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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메인스토리 Season 0] 31~40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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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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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스토리 Season 0] 31~40 번역
(※ 의,오역 있음)

31

홧술이라고 말한 것은 와타베상이었다.
‘오늘은 알콜로 건배에 참여하겠다’를 말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2시간 뒤.

와타베 - ...이런
하루 – 아하하하! 잠깐만요 와타베상.... 저, 젓가락.... 젓가락 몇 개 떨어뜨린거예요?
이츠키 – 나츠메... 너무 심하게 웃는데
슌 – 젓가락이 굴러도 웃음이 나는 나이라고들하죠.
세키 - ....하아..... 이마오지, 미안한데 와타베한테 물 좀
슌 – 네. 알겠습니다.
와타베 – 아니이, 이거 말야. 젓가락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있잖아 유이군.... 어라. 유이군 잠들었어?
이츠키 – 앗! 조용하다고 생각했더니.... 코타로, 일어나.
유이 - .......
하루 – 아하하하하! 자고 있는데 엄청나게 바른 자세.... 지, 지장... 지장보살 같아....
와타베 – 하하하. 하-, 뭐 어찌됐든 조금은 기운을 차린 것 같아서 다행이네
하루 – 네?
와타베 – 문을 연 순간 나츠메군이 이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는걸~
하루 – 아.... 그게 무슨 소리인가요. 그런 얼굴 한 적 없어요.
와타베 – 아니, 하고 있었어. 세키도 말했어.
세키 – 말한 적 없어....
이츠키 – 뭐, 그래도.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긴했죠. 요즘 들어 계속.
하루 – 어
슌 - ....
세키 - ....조금, 기운이 없어보인다고 생각했어
하루 - (...뭐야 이 분위기)

알콜로 달아오른 분위기가 급격히 식어갔다.

하루 – 하하... 기운이 없어보인다니. 애초에 원래부터 그렇게 있지 않았는걸요. 사람에게는 기분의 차이라는게 있잖아요.
와타베 – 뭐, 그건 그렇지.
하루 – 맞아요. 저는 다른 분들과 다르게 평범한 사람이니까요. 평범하게 실수도 하고 반성이나 후회도 하고
세키 - ....나츠메
이츠키&슌 - ....
와타베 – 하하, 의외네. 나츠메군은 자신을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런 말 했다가는 세상 속 평범한 사람들이 단체로 들고 일어날 것 같은데
하루 – 뭐, 완전히 평범한 사람보다는 어느 정도 요령이 좋다고는 생각하지만요.
이츠키 – 그거 본인 입으로 말 하는건가
하루 – 그래도 와타베상 같은 완전무결한 사람에 비하면 평범한 사람이죠..
와타베 – 완전무결이라니 말도 안 돼. 나도 자주 실수를 한다고. 방금 전 놓아둔걸 잃어버려서 방 안을 찾아다니기도 하고 지루한 회의가 길어지면 졸기도 해.
세키 – 그건 하면 안 되는 일이잖아.
와타베 – 그런 작은 실패뿐만이 아니라- 아직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후회로 내장이 비틀릴 것만같은 커다란 실패 역시 한 적이 있어.
하루 - ...네?
와타베 – 그런게 있어. 사람이니까. 다들 있을거야. 뭐 그건 알겠는데 실패했을 때 ‘이 정도로 실패하는건 이 세상에서 나뿐이다’고 생각하는게 인간의 안좋은 점이지.
세키 - ......

와타베상이 웃으며 말한 것들은 역시 가벼운 농담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츠키상도, 슌상도, 나도.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와타베상이 꺼낸 ‘실패’의 이야기를....
세키상이 뭐라 할 수 없는 진지한 얼굴로 듣고 있었으니까.

와타베 - ....처음부터 완벽한 녀석은 없다고 염불을 외며 기를 쓰고 있지만 어느 날, 새삼스러운 것을 깨달아버렸어.
하루 – 새삼스러운 것....?
와타베 – 사람은 얼마나 성장하든 완벽해질 수 없다는걸 말야.
이츠키&슌 - .....
와타베 – 미완성인 부분을 점점 보기 좋게 감추는 지혜가 생기니까 제대로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뿐. 아무리 완벽초인으로 보인다해도 사실은 다들 꽤나 꼴사나운 면이 있거나 용서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그러니까 뭐, 안 되는건 안 된다고 좀 더 자신에게 너그러워져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을 뿐이야.
세키 - ......
하루 - ....그렇군요. 옛날의 와타베상은 지금의 모습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성실한 사람이었다는 소문, 절대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심경의 변화가 있으셨나보네요.
와타베 – 누가 지금은 여유 넘치는 외교관이라고 해?
하루 – 아하하. 그런 말 안했어요.(...다들 완벽한건 아니다라)

사람으로서의 완성도를 퍼센테이지로 표기하면 ‘100’의 인간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세상은 0이나 100이 아니다.

1부터 99까지의 사이에 명확한 ‘차’와 ‘서열’이 존재한다.

하루 - (뭐, 와타베상과 나의 생각의 차이일뿐이니. 이런걸로 하나하나 따지고 들 마음은 없지만)

그런데-
얼음으로 빛이 엷어진 칵테일을 천천히 흔들며 이어나가는 와타베상의 이야기는 예상 외의 방향으로 굴러갔다.

