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째 가동이 중단된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공장이 최장 한 달 이상 ‘셧다운’ 될 위기에 놓였다. 한파와 폭설로 인한 전력 부족 사태가 지속하고 있는 데다 물까지 부족해서다.
26일 삼성전자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지난 16일 오후 3시(현지시간)부터 현재까지 가동이 멈춘 상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다음 달 24일까지 가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가정 아래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이 정상화하는 데까지 최악의 경우 36일 걸린다는 얘기다. 오스틴시 측은 당초 삼성전자 등에 사흘간 전력 공급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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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300명 파견돼 조기 복구 지원
하지만 현재까지 전력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현지 하천이 얼어붙으면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용수도 부족한 상황이다.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의 부스러기나 각종 화학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순수한 형태의 물이 대량으로 필요하다. 당장 전력이 복구돼도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공장을 가동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일단 삼성전자는 ‘예고된 정전’이라 이에 대해 대비를 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셧다운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비상 발전기를 가동해 환경·안전장비, 데이터센터 등 기본시설만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삼성전자 60여 명, 협력업체 240여 명 등 300여 명의 엔지니어가 파견돼 셧다운 기간에 시설 유지 및 향후 조기 복구를 지원할 예정이다.
오스틴 공장의 지난해 매출은 3조9131억원이었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하루 107억원꼴이다. 삼성의 예상대로 36일간 가동이 멈출 경우 4000억원 가까운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오스틴 공장이 파운드리(위탁생산)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오스틴 공장은 3000여 명의 근무하는 122만1000㎡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이다. 고객사가 주문한 설계대로, 주문받은 물량만큼 약속한 기간 안에 납품해야 한다. 업계에선 오스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품은 퀄컴과 엔비디아·브로드컴·미디어텍 같은 미국 업체일 것으로 본다. 이들 업체와 계약한 기간 안에 주문받은 물량을 납품하지 못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업체마다 주문한 제품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공장에서 대신 만들 수도 없다”며 “천재지변으로 인해 벌어진 상황이라 양해를 구하고 있지만,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https://news.v.daum.net/v/20210226091745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