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스토리 번역_야마자키 카나메[어른과 아이의 경계선(大人と子供の境界線)]
#1 어른의 에스코트
레이 - (주말인데 카나메군 있으려나? 최근 만나지 못했으니 인사라도...)
쿠죠상에게 어떤 사건에 대한 자료를 건네고 돌아가기 전, 나는 쿠죠가의 거실을 보았다.
카나메 – 아, 누나. 오랜만이야.
레이 - ...!
안에 들어서니 그곳엔 화려한 수트를 입은 카나메군이 있었다.
레이 – 그거, 무슨 일이야?
카나메 – 쿠죠상한테서 조만간 필요할테니, 한 벌 지으라고 말을 들어서.
레이 – 와... 잘 어울려. 좋다고 생각해
카나메 – 아직 이걸로 할거라고 결정한건 아니지만... 어떤게 좋은가 솔직히 잘 모르겠어. 이 안에서 누나가 좋아하는걸로 골라줘.
레이 – 아니, 그건 좋은 생각이 아니야. 나, 그런쪽으로는 해박하지 않으니까.
카나메 – 그래도 상관 없어. 누나의 취향이 아니면 의미 없으니까.
뭔가 깊은 의미를 가진 말을 들어 조금 당황했다.
레이 - (카나메군이니까, 단순히 놀리고 있는걸지도...)
카나메 – 그래서, 어떤게 좋다고 생각해?
재촉하는 듯한 말에 나는 거실에 여러개 늘어선 수트를 보았다.
레이 – 으음... 이 중에서는 지금 입고 있는게 제일 좋은 것 같아.
카나메 – 그래. 그럼, 이걸로 할래
레이 – 잠깐 기다려. 너무 빠르잖아! 카나메군이 입을거니까 조금 더 고민해봐.
카나메 – 안심해. 이걸 이대로 사겠다는게 아니니까.
레이 – 응? 하지만 수트 사는거잖아?
카나메 – 취향에 맞는 천의 색이라던가 소재라던가... 입어서 피부로 느껴보고 선택하는거야. 그 뒤로 재봉사한테 가서 치수를 재고 만드는 것 같아.
레이 – 과연 쿠죠상... 아니, 오히려 이건 쿠죠상이니까라며 납득해야하는건가?
카나메 – 납득하는 쪽이 맞지 않아?
그렇게 말한 카나메군은 무언가 지루한 듯 나란히 걸린 양복의 소매를 만지작거렸다.
레이 - ...수트 별로 갖고 싶지 않았던거야?
카나메 – 갖고 싶지 않았다고 해야하나, 일부러 만들어도 어차피 금방 맞지 않게 될거라 생각해
확실히 카나메군은 아직 고교생. 키는 앞으로도 자랄거다.
레이 – 음. 그러네. 하지만 지금 이 시기에 필요할지도 모르잖아.
카나메 – 예를 들면 어떤 상황에서?
레이 – 그건... 그러니까...
막상 구체적으로 예를 말하려고 하니 답이 잘 나오지를 않는다.
레이 – 누군가와 파티에 간다던가?
자신 없이 그렇게 말하니 카나메군은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보였다. 그 이후 갑자기 내 쪽으로 손을 내밀며...
카나메 – 누나. 손, 잡아줘.
레이 – 이, 이렇게?
말한대로 움직이니, 카나메군은 내 손을 당기며 그대로 소파 위로 이끌었다.
레이 – 저기, 이건...?
카나메 – 에스코트. 파티에 간다면 이런 것도 해야하잖아, 그렇지? ‘지금 이 시기에 필요할지도 모르니’ 연습에 동참해줘.
레이 – 아니, 그래도...
카나메 – 자, 다음은 이쪽
상냥히 나를 일으켜 세운 뒤, 이번엔 허리를 안은채 가까운 거리에 있는 커다란 거울 앞으로 이동했다.
카나메 – 흐음. 의외로 그림이 되네.
레이 - (뭐, 뭔가 가깝지 않아...!?)
거울 안에 비치는 우리들은 마치 연인처럼 서 있었다.
레이 - (수트때문인가. 카나메군이 무척이나 어른처럼 보여)
도저히 고교생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어. 그렇게 생각한 순간, 내 얼굴은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레이 – 여, 연습은 여기까지하자. 나,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니까.
붉게 물든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아 몸을 떨어 뜨리려 했지만 카나메군은 손을 놓지 않았다.
카나메 – 그렇다면 문까지 데려다줄게. 언젠가 누나와 함께 파티에 나갈 때의 사전연습도 겸해서
어디까지 알고 그런 말을 하는걸까. 변함없이 카나메군에게 농락당한 나는 즐거운 듯 에스코트를 하는 카나메군에게 이끌려 현관으로 향했다.
