조로 가장 많아
원금손실 가능 상품 대거 판매탓
H지수 30% 뛰어야만 손실 안봐
"가입전 충분히 안내했나 따질 것"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통상 3년) 때까지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 상품이다. 하지만 미리 정한 수준보다 가격이 내려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H지수 ELS의 계약 시점은 2021년 상반기다. 당시 H지수는 최고 12,000선을 찍었는데 현재 6000 초반에 머물러 있다. 지수 반등 없이는 대규모 원금 손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ELS는 ‘녹인형’과 ‘노(No) 녹인형’으로 나뉜다. 녹인형은 기초자산 지수가 일정 수준(통상 50%) 이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품이다. 노녹인형은 기초자산 지수가 얼마나 내려가는지 상관없이 만기 때 지수가 가입 시 지수의 65%보다 높으면 약정된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다. 녹인에 비해선 안전한 상품으로 평가되지만 H지수가 반토막난 만큼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H지수 ELS 원금 손실 규모는 가입 상품과 만기 지수에 따라 달라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현재 H지수가 유지되면 40~50%의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H지수 ELS 상품에서는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181억원의 만기 금액 중 83억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손실률이 45.9%에 달한다. 5대 은행의 내년 상반기 만기액(8조4100억원)의 손실률을 이만큼 잡으면 3조86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민은행에서만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 중 4조원 이상이 손실 발생 구간(녹인)에 진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