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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요한 판결을 앞두고 설 연휴라고 어디 갈 수 있겠습니까."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세기의 배터리 재판 최종 결론을 약 하루 앞두고 한 관계자의 말이다. 3년차 접어든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의 결론이 어떻게 내려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11일 새벽에야 배터리 소송 최종 결론 나올 듯…설 연휴 불구 양사 '초긴장'
10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숨죽인 채 설 연휴를 맞이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을 하루 앞두고서다.
미 현지시간으로 10일,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후 혹은 늦어도 11일 새벽에는 판결을 받아들 수 있을 전망이다. 11일 새벽 4~6시가 유력한 시간대로 예상돼 양사 경영진 모두 뜬눈으로 밤을 지샐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해 10월로 예상됐던 ITC 판결은 그동안 세 차례나 미뤄져 해를 넘기게 됐다.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제기한 이 소송을 시작으로 양사는 전선을 확장해 현재 특허 소송 등 10여 개 소송을 국내외에서 진행중이다. 이번 영업비밀 침해 소송 결과는 이 모든 소송전의 시작이라 할 수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10월26일 ITC가 판결일을 두 번째로 미뤘을 당시 양사 주요 관계자 모두 새벽까지 뜬 눈으로 결과를 기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ITC의 판결 연기 결정은 한국시간 27일 새벽 4시쯤 발표됐다. ITC가 구체적 연기의 이유를 밝히지 않은 탓에 코로나19(COVID-19) 재확산으로 인한 판결 연기, 사안의 중대성 고려 등 여러 추측들이 나왔었다.
지난 1월 말 정세균 국무총리가 공개석상에서 양사가 ITC 판결 전 대승적으로 합의하길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지만 10일 오전까지도 양사에서는 극적 합의에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의 의견들을 종합하면 합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것은 결국 사안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증명여부'와 그에 따른 '합의금' 규모였던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 조원, SK이노베이션은 수 천억원 수준의 합의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뚜렷한 승·패 아닌 중간지대 결론 가능성도…합의 없인 양사 비용 증대 '불가피'
ITC에서 나올 수 있는 결론의 가능성은 크게 세 가지다. 또한 최종 판결 이후에도 양사 합의의 길은 열려 있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2월 받아든 '예비판정 승소'가 최종 결정에서 그대로 인용돼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받고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배터리 및 관련 부품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지는 것이다.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타격이 크다. 또한 이 판결을 근거로 미 델라웨어 연방법원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SK이노베이션은 불리한 결과를 받아들 수 있다.
ITC에서 영업비밀 침해는 인정되지만 이 판결 이후 60일 이내 미 대통령이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거부권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공익 저해 여부를 판단해 내려지는 조치다.
이렇듯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되지만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의 사업에 숨통을 트일 수 있는 조치는 또 있다. 예를 들어 ITC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배터리셀에 대해서만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고 배터리 소재 등에 대해서는 조치를 내리지 않아 사실상 미국에서 배터리를 조립해 만들어 팔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단 실제 ITC가 어떤 중간영역의 조치를 내릴지는 현재로서 그 누구도 판단키 어렵다.
SK이노베이션에 유리한 결론도 가능하다. 예비판결에 대한 수정(Remand·리맨드) 판결로 ITC가 지정한 사실관계를 다시 조사하라는 결정이다. 전쟁이 원점으로 돌아갈 뿐 아니라 '영업비밀 침해' 프레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다만 새로운 법적 공방전이 6개월 가량 더 소요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양사의 소송비용은 눈덩이처럼 늘어난다. 양사는 이미 소송전에 4000억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추산된다.
무엇보다 합의 없이 '끝까지' 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한국 배터리업계 기회손실일 수 밖에 없단 의견들도 나온다. 최대한의 공급 안정성을 원하는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공급사의 소송 이슈는 피하고 싶은 문제란 이유에서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1996~2019년 사이 ITC가 예비판결에서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한 판결의 경우는 모두 최종결정에도 그대로 유지됐었단 점을 들어 패소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2010년 이후 ITC에서 완료된 약 600건의 소송 중 대통령이 ITC 최종판결에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도 한 차례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http://naver.me/57wB9hHP
"이 중요한 판결을 앞두고 설 연휴라고 어디 갈 수 있겠습니까."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세기의 배터리 재판 최종 결론을 약 하루 앞두고 한 관계자의 말이다. 3년차 접어든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의 결론이 어떻게 내려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11일 새벽에야 배터리 소송 최종 결론 나올 듯…설 연휴 불구 양사 '초긴장'
10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숨죽인 채 설 연휴를 맞이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을 하루 앞두고서다.
