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스토리 번역_츠즈키 쿄스케[너와의 인연을 엮듯이(君との縁を結ぶように)]
#1 끊어지지 않는 너와의 인연
레이 – 대단해, 이렇게나 많이...!
색색깔의 풍경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에 시선을 뺏겼다.
쿄스케 – 이 풍경, 전부 수작업이래. 그래서 잘 보면 조금씩 색이나 모양이 다르다는 것 같아.
쿄스케군의 말에 맞추듯 잔잔히 불어온 바람에 풍경이 딸랑딸랑 소리를 내었다.
레이 - (정말이네. 하나하나 모양이 다르니까, 음색도 각각 달라...) 예쁘다... 계속 볼 수 있을 것 같아.
쿄스케 – 레이상이 기뻐해줘서 다행이야. 그리고 있잖아, 신사의 뒤편에는 투명한 풍경들만 달려있대. 그 쪽도 가보지 않을래?
레이 – 물론!
풍경으로 둘러 쌓인 회랑을 빠져 나가려는 순간
레이 - !
발이 턱에 걸려 갑자기 신체가 앞으로 기울었다.
쿄스케 – 레이상, 괜찮아?
레이 – 아, 아하하. 풍경에 너무 시선을 뺏겼는지 발 밑을 제대로 보지 못했네... 쿄스케군이 받아 준 덕에 괜찮아. 고마워.(응? 받아 주다니... 이 상황, 안고 있다는 거!?
허둥거리며 딱 달라 붙은 몸을 떼내고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
레이 – 미안! 갑자기 잡아버려서
쿄스케 – 나는 괜찮아. 그것보다 레이상, 나막신이
레이 – 어?
말을 듣고 시선을 믿으로 옮기니 넘어진 탓인지 나막신의 끈이 끊어져버렸다.
발이 더러워지지 않도록 한 쪽 발의 나막신을 벗었다.
레이 – 이 정도는 괜찮아. 어디 신발 가게가 있으면 좋을텐데...
쿄스케 – 있잖아 레이상. 다시 한 번 날 붙잡아 볼래?
옆에 서 있던 쿄스케군이 나를 향해 팔을 내밀었다.
쿄스케 – 여기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니 자리 좀 옮기자.
레이 – 아...그러네, 그래야겠어.
자연스레 팔짱을 낀 상태가 된 것에 두근 거리면서, 한 쪽 발로 콩콩 뛰며 앞으로 나아갔다.
-
인파를 뚫고 나와, 경내의 구석까지 어떻게 이동해서...
쿄스케 – 이대로라면 못 걷잖아. 잠깐 나막신 좀 빌릴게
쿄스케군은 내 손에 있는 나막신 한 쪽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꺼낸 손수건을 끈 모양으로 잡았다.
레이 – 쿄스케군, 나막신 수리 할 줄 아는거야?
쿄스케 – 전에 시대극을 한 적이 있어서 그 때 공부했었어. 남은건 이걸 끈이 통과하는 구멍에 집어 넣고... 좋아 됐다.
쿄스케군은 나막신을 뒤집어 길이를 조절하고는 내 앞에 내밀었다.
레이 - (대단하다. 순식간에 고쳤어.)
쿄스케 – 자 레이상, 신어 봐.
레이 – 응
손수건으로 응급처치한 끈은, 내 발을 제대로 감싸 주었다.
레이 – 고마워 쿄스케군. 이거라면 문제 없이 걸을 수 있어.
쿄스케 – 다행이네 ....아
레이 – 왜 그래?
뭔가를 깨달은 듯 목소리를 낸 쿄스케군은 가만히 나를 바라보았다.
쿄스케 – 나막신을 수리하지 않았으면 레이상을 업을 수 있었을텐데...
레이 – 어, 업는다고?
쿄스케 – 아아, 쓸데 없는 짓을 해버렸네
나도 모르게 쿄스케군에게 업힌 모습을 상상해 봤는데
레이 – 업어주다니, 그건 안 돼! 최근 살 쪘으니... 아니, 체중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 눈에 띄고
뭔가 부끄러워서 우물거리고 있는데 쿄스케군이 눈웃음을 지었다.
쿄스케 – 아깝지만, 업는건 다음 기회까지 보류해두는 걸로 할게
레이 – 윽
손깍지를 끼듯 손이 잡혀, 고동이 강하게 요동친다.
쿄스케 – 거기에 업어버리면 레이상의 얼굴이 보이지 않게 되니까 지금, 무척 부끄러워하는 귀여운 표정을 볼 수 있으니 이건 이걸로 괜찮은걸지도
기쁘게 웃는 쿄스케군의 옆에서 천천히 걸었다.
목적지는 신사의 뒷 편에 있다고 하는 투명한 풍경이 걸려있는 작은 길
쿄스케 – 아, 보이기 시작했어. 멀리서 봐도 예쁘네.
레이 – 응... 정말 예쁘다.
가슴 속 계속 울리는 고동소리를 들으면서 쿄스케군의 손을 맞잡았다.
본격적인 여름의 방문을 느낄 수 있는 바람이 언제까지고 서늘한 음색을 연주하고 있었다.
#2 대사를 읽어 봐
레이 - ....모처럼 셋이서 왔는데
쿄스케 – 뭐, 어쩔 수 없지. 형도 바쁘니까
잘 정돈 된 모습인 레스토랑의 자리에는 3명 분의 글래스가 놓여 있었다.