와타베 - ...하지만 완벽해질 수 없다며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경우는 없지
하루 - ....네?
와타베 – 자신에 대해 허용할 수 없는 부분을 계속 마주하면 지치게 되니까 그런건 평소에는 제일 높은 곳에 올려두고 닿지 않도록 해버리면 된다고 생각해. 그러는 와중에 올려둔 숨겨둔 부분도 합쳐서 ‘멋지다’는 말을 해주는 사람과 만나기도 하니까. 괜찮아.
하루 - .....
와타베 – 이거. 옛날에 세키한테 들은 말이야. 멋져서 넘어갈 것 같지
이츠키 – 세키상.....
세키 – 아니. 한 적 없으니까
하루 – 와타베상?
와타베 – 나한테 텔레파시로 들렸어.
세키 – 어디서 수신 받은건데. 정말이지.... 말할거면 제대로 끝까지 말하면 되잖아. 중요한 부분에서 얼버무리다니
와타베 – 하하. 미안. 못 들었어, 뭐라고?
세키 - ...아무 것도 아니야.
와타베 – 그래? 뭐- 어찌됐든 그 만남을 실감할 때까지는 완강히 버틸 수 밖에 없겠지. 가끔씩은 이렇게 지나치게 먹거나 마시기도 하면서 말야.
하루 - .....

그 한 마디에 어렴풋이 깨달았다.
이건 술김에 내뱉는 말이 아니라 처음부터 와타베상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거다.
그게 표면적으로는 ‘최근 기운이 없는 나에게 하는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역산해서.

하루 - (...정말 이 사람은 대체 뭘까. 이걸로 자신은 완벽하지 않다던가 말하는건 완전 비꼬는거잖아)

슌 - ....아, 세키상. 술이 없네요. 점원을 부를까요. 나츠메군은 어때요?
하루 - ....그럼, 사양 않고 마시겠습니다. 오늘은 와타베상이 한 턱 쏘시는 것 같으니까요.
와타베 – 이런...
하루 – 가끔씩은 마시고 싶을만큼 마셔도 되는거죠?
와타베 – 아
슌 – 그렇군요. 그렇게 되네요.
이츠키 – 잘 먹겠습니다.
유이 – 갑자기 눈이 떠졌네요.
와타베 – 너희들 팀워크가 너무 좋은거 아니야?
세키 – 미안 와타베.
와타베 – 잠깐, 세키까지 그 쪽이야?
세키 – 남자한테 두 말은 없다지
와타베 – 하하. 농담이야. 좋아, 그럼- 다들 내 홧술에 어울려줘야겠어.


32

하루 - ..............응...?(여긴 어디지...)

눈을 뜨니 모르는 방이였다.

하루 - (....아, 아직 술이 안 깼어. 눈이 핑핑 도네)

몸을 덮고 있는 것은 몹시도 폭신한 담요.
천천히 방을 둘러보니 바닥에 이불 애벌레 같은 덩어리가 있었다

하루 - ......?
? - ....으음.....

다시 한 번 멍하니 발 끝을 향해 시선을 두니 낮은 목소리에 맞춰 애벌레가 움직였다.

하루 - .....아( 끝에 살짝 삐져나온 저 분홍 머리.... 이거, 코타로상인가. 그럼 여기는 코타로상의 집인가...?) ....아

이츠키 – 오. 일어났나
하루 – 이츠키상도 있었군요...
이츠키 – 있는게 당연하잖아. 여긴 내 집이니까
하루 – 아. 어... 그렇군요. 코타로상의 집치고는 정리가 잘 되어있다고는 생각했어요.
이츠키 – 너말이야... 생각 안 나? 너랑 코타로 둘 다 뻗어서 엄청 힘들었는데
하루 – 어라... 와타베상은 살아 남으셨나보네요? 이상하네.... 물귀신으로 끌고 갈 생각이었는데
이츠키 – 그 사람이 스스로를 책임지지 못할 정도로 마실 리가 없잖아 중간부터는 거의 맨정신으로 마지막까지 너희들의 텐션에 맞춰준거야. 프로는 다르다고
하루 – 하하. 프로.... 뭐 그렇긴하네요.
이츠키 – 그리고 내일이라도 괜찮으니까 이마오지한테 전화 해 둬. 나 혼자서는 너희 둘을 감당할 수 없어서 여기까지 같이 와 줬으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어서 결국 막차 놓치고 택시 타고 돌아갔다고.
하루 – 어, 요코하마까지요? 자고 가는게 나았을텐데요.
이츠키 – 남을 속 좁다는 듯이 말하지 마. 베개가 바뀌면 잠을 못 잔다고 돌아간거야. 그것보다 나한테 할 말 없어?
하루 – 아, 죄송해요. 폐를 끼쳤네요 감사합니다. 일단 이 물 마셔도 될까요?
이츠키 – 하아... 그래. 너히들 몫으로 사온거니까.
하루 – 아하하. 그럴거라 생각했어요.
이츠키 – 너는 정말이지...

이러니저러니해도 역시 과에서 가장 남을 잘 보살피는 이츠키상이라고 생각하며 아직 시원한 기가 남아있는 페트병을 입가에 댔다.

하루 - ....하아.... 오랜만에 취했네.
이츠키 – 너무 취했어
하루 – 화내시는거예요?
이츠키 - ....별로. 코타로 쪽이 더 심했으니까
하루 – 하하. 코타로상이 있어서 다행이네요.
이츠키 – 하지만 세키상은 도를 지나쳐 이렇게 마실 정도면 평소에 스트레스가 꽤나 쌓여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고 조금 복잡한 표정을 지으셨지.
하루 - ...세키상은 너무 상냥하신거 아닌가요?
이츠키 – 그건 내가 말했어. 나츠메는 그럭저럭 유들한 성격이니 뭐든 스트레스가 될 정도로 쌓아 둘 타입이 아니라고 말야
하루 – 너무하시네요.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요. ....그것보다 저는 그렇게 그랬나요.
이츠키 – 그랬다니 뭐가.
하루 – 세키상도 그렇지만 와타베상도 신경을 써서.... 신중하게 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주변이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귀찮은 신입처럼 보였나해서요.
이츠키 - ....와타베상의 말을 너는 본인을 향한 걱정이라고 생각하나?
하루 – 어떻게 봐도 그렇지 않나요?
이츠키 - ....아직 무르구나.
하루 – 무르다니 무슨 뜻인가요.
이츠키 – 그건 너만을 향한 이야기가 아니야. 좀 더 깊어. 와타베상 본인에게도 연관이 되어있고 추측이지만 세키상한테도 향하는 이야기일지도 몰라
하루 - ...그런
이츠키 – 적어도. ‘누구도 완벽한 인간이 될 수 없다’는건 나에게도 확실히 향해있는 말이다.
하루 – 이츠키상한테...?
이츠키 - ...너에게는 말 한 적이 없지만 내가 오랜기간 쫓고 있는 실패약의 안건.
하루 - ....네
이츠키 – 그 약의 개발에 가장 많은 출자를 한 기업이 어디일까
하루 – 어.....
이츠키 - ....아오야마 상사다.
하루 - !