미 현지시간으로 10일,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후 혹은 늦어도 11일 새벽에는 판결을 받아들 수 있을 전망이다. 11일 새벽 4~6시가 유력한 시간대로 예상돼 양사 경영진 모두 뜬눈으로 밤을 지샐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해 10월로 예상됐던 ITC 판결은 그동안 세 차례나 미뤄져 해를 넘기게 됐다.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제기한 이 소송을 시작으로 양사는 전선을 확장해 현재 특허 소송 등 10여 개 소송을 국내외에서 진행중이다. 이번 영업비밀 침해 소송 결과는 이 모든 소송전의 시작이라 할 수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10월26일 ITC가 판결일을 두 번째로 미뤘을 당시 양사 주요 관계자 모두 새벽까지 뜬 눈으로 결과를 기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ITC의 판결 연기 결정은 한국시간 27일 새벽 4시쯤 발표됐다. ITC가 구체적 연기의 이유를 밝히지 않은 탓에 코로나19(COVID-19) 재확산으로 인한 판결 연기, 사안의 중대성 고려 등 여러 추측들이 나왔었다.
지난 1월 말 정세균 국무총리가 공개석상에서 양사가 ITC 판결 전 대승적으로 합의하길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지만 10일 오전까지도 양사에서는 극적 합의에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의 의견들을 종합하면 합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것은 결국 사안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증명여부'와 그에 따른 '합의금' 규모였던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 조원, SK이노베이션은 수 천억원 수준의 합의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뚜렷한 승·패 아닌 중간지대 결론 가능성도…합의 없인 양사 비용 증대 '불가피'
ITC에서 나올 수 있는 결론의 가능성은 크게 세 가지다. 또한 최종 판결 이후에도 양사 합의의 길은 열려 있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2월 받아든 '예비판정 승소'가 최종 결정에서 그대로 인용돼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받고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배터리 및 관련 부품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지는 것이다.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타격이 크다. 또한 이 판결을 근거로 미 델라웨어 연방법원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SK이노베이션은 불리한 결과를 받아들 수 있다.
ITC에서 영업비밀 침해는 인정되지만 이 판결 이후 60일 이내 미 대통령이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거부권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공익 저해 여부를 판단해 내려지는 조치다.
이렇듯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되지만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의 사업에 숨통을 트일 수 있는 조치는 또 있다. 예를 들어 ITC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배터리셀에 대해서만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고 배터리 소재 등에 대해서는 조치를 내리지 않아 사실상 미국에서 배터리를 조립해 만들어 팔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단 실제 ITC가 어떤 중간영역의 조치를 내릴지는 현재로서 그 누구도 판단키 어렵다.
SK이노베이션에 유리한 결론도 가능하다. 예비판결에 대한 수정(Remand·리맨드) 판결로 ITC가 지정한 사실관계를 다시 조사하라는 결정이다. 전쟁이 원점으로 돌아갈 뿐 아니라 '영업비밀 침해' 프레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다만 새로운 법적 공방전이 6개월 가량 더 소요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양사의 소송비용은 눈덩이처럼 늘어난다. 양사는 이미 소송전에 4000억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추산된다.
무엇보다 합의 없이 '끝까지' 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한국 배터리업계 기회손실일 수 밖에 없단 의견들도 나온다. 최대한의 공급 안정성을 원하는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공급사의 소송 이슈는 피하고 싶은 문제란 이유에서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1996~2019년 사이 ITC가 예비판결에서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한 판결의 경우는 모두 최종결정에도 그대로 유지됐었단 점을 들어 패소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2010년 이후 ITC에서 완료된 약 600건의 소송 중 대통령이 ITC 최종판결에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도 한 차례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http://naver.me/57wB9h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