마코토상이 상을 받아 축하하고자 식사를 하러 왔는데, 일이 있어서 먼저 돌아가버렸다.
레이 – 와인도 마시지 않고 돌아가다니, 아까워!
쿄스케 – 작가는 술을 마시면 글이 써지는 타입과 그렇지 않은 타입이 있어서 형은 어디냐고 하면 후자니까
축하용으로 주문한 것은 꽤나 값이 나가는 스파클링 와인이었다.
이 와인을 누구도 마시지 않은 채 내버려 두는 것은 너무 아까웠다.
쿄스케 – 그러니까 이 와인은, 우리들이 마셔버리는 걸로!
레이 – 마코토상한테는 죄송하지만, 그렇게 하자.
잔에 와인을 따르고 입가에 가져가니...
레이 - ...맛있어!
코 끝에서 풍기는 향이 시원하니 한 입만으로도 좋은 와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쿄스케 – 꽤나 마시기 쉽고 요리하고도 잘 어울리네
레이 – 맞아. 스파클링와인으로 하길 잘했어!
나도 쿄스케군도 분위기를 타며 잔을 기울였다.
맛있는 요리를 먹으며 화제에 오른 것은 마코토상에 대한 것이었다.
레이 – 그러고보니 마코토상은 또 신작 쓰시는거야?
쿄스케 – 어쩌려나.... 아, 맞다. 아직 구상단계기는 하지만 잡지에 새롭게 연재를 할거라고는 말했었어.
레이 – 와!(대단하네, 역시 마코토상)
말하는 도중에 마시는 속도도 빨라져 정신을 차리고보니 와인은 거의 비워 진 상태였다.
쿄스케 – 아아-.... 나한테도 문장의 재능이 있었으면
레이 - ...쿄스케군?(설마하니... 취한건가?)
눈 끝이 살짝 붉게 물들어 살짝 취한 듯한 상태의 쿄스케군이 중얼거렸다.
쿄스케 – 실은 나, 각본...같은걸 시험 삼아 써본 적이 있어. 레이상한테만 살짝 보여줄게
레이 – 어, 괜찮은거야?
그렇게 말한 쿄스케군은 바스락거리며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오른쪽 상단을 클립으로 고정한 원고용지다발을 건네받았다.
레이 – 그럼, 바로 읽어볼게
이야기의 내용 자체는 남녀 두 사람의 뜨거운 러브스토리였다.
쿄헤이라는 남자 아이와 나랑 같은 이름의 여자아이가 히로인으로 등장했다.
레이 - ...있잖아 쿄스케군. 조금 신경쓰이는건데, 어째서 나랑 같은 이름인거야?
쿄스케 – 레이상이 모델이니까
레이 – 내가!?
쿄스케 – 쿄헤이에게 갑정이입해서 쓰다보니 자연스레 상대역은 레이상이 떠올랐어
자신과 같은 이름이라는 것도 있고, 읽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워졌다.
쿄스케 – 맞다. 모처럼이니까 가볍게 읽어볼까
레이 – 뭐!? 나, 나는 연기같은 못해!
붕붕거리며 고개를 흔들고는 원고용지를 돌려주려고 했다.
하지만 쿄스케군은 그것을 빙긋 웃으며 거부했다.
쿄스케 – 낭독이라고 생각하면 되니까 그럼 나부터...
레이 – (대사를 읽다니, 그런... 러브스토리인데!)
내가 동요하는 순간에도 쿄스케군은 제대로 표정을 잡았다.
쿄스케 – 레이... 나는 전부터 계속, 당신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어. 당신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이든 희생해도 괜찮아.
레이 - ....
쿄스케 – 다음 대사, 레이상이야.
레이 – 으, 응! 기..... 기뻐. 아, 나도, 계속 전부터 쿄헤이군이...(각본에 있는 대사라는 것을 알지만 역시 긴장된다...!)
쿄헤이를 연기하는 쿄스케군의 직설적인 사랑의 말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예상 이상으로 동요하며 대사도 심하게 씹어버렸다.
쿄스케 - ...
레이 - (어라? 다음 대사, 쿄스케군이지?)
손에 쥔 원고용지에서 고개를 들며 살짝 쿄스케군을 쳐다 보았다.
무슨 일인지 쿄스케군은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쿄스케 - ....이쯤에서 끝낼까. 미안. 내가 먼저 말해놓고...
레이 – 나는 별로 상관 없지만... 그런데 갑자기 왜?
쿄스케 – 레이상이 쿄헤이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것 같아서 재미 없어졌어. 내가 레이상의 제일 소중한 사람으로 있고 싶은데...
펄럭펄럭 원고용지를 넘기니, 최후의 페이지에 남겨진 코멘트를 볼 수 있었다.
단 하나, 알 수 있었던 것은...
레이 - (이 글자는, 마코토상의...)
‘소망이 너무 깊게 섞여 들었어’라는 마코토상의 평가였다.
각본의 내용이나 소망이라는 말이라던가에 나는 다시 안절부절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
연하 설렘 끝판왕 쿄스케.
번역하는 도중 쿄스케가 웃는 얼굴이 되니 나도 같이 흐물흐물해지던ㅋㅋㅋ
영업하는 기분으로 카드 스토리를 번역 중인데 어쩌다보니 내가 셀프 영업당하고 있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