33

하루 - ....개발에 관여했다는 뜻인가요?
이츠키 – 아니. 어디까지나 출자만 했지. 하지만 우리가 출자를 하지 않았다면 그 개발은 중단되었을거고 실패약은 생기지 않았을거야.
하루 - (....그건 5년 전의 사건이니까 당시의 이츠키상은 학생이지? 어째서 그렇게...)
이츠키 – 더 이상 그 약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도 매일, 그렇게 생각해.
하루 - .....

-

유이 – 집념이라면 이츠키 쪽이 더하다고 생각하는데
하루 – 이츠키상?
유이 - 한 번 퍼진 약물을 '전부 회수한다'라니 제정신으로 할 짓이 아니야.

-

이츠키 – 하지만 그렇게 생각할수록 초조해져서 멀리 돌아가거나 헛걸음을 할 때마다 ‘좀 더 잘 할 수 있었다’고 후회하는 것을 와타베상은 알고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그건 그런거다.
하루 - ....저. 혹시 이츠키상이 마토리가 된 것은
이츠키 – 그래. 그게 이유였어.
하루 - .....

계속 이상하게 여겼었다.
아오야마가의 장남, 아오야마 상사의 후계자가 어째서 마토리가 되었는가.

하루 - (이 사람은... 선택한거구나)

책임에 대해 질문을 받은 것도, 책임을 지라고 누군가한테 명령받은 것도 아닌 ‘그렇게 하겠다’고 스스로가 결정했다.

하루 - (....아아. 뭔가 우습네. 누군가를 향했다거나 그런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었어.) ....대단하네요.
이츠키 – 무엇하나 대단할 것은 없어. 다만, 내 고집을 이뤄냈을 뿐이다. 가족에게도 폐를 끼쳤으니 누군가한테 칭찬받을 일은 아니야. 그렇기에 더는 후회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하루 – 하하. 역시, 대단해요. ...저에게는 그런게 없으니까요.
이츠키 – 그런게 뭐지?
하루 – 집념이라던가 신념이라던가. 부르는 방식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요. ‘마토리로서 포기 할 수 없는 것’이 저한테는 없어요.
이츠키 - .....
하루 – 그래서요. 계속 혼자 둥실둥실 뭐랄까.... 최근에는 현장에 나갔을 때 깨달았다고 해야할까. 특히 코타로상을 보고 있자면... 아하하. 이 사람, 대체 뭔가요? 평소에는 그렇게나 엉망진창이면서 마토리로 있을 때면... 정말 제대로 된 마토리잖아요.
이츠키 - .....
하루 - (.....아, 최악이다. 나 지금 제일 싫은 주정을 부리고 있어)

알고있으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어차피 멈출 수 없다는 생각에 다시 입을 열었다.

하루 - ....전의 안건으로 확실히 후회했어요. 별 생각 없이 골라도 될 일이 아니구나 하고요. 그럭저럭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건 착각이었다고. 비참해서 전부 싫어져버렸죠.
이츠키 - .....
하루 - .....하하. 취해가지고는 헛소리나 하고. 웃으셔도 돼요.
이츠키 – 어째서지. ....네가 이제야 생각하는 것을 제대로 말해주는데
하루 - .....
이츠키 – 웃지 않을테니까 너도 얼버무리지 말고 제대로 말해. 별 생각 없이 골라서 이 정도로 했다는 것은 그건 그것대로 대단한거잖아. 이런 힘든 일을 말야.
하루 - .....
이츠키 - ...거기에 ‘별 생각 없이’라는 것도 ‘뭔가’가 있어서 골랐을테지
하루 - ...아니 정말 아무 것도 없었는데요.
이츠키 – 있어. 네가 의식하지 못했던가, 인정하지 않았던가, 말할 생각이 없던가 그 셋 중 하나겠지
하루 - ...그만하세요.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확정해버리면 뭔가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될테니까요.
이츠키 – 뭐야 너는 취하면 솔직해지는 타입인가?
하루 – 평소에는 비뚤어져 있어서 죄송하게 됐네요.
이츠키 – 하하. 뭐, 그래서 나는 나츠메에게 ‘아무 것도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별로 없어도 괜찮은거 아닌가. 지켜야만하는 것 같은거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
하루 - ....정곡을 찌르시네요.
이츠키 – 사실이잖아.
하루 – 넓게 보면 적지만 그 과에는 ‘가지고 있는 사람’뿐이라는 것도 사실이죠.
이츠키 - .....
하루 - (...난 대체 뭐에 대해 열을 내는거지. 평소처럼 ‘그렇네요’라고 흘려보내면 끝일텐데)
이츠키 - ...나츠메는 분한건가?
하루 - ...네?
이츠키 – 본인만이 ‘포기 할 수 없는 것’이 없는게 분하냐고 묻는거다.
하루 - (...뭐야 그게...)