#2 눈을 뗄 수 없어
레이 – 아, 기분 좋다...!
겨우 받은 휴일. 어째서인지 나는 쿠죠가의 일원에 섞여 강가에서 바람을 쐬고 있었다.
레이 - (카나메군이 초대해줬으니 왔는데... 정말 괜찮은걸까) 적어도 제대로 도와주자...!
카나메 – 무리하지 않는 쪽이 좋다고 생각해. 대부분의 일은 고우상이 해주고 있고
레이 – 앗!? 갑자기 나타난 것도 모자라 내 의욕을 꺾지 말아줘...!
카나메 – 하지만 누나 절대 실패할 것 같은걸. 모처럼 바비큐인데 재료를 떨어뜨린다거나 태운다거나 하면 곤란해.
레이 – 아무리 그래도 거기까지 커다란 실패를 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카나메 – 뭐, 됐어. 손님이니까 편히 있는게 어때?
레이 –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좋지 않다고 말하려는 때 미야세상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 속도로 준비를 하는 것이 보였다.
레이 - (아... 저건 내가 참가했다간 방해만 될 수준이야.) ...그럼 말한대로 오늘은 아무 것도 안할게.
카나메 – 응, 정확한 판단이야.
카나메군은 만족한건지 미소를 띠며 내 쪽을 봤다.
카나메 – 그건 그렇다치고 쿠죠상 기합이 너무 들어갔어. 저 고기덩어리 봤어?
레이 – 대단했어...! 저거 절대 바비큐에서 구울만한 고기가 아니지 않아?
카나메 – 응, 그래서 고우상한테 아깝다고 들었어.
레이 – 그리고 전부 먹는것도 좀... 아니, 꽤 걱정이야.
보이는 것만으로도 확실히 5키로는 될 법했다.
레이 - (이만한 인원에 저 양은 확실히..)
카나메 - ? 괜찮아. 코우야군이 바보처럼 다 먹어치울테니까.
가볍게 그리 말하고 카나메군은 내쪽을 보았다. 그리고는 순간 진지한 얼굴로...
카나메 – 그것보다, 조금 신경쓰이는데... 그 차림, 대체 뭐야?
레이 – 오늘은 강가라고 들어서 젖어도 상관없을 옷차림으로 온건데
짧은 바지에 티셔츠도 될 수 있는 한 얇고 젖어도 빨리 마를 수 있는 것으로 입었다.
카나메 – 흐음... 뭐, 틀리지 않은 판단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렇게 말하며 카나메군은 어째서인지 주변을 둘러보았다.
레이 - (왜 그러지?)
카나메 - ...휴일이니 이 강가 꽤 사람이 많네
레이 – 그러네. 낚시하는 사람도 많고 저쪽에는 우리처럼 바비큐를 하는 모양이야.
대학생정도 되보이는 남녀가 모여서 무언가 즐거운 듯 들떠있었다.
레이 - (...응?)
조금 멀리 떨어진 남자들이 이쪽을 보며 웃는 것이 보였다.
레이 - (뭐, 뭘까...)
잠버릇으로 머리가 이상하게 된걸까 싶어 허둥대며 머리를 만졌다.
카나메 – 좀 더 이쪽으로 와
레이 – 자, 잠깐...!?
팔이 당겨져 카나메군 쪽으로 쭉쭉 끌려가 바싹 붙었다.
레이 - (이거, 아무리 그래도 너무 가깝지 않아?)
바로 옆에 카나메군의 얼굴이 보였다.
레이 – 갑자기 왜 그런거야...?
카나메 – 누나, 좀 더 주변을 둘러 보는 쪽이 좋아. 내가 없었다면 절대로 헌팅 당했을거야.
레이 – 뭐...? 무슨 소리야
카나메 – 저기 있는 남자들. 아마도 누나한테 말 걸 생각이었던 거 아냐?
레이 – 또 그런... 그럴리 없잖아
웃으며 부정하니 카나메군은 정색하며 이쪽을 보았다.
카나메 – 좀 더 제대로 자각해. 그런 옷을 입고 있으면 눈에 띄는게 당연하잖아. 뭐, 나는 기쁘지만... 다른 사람이 보는건 별개야.
그렇게 말한 카나메군은 내 손을 꽉 잡았다.
카나메 – 구해줬으니까 당분간은 이대로 있어주는거지?
교묘한 덫에 걸린걸까, 아니면 카나메군이 정말로 지켜준걸까. 진실은 알 수 없지만 그 이후로 미야세상이 고기가 탄다며 말을 걸때까지, 우리들은 계속 손을 잡은채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