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소재 총괄하는 첨단소재사업본부에 신설
LG화학(051910)이 사내 분리막 개발팀을 신설하고 6년만에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시장에 다시 진출한다. 과거 LG화학은 분리막 사업을 했었으나 외부 조달이 낫다는 판단하에 2015년 생산 시설을 일본 기업에 매각했다. LG(003550)그룹은 LG전자(066570)의 분리막 사업 부문을 LG화학에 이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그룹의 배터리 소재 사업을 LG화학에 몰아주는 수직 계열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신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첨단소재사업본부에 분리막 개발팀을 신설한다. 첨단소재사업본부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개발팀은 LG에너지솔루션의 주력 제품인 리튬이온(Li-ion) 배터리의 분리막(LiBs)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은 양극재와 음극재의 접촉을 막아 발열과 화재 등을 예방한다. LG화학은 개발팀 신설을 위해 국내외에서 연구개발(R&D) 인력도 채용하고 있다.
LG화학은 LiBs 중에서도 티어1(Tier1) 습식 분리막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티어1은 테슬라와 폭스바겐, 르노닛산, 포드, 현대차(005380) 등 주요 완성차 업체에 공급되는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분리막 생산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러지가 시장의 26%(세계 1위)를 점유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 아사히카세이, 도레이그룹 등 고품질 분리막을 생산하는 소수 기업만 진입한 시장이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도레이그룹과 분리막 제조 합작사를 설립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LG화학이 분리막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배터리 핵심 소재의 수직 계열화를 위한 것이다. LG화학은 한국과 중국에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와 양극재를 생산하는 라인을 갖췄다. 분리막 사업에 진출하면 전해액을 제외한 배터리 핵심 소재 모두를 생산해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LG그룹은 배터리 소재 수직 계열화 전략의 일환으로 LG전자의 배터리 분리막 생산 라인을 LG화학에 이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LG전자의 분리막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LG전자가 일본 도레이와 중국 상해은첩 등으로부터 분리막 필름을 공급받아 코팅해 공급한다.
과거 LG화학은 분리막을 직접 생산하고 관련 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외부에서 부품을 납품받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오창공장의 관련 설비를 2015년 도레이그룹에 매각했다. 이때 도레이그룹이 분리막 필름을 납품하고 LG화학의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LG전자가 분리막을 코팅해 LG에너지솔루션에 납품하는 현재 방식이 마련됐다. 이후 배터리연구소에서 분리막 개발팀을 운영했으나 지난해 9월 배터리 부문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물적분할하면서 연구소도 함께 분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2차 전지 시장이 그리 크지 않았고 중국의 저가 제품들도 쏟아지던 때”라며 “LG화학도 돈이 안되는 사업을 대대적으로 정리하던 시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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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기차 배터리 전문 애널리스트는 “LG화학이 최근 여러 사업부에 흩어져 있던 배터리 소재 관련 사업팀을 첨단소재사업부문으로 통합하고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며 “분리막 시장에 재진출하는 것은 배터리 소재 내재화율을 높이는 것으로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자체 생산에 나서는 것보다 오랜 시간 거래해온 도레이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https://news.v.daum.net/v/202107081332388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