34

하루 - ...혹시 저랑 싸우고 싶으신건가요?
이츠키 – 질문하고 있을 뿐이다. 분하지 않다면 그렇다고 답하면 되잖아.
하루 – 분하다던가 그렇지 않다던가 그런게 아니라
이츠키 – 그럼 어떤거지. 혼자 무리에서 벗어난 것 같아서 싫다던가?
하루 – 아니라니까요.
이츠키 – 뭐가 아닌데
하루 - ....저는 그저 저만이 있을 곳을 잘못 찾았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뿐이예요.
이츠키 – 있을 곳이 잘못되어서 그 다음에 뭔데
하루 - ....어째서 그런걸 묻는거죠....?
이츠키 – 중요한거라 생각하니까
하루 - .....

쫓고 쫓기는 듯한 대화는 아니다.
하지만 흔들림 하나 없이 직선으로 나에게 꽂히는 이츠키상의 이 질문에서 어차피 도망칠 수 없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하루 - ........그러네요.

본이만이 가지고 있지 않아 분하다.
무리에서 벗어난 것 같아서 싫다.
비참해서 머리가 어지럽다.

하루 – 분하고 싫고.... 그것 뿐만이 아니라
이츠키 - ...뭐지?
하루 – 저는 그런 자신이 무척이나...... 부끄러워요.
이츠키 - .....

말을 꺼낸 순간 눈 안쪽이 뜨거워지면서 이 이상 창피해지는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츠키상은 그 후 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츠키 - .....후
하루 - ....방금 전 웃지 않겠다고 하셨죠? 웃은 이유에 따라 앞으로의 태도를 다시 생각해볼건데요.
이츠키 – 미안. 하지만 너.... 원래부터 낮지는 않다고 생각했지만 상상이상으로 자존심이 강하구나.
하루 - ....! 뭔가요.... 싸움을 거는거라면 받아들이죠. 이길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이츠키 – 그 자존심은 다른가?
하루 – 네?
이츠키 - ‘포기 할 수 없는 것’
하루 - ....아
이츠키 – 네가 변화없는 얼굴로 그렇게까지나 완고하게 지키려고 했던 것이 간단히 ‘포기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하루 - ....뭔가요 그게. 그런게 아니잖아요. 자존심 같은거.... 부끄럽지 않기 위한 단순한 의지일 뿐이잖아요.
이츠키 – 부르는 방식은 여러 가지잖아?
하루 - !
이츠키 – 뭐... 이쪽도 이것저것 하는 도중이니까 대단한 말을 할만한 입장은 아니지만 나는 일단 너의 선배니까. 대단한 것처럼 말해주지.
하루 - ....지금 와서 그게 무슨.
이츠키 – 계기가 뭐가 됐든 양보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다. 네가 마토리라는 것으로 도움을 받는 사람이 있다.
하루 - ...하하. 그런건
이츠키 – 있어.
하루 - .....그런거 정말. 괜찮....
이츠키 - ....분해도, 싫다고 생각이 들어도, 부끄러워도 네가 도망치지 않았으니까 해결된 것이 있어. 
하루 - .....
이츠키 – 너는 제대로 하나의 굳은 심지를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 그런거 보면 알 수 있어. 그러니까- 자신의 노력을 부정하지 마.
하루 - (....정말이지)

이츠키상은 알고 있을까.
자신의 말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이 ‘대단해보이는 말’이 나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이츠키 - ...는 반 년 전, 세키상한테서 들은 말이야.
하루 - .....하하, 뭐야. 어째 좋은 이야기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츠키 – 너 말야...
하루 – 하지만, 뭐. 저는 지금 이츠키상한테 들었으니까
이츠키 - ?
하루 - .....혹시 언젠가 저도 ‘후배에게 대단해보이는 말’을 할 기회가 생긴다면 이츠키상한테 받은거라고 할게요.
이츠키 - .....
하루 – 뭐, 그....... 사합니다
이츠키 - ....하하 뭐야? 못들었어. 다시 한 번 제대로 말해 봐.
하루 – 그럼, 이야기는 끝났으니까 욕실 좀 빌릴게요. 옷하고 수건 좀 빌려주세요.
이츠키 – 정말.... 가끔은 사양이라도 좀 해보는게 어때? 나오기 전까지 놔둘게
하루 – 아하하. 역시.... 감사합니다, 선배
이츠키 - ...됐으니까 빨리 가


35

이츠키 - .......

나츠메가 욕실로 향하는 것을 보고 작게 숨을 내쉬자

유이 - .....역시 사수는 이츠키 쪽이 더 어울리네
이츠키 - ! 코타로. 너, 일어나 있었.... 어디서부터 들었어?
유이 – 와타베상이 프로다라고 하는 부근이려나
이츠키 – 즉 거의 처음부터군. 자는척 한건가
유이 – 내가 입을 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판단했을 뿐이야. 나츠메는 이츠키니까 말한거잖아.
이츠키 - ......
유이 – 나는 나츠메의 사수기는 하지만 그 녀석에게 있어 별로 ‘좋은 선배’는 아니니까
이츠키 - ....솔직히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오늘 이야기를 들어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네.
유이 - .....?
이츠키 – 친해져서 이야기를 듣고 돌봐주는 것만이 할 일의 전부가 아니야. 나츠메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코타로를 제대로 보고 거기서 배우고 자라고 있어. 네가 이러니저러니해도 제대로 사수역을 해냈다는 것을 실감했으니 충분히 ‘좋은 선배’ 아닌가
유이 - ........ 어째서 지금, 이츠키가 그런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나를 다시 봤다는 걸로 요약해도 될까?
이츠키 – 뭐, 조금은
유이 – 그런가. 그럼..... 앞으로 나에 대해 신경을 조금만 덜 써 줘.
이츠키 – 뭐야 그게
유이 – 나이 한 살 차이가 이츠키 안에서 얼마나 크게 차지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래봬도 동기니까
이츠키 - ....뭐?
유이 – 이츠키가 ‘무관계가 아닌 이상, 책임은 있다’고 생각하는 범위가 필요이상으로 넓은 것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할 생각은 없지만 맡길 수 있는 일은 맡겨줬으면 좋겠어.
이츠키 - .....코타로
유이 – 애초에 그렇게 뭐든 끌어안고 있다가 언젠가 펑크라도 나면 곤란해. 우리 현장은 이츠키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으니까
이츠키 - ....그 때는 네가 돌아가게 만들면 돼.
유이 – 거절한다
이츠키 – 거절하지마
유이 – 단호하게 거절한다. 그러니까 필요 이상으로 무리하는건 그만 둬. 나와 돌고 돌아 약학의 미래를 위해서
이츠키 – 너는 정말 그걸 꺼내는걸로 뭐든 어떻게 될거라고 생각하지마. 정말이지......(.....같은 과에 배속된다고 들었을 때는 하필이면 고르고골라 이런 성가시고 엉망인 녀석과 함께라니 운도 지지리도 없다고 생각했는데)....그런 것도 아니었나보네
유이 – 뭐가?
이츠키 – 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36

최악의 술주정을 한 밤.
내가 토해낸 말을 이츠키상은 농담조로 타인에게 전하지 않았고 태도를 바꾸는 일도 없었다.
이츠키상이 그렇게 해줬기에 나도 당연히 전과 같은 태도를 취했다.

그렇게 또 다시 바쁜 일상이 흘러가고
정신을 차려보니 여름이 바로 코 앞까지 찾아왔다.

하루 - .....(...아)

와타베 - .....와의 일이니까. 다음 주 중이라도.... 어
이츠키 – 다녀왔습니다.
유이 – 하아.... 다녀왔습니다.
하루 – 어서오세요.
와타베 – 어서와~
세키 – 고생했어. 더운데 힘들었겠네
유이 – 그러네요.
이츠키 – 너는...
와타베 – 하하. 차가운 간식 있어.
유이 – 감사합니다. 지금 바로 잘먹겠습니다.
이츠키 – 먹지마. 보고가 먼저다.
유이 – 예정대로 문제 없이 완료했습니다. 약도 생각 이상의 양을 회수. 이츠키의 무모한 목표도 끝에 가까워졌다는거겠죠. 이상입니다. 보충설명은 이츠키한테
이츠키 – 앗. 너, 기다려. 하아... 죄송합니다.
세키 – 괜찮아. 요점만 뽑아낸 보고였으니까. ....생각보다 많은 양을 회수했다고?
이츠키 – 네, 오늘의 한 걸음은 컸습니다.
세키 - ...그래.
이츠키 – 세키상이 가져다 주신 정보가 큰 도움이 됐어요. 항상 감사합니다.
세키 – 아니. 성과가 있었던건 아오야마네가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임했기 때문이야. 앞으로도 힘내자.
이츠키 - ....네
와타베&유이 - ....
하루 - ...그럼 정시가 지났으므로 저는 가보겠습니다.
이츠키 – 그래... 근데 너 아직 있었던건가?
와타베 – 두 사람이 돌아오는 걸 기다리고 있었거든~
이츠키 – 어
유이 – 무슨 볼 일이라도?
세키 – 아니....
하루 – 와타베상, 멋대로 말하지 마세요. 슌상의 잠입처에서의 정기연락, 오늘은 정시 넘어서 온다고 전부터 말했었잖아요. 그걸 기다리면서 코타로상이 숨겨둔 서류를 정리했을 뿐이예요.
유이 – 역시나. 나츠메라면 해줄거라고 생각했어.
이츠키 - ....그래
유이 – 그런데 그 연락은 몇 시에 왔지?
하루 – 예정대로 제시간에 왔습니다. 그럼, 코타로상 여기요. 그대로 제출하거나 방치하지 말고 제대로 전부 확인하세요.
유이 – 알았어. ....응?
하루 – 그럼 가보겠습니다.
세키 – 맞다. ....나츠메. 가기 전에 전해줄게 있어.
하루 – 네?
세키 – 아, 괜찮아. 받기만 하면 되니까 거기에 있어도 돼. 와타베, 말하는 도중에 미안. 바로 올테니까.
와타베 – 알았어.

이츠키 - ....조금은 귀염성이 보인다 생각했는데 여전하네
와타베 – 아니. 꽤 보이는데. 사수로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유이 - ....아니요. 정리했다고 말했으면서 ‘이건 스스로 하세요’라는 포스트잇을 남용하는 후배한테 귀여움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어요.
와타베 – 하하. 역시 나츠메군이야.
유이 – 애초에 귀염성이 있는 나츠메는 나츠메가 아니잖아요?
와타베 – 그래. 그것도 일리가 있네
이츠키 – 백리 정도는 있는 것 같네요. 정말 귀엽지 않은 녀석이니까요.
와타베 – 하하. 그거 반대로 들리는건 내 기분 탓인가?
이츠키 – 기분 탓 아닌가요? 저도 간식 잘 먹겠습니다.
와타베 – 하하. 그래. 많이 먹어.

-

세키 – 이거
하루 – 편지인가요?
세키 – 그래. 어제 받았는데 줄만한 시간이 없어서
하루 - (코타로상하고 내 앞으로...)

봉투를 뒤집자-
거기에 적힌 보낸 사람의 이름에 나도 모르게 세키상을 쳐다보았다.

하루 – 이거....
세키 - ...응
하루 - (...야마구치상...)


37

세키 – 방금 전에 유이가 본인 것을 꺼내느라 봉투를 자르긴 했지만 나츠메 앞으로 온 것은 누구도 읽지 않았으니까
하루 - ....코타로상은 본인 것에는 뭐가 적혔는지 말하셨나요?
세키 – 감사와 사죄였다는 것 같아. 아마도 자신 쪽이 의리고 진심은 나츠메 쪽에 있을거라고도 말했고
하루 – 진심이라니
세키 – 나츠메에게 전하고 싶은게 있어서 쓴 편지 같다고
하루 - ....뭘까요. 불만만 아니었으면 좋겠는데요.
세키 – 그건 아닐거라 생각해
하루 – 하하. 농담이예요. 타인에게 불만이라던가 말할 사람은 아니었으니까요.
세키 – 아니, 그게 아니라 나츠메가 불만을 들을만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하루 - .....그렇게 말해주시는건 감사하지만 그렇게 칭찬을 받을 정도로 잘한 일도 없어요.
세키 – 그런가?
하루 – 네. .....마토리는 한 번 삐끗하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 아닌가요. 지금은 삐끗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거든요.
세키 - ....중요한 점이지.
하루 – 네?
세키 – 나도 마토리의 일에 대해서 ‘틀리지 않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하루 - .....
세키 – 다만 마토리의 일이 ‘틀리지 않는 것’이냐고 말한다면 조금 다른 것 같아.
하루 - (마토리의 일....)....약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고, 구하는 일이죠.
세키 – 물론 그건 그렇지만 그걸 위해서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해.
하루 - .....계속?
세키 – 약물에 휘말린 사람들의 인생이 거기서 끝났다고 여기지 않기 위해 멈추지 않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계속 할 수 밖에 없으니까
하루 - (지금 할 수 있는 것....)
세키 – 틀리지 않는 것은 중요하지만 전에 회식 때 와타베도 말했 듯이 각자가 개인으로 완성할 필요 없이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 줄 수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니까 지금의 과원 하나하나가 소중해서 필요불가역이라고 생각해. 예외는 없어
하루 - .....
세키 – 그러니까 나츠메가 수사기획과에 와줘서 다행이야.


38

하루 - ....정말이지... 다들 뭔가요. 제가 그렇게 그만두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나요?
세키 – 뭐?
하루 – 정기적으로 붙잡아두지 않으면 바로 없어져버릴 것 같나요?
세키 – 아니.... 그럴 생각으로 말한 건 아니지만, 그... 그렇게 들렸다면 미안
하루 – 아하하. 그렇게 허둥대지 않으셔도 돼요. 알고있어요. 감사합니다. ...진심으로요.
세키 - ....

‘필요불가역’
아직은 솔직히 받아들이는 것을 할 수 없지만.
그 말을 세키상이 가벼운 느낌으로 쓰지 않았다는 것은 알 수 있으니까.

하루 – 정시에 퇴근하고 싶지만 그만둘 예정은 없으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세키 – 그래. 나도 잘 부탁해
하루 - (...아).....

반짝이는 화면에 표시 된 이름을 보고 잠시 생각한 후 폰을 그대로 가방 안에 집어 넣었다.

세키 – 전화 안 받아도 되나?
하루 – 괜찮아요. 중요한 내용도 없는데 거는거라서요. 정말 뭔가 있다면 다시 걸겠죠. 저는 지금 이 사람과 할 이야기가 없어서요.
세키 - .....

지금은 아직
서랍 속 병의 내용물에 대한 것도, 그걸 놓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도 무엇 하나 해결하지 못했고 답도 찾지 못했다.
하지만-

하루 - ....지금 해야 할 일을 하고 싶으니까 휘둘릴 여유는 없네요.
세키 - ...그렇구나
하루 – 그런고로 이만 가보겠습니다.
세키 – 그래. 그럼 내일 보자
하루 - ....네. 내일 뵈요.


[나츠메 하루 님

-그 날 입에 담았던 ‘내가 이런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말로 마토리 여러분의 도움, 집까지 찾아와주셨던 나츠메상을 부정해버린 기분이 들어 떠올릴 때마다 후회가 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상담을 받았던 것 자체에는 조금의 후회도 없습니다.

그저 그것만큼은
당연한 말이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전하고 싶어서 이 편지를 씁니다.

남동생을 떠올릴 때 ‘좀 더 이렇게 했다면’이라는 생각은 끝이 없어 어쩔 수 없는 기분이 들 때도 있지만 그 때마다 그 날 했던 ‘괜찮아’라며 나츠메상이 등을 어루만진 손을 떠올립니다.

남동생에게 향했던 차분한 목소리를 떠올립니다.
저도 제대로 서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분명 계속. 그렇게요.

남동생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39

‘어떤 마토리가 되고 싶은가’
그 질문의 답을 세키상에게 전할 기회는 그 뒤로 한 번도 없었지만. 지금, 답하라고 한다면-

레이 - ...루군. 하루군... 하루군 일어나 봐.

하루 - .....
와타베 – 나츠메군은 어때?
레이 – 안 되겠어요... 일어날 생각을 안 하는데요.
이츠키 – 됐으니까 그 대로 내버려 둬. 또 자기 앞접시가 없다느니 도둑은 누구냐니 시끄럽게 구는게 귀찮아.
레이 – 아하하, 그건... 앗. 일어났다.
하루 - ...어라?
레이 – 아하하, 안녕.
하루 – 응....
세키 – 이건 아직 졸고 있는거네
슌 – 잘 잤나요. 물 좀 마실래요?
와타베 – 자자 이마오지군, 그거 술이야~
하루 - ....나, 잠들었어?
레이 – 응. 30분정도. 뭔가 힘들어하다 갑자기 웃다가 하던데 대체 무슨 꿈을 꾼거야?
하루 - ...... ‘어떤 마토리가 되고 싶은가’
레이 – 어
세키 - ....?
와타베 - ....
하루 - ....뭐였더라. 뭔가... 잊어버렸어.
레이 – 어, 잠깐. 신경쓰이는데... 그래도 뭐, 일단은 다행이야. 이대로 가게 문 닫을 때까지 일어나지 않으면 어떡하나했어.
유이 – 이즈미, 걱정하지 마. 그런 경우에는 이츠키가 데리고 돌아가는게 배속 당시부터의 전통이야.
이츠키 – 멋대로 전통으로 만들지 마. 네가 데리고 가. 사수잖아.
유이 – 나는 아무 것도 가르친게 없어.
이츠키 – 잘난체 할 문제가 아니다만
레이 – 어. 하루군의 사수 코타로상이셨어요?
세키 – 그래. 말한 적 없었나?
레이 – 네. 이츠키상이나 슌상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츠키 – 코타로가 나츠메를 지도했다기보다는 나츠메가 코타로를 돌봐줬다는 느낌이었지만
하루 – 하암.... 정말요, 제가 불만을 말할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좋을대로 사용하셨으니까요.
유이 – 아니, 불만은 말했잖아.
이츠키 – 말했었지.
와타베 – 말했어.
슌 – 그립네요.
레이 – 하루군의 신입시절이라...
하루 – 뭐야?
레이 – 아, 아니. 하루군에게 뭔가 할 말이 있는게 아니라 당시의 수사기획과는 어떤 느낌이였을까 싶어서.
와타베 – 어떤 느낌이였을 것 같아?
레이 – 아하하, 상상력이 빈곤한걸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을 것 같네요.. 반대로 이건 변했다 싶은건 있으신가요?
세키 – 변한거라.... 뭐가 있을까
와타베 – 뭐, 이것저것 있을거라 보는데. 나츠메군이 들어올 무렵의 변화를 하나 고르라고 하면... 회식 아니야?
하루 – 어
레이 – 회식....? 


40

이츠키 – 아.... 그래. 그러고보니
레이 – 회식이 바뀌었다는 건가요?
이츠키 – 이렇게 다 같이 모여서 마시는 것은 나츠메가 들어온 이후부터야. 그 전까지는 일 외에는 거의 얼굴을 마주하는 일이 없었으니까.
하루 – 아. 그랬나요?
슌 – 네. 그 당시 저는 유이상과 대화를 해본 적이 거의 없었어요.
레이 – 그런 시절이...!?
와타베 – 뭐, 사이가 나쁘다는건 물론 아니지만 팀이 형성되었다는 점에서는 나츠메군의 배속이 터닝포인트였지
세키 – 응.... 그럴지도 모르겠네.
유이 – 개인의 변화도 적지는 않았죠. 그 시절의 이츠키는 자신의 몫뿐 아니라 타인의 관할인 일에까지 열을 내며 참견하는 일이 있었으니까. 지금 이상의 워커홀릭.... 아니 버서커였지
하루 –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겠는데 워커버서커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게 좀 웃기네요.
슌 – 그건 워킹버서커라는 말이 맞지 않을까요?
레이 - (일하는 광전사 이츠키상..... 실례되는 말이지만 조금 상상이 되는 것 같네...)
이츠키 – 너희들.... 그렇게 말한다면 코타로는 지금 이상으로 제멋대로였고 나츠메는 배속 첫 날부터 정시 퇴근이었고 당시의 내가 버서커였다면 너희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와타베 – 세키도 그 당시에는 아직 서먹한 느낌이 남아 있었고 말야~ 뭐 지금도 남아 있기는 하지만
세키 – 아니, 그런건 없어....
이츠키 – 아뇨.
유이 – 뭐
하루 – 그러네요.
슌 – 후후
와타베 – 봐~
레이 - (있었구나...)
하루 – 그런 이야기라면 와타베상도 변하지를 않으시네요. 가볍게 휘적거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누군가 뭔가를 고민하면 아무렇지 않게 가까이가서 아무렇지 않은 말로 제대로 된 도움을 주고 떠나버리는 느낌이요.
레이 – 그 말만 들으면 뭔가 신 같은 표현이네...
와타베 – 하하. 신이라니
세키 – 와타베도 변하지 않은 점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부분은 보이지를 않으니까
와타베 – 세키, 그거 부메랑이야. 덧붙여 이마오지군도 겉으로 보기에는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꽤나 변했지.
슌 – 그런가요? 저 스스로는 잘 모르겠네요.
와타베 – 적어도 3년 전에는 어떤 술자리에서도 절대 취하지 않았잖아
슌 - ...그랬나요?
하루 – 그랬었나요?
유이 – 기억 나지 않네
이츠키 – 매번 어떠한 망설임도 없이 재빠르게 취해버리는 너희들의 기억에는 없겠지....

와타베 – 그런 사람이 이제는 취할 기세로 쉴 틈 없이 술을 돌리니까 싱글싱글하게 되네
슌 – 하하.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싱글싱글하게 되셨다니 영광이네요.
레이 – 하하.....

세키 - ...확실히 나츠메가 들어온 해를 기점으로 바뀐 것은 적지않지만 그것만이 특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레이 – 네?
세키 – 아오야마와 유이와 나 거기에 와타베가 추가 된 형태로 시작해서 이마오지가 들어오고, 나츠메가 들어오고.... 그리고 이즈미
레이 - ......
세키 – 그렇게 누군가가 들어올 때마다 조금씩 확실한 변화가 있어서 그 변화에 나도 몇 번인가 도움을 받을 때도 있으니까
레이 - (세키상.....)
하루 - .....그건 다들 마찬가지 아닌가요?
세키 – 응?
하루 – 변화 덕분이라는 말과 동일한 선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세키상이 도움을 받았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만큼 저희도 제대로 돌봐주신거니 되돌려 받은거라 생각하는데요.
세키 - .....
하루 – 특히 코타로상이요.
유이 – 나츠메. 내가 특별히 세키상한테 보살핌 받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표현은 그만 둬.
이츠키 – 오해가 아니잖아.
레이 – 아하하.....
세키 - .....
와타베 - ...어라, 울어?
세키 – 안 울어. 사람 얼굴을 빤히 쳐다보지마.
와타베 – 하하. 네네 .....다행이다. 뭣하면 내가 조금 울어 줄 수도 있어.
세키 – ......무슨 소리야
와타베 – 그런 점 말이야. 좋-아! 오늘은 마시자고~
하루 – 잘 먹겠습니다.
이츠키 – 나츠메, 앞서 가지 마. ‘다들 좋아하는 걸 마셔’를 기다려야지
유이 – 안 기다리고 주문해야지. 와인리스트는 어디에 있지?
슌 – 아, 여기요.
와타베 – 정말 너희들, 이런 때의 팀워크 최고네~
레이 – 뭐, 그. 현장에서의 팀워크도 최고니까요.... 그렇죠 세키상?
세키 – 그래. 그러니까 이즈미도 사양말고 계속 주문해도 돼.
레이 – 아하하. 그럼.... 사양하지 않고!
와타베 – 네네. 오늘은 뭐, 앞당겨서 하는 축하라는걸로. 원하는 만큼 시켜
레이 – 네?
와타베 – 언젠가 또 새로운 멤버를 맞이한다면 그 때는 또 여러 가지 좋은 변화가 있을테니까 그 축하
레이 – 새로운 멤버.....
슌 – 레이상의 후배네요.
레이 – 우와.... 그렇게 되겠네요.....
이츠키 - 우와는 뭐야.
레이 – 뭔가 상상이 잘 되지를 않아서요.
하루 – 레이쨩 확실히 선배라는 느낌은 없긴하니 지금부터 이미지 트레이닝이라도 하는게 좋지 않을까
레이 – 이미지 트레이닝.....
하루 - ‘....선배는 어떤 마토리를 목표로 하고 계신가요?’
레이 – 앗
세키 - (...나츠메?)
와타베 - .....
하루 – 라는걸 반짝거리는 눈으로 물으면 어떻게 할래? 이즈미 선배님
레이 - ....그건 이미지 트레이닝이 아니라 역할놀이 아니야? 애초에 우리 과 선배라는 호칭 아무도 안 하는데...
하루 – 미룰수록 기대치가 올라가니 빠르게 답해주는게 좋아. ‘어떤 마토리를 목표로 하고 계신가요. 선배?’
레이 - (....이런 후배가 들어온다면 터무니 없는 일이 생길 것 같네....)....대단한 말은 못하는데?
하루 - 괜찮아 그런 기대 안하니까
레이 - 아니 그것도 좀.... 뭐, 상관은 없지만 .....으음. 아직 주변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어떤 마토리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굳이 말하자면- 이 팀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마토리가 되고 싶다.....려나
하루 - ....응?
레이 – 앗. 잠깐. 그런 멍한 표정을 지을정도로 이상한 말이였어?
하루 - .....아니 너무 심하게 동요하느라 이상한 어미를 썼다는 생각이 들어서
레이 – 그렇겠지. 갑자기 곤란한 질문을 던지니까...!
하루 –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성실해서 다시 봤을 뿐이야.
레이 - ...진짜?
하루 – 농담
레이 – 정말이지!
하루 – 하하
와타베&세키 - .....

레이 – 그러는 하루군은 뭐라고 답할거야? ‘어떤 마토리를 목표로 하시나요, 나츠메 선배?’
하루 – 쓸데없는 것을 물을 시간이 있다면 일을 익혀서 하루라도 빨리 한 사람의 몫을 할 수 있도록 해.
레이 – 나츠메 선배 너무 엄격한거 아니야?
하루 – 레이쨩은 어차피 엄격하게 하지 못할테니 나까지 물렁하게 굴다가는 밸런스가 깨질거야.
레이 – 뭐, 그건 나름대로 일리가 있네....? 아니 잠깐 기다려, 얼버무리려는 거잖아. 그게 아니라 질문!
하루 – 하하.... 레이쨩하고 같아
레이 – 또 그렇게 얼버무리고....
하루 –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면 좋을대로
레이 – 응? 뭐야... 농담 아니야?
하루 – 글쎄... 어느 쪽이려나. 안 가르쳐줄거야


CHECK 2

히카루 - ...앗. 오랜만이다~
시온 – 뭐 찾았어?
히카루 – 응 이거 봐봐.
시온 - ...히카루군하고 세오상하고 이쿠토상이다. 이거 언제야?
히카루 – 내가 이 연구실에 처음 왔을 때의 사진이니까... 2년전이야
시온 – 연구실은 예전과 별 달라진게 없네. 물건은 늘었지만
히카루 – 그러게~ 그래도 분위기는 지금하고 많이 달랐으려나
시온 – 흐음...? 그러고보니... 내가 여기에 놀러 오기 전에는 여기 계속 셋이었었지.
히카루 – 맞아. 그 때는 그 나름대로 재밌었어. 이쿠토상은 아마도 한동안 진심으로 나를 싫어했던 것 같아
시온 – 진심으로...
히카루 – 응. 엄청 방해된다고 생각했을 거라고 봐. 뭐,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시온 - ...그 이야기 재밌을 것 같아.
히카루 – 아하하. 그럼 커피라도 마시면서 내가 여기 들어올 무렵의 이야기를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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