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스토리 번역_호쇼 이사기[코튼*햄스터(こっとん*はむすたー)]
#1 그대는 원석
거리를 전속력으로 달리는 청년의 모습을 보고 생각지도 못하게 멈춰섰다만
레이 - (...저거 설마하니... 이사기군!?)
이쪽을 향해서 달려온다. 부딪히기 일보직전, 브레이크라도 걸은 듯 이사기군의 발이 멈춰섰다.
이사기 – 아아앗! 죄, 죄죄송합니다... 앗!
갑자기 멈춰선 탓에 균형을 잃은 그는 순간 나의 어깨를 붙잡았다.
이사기 – 아...
레이 - (가, 가까워...!!)
키스를 할 때의 거리가 되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런데 이사기군 쪽이 나보다 더 두근두근거리는 듯 얼굴이 새빨게졌다.
이사기 – 죄, 죄송합니다. 일부러 그런게 아니예요. 정말 죄송합니다!
레이 – 응, 알겠어. 괜찮아.
그렇게 웃는 얼굴로 대답하니 이사기군이 안심한 듯 내 어깨에서 손을 땠다.
이사기 – 죄송합니다... 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 앞에 이즈미상이 나타나서 놀란 바람에
레이 – 그렇게 필사적으로 달리다니 무슨 일이야?
이사기 – 실은... 수상한 사기꾼한테 붙잡혀서...
레이 – 뭐, 사기꾼!?
이사기 – 네. 여, 연예사무소의 스카우트 담당이라고 말하면서 저 같은거한테 명함을 건넸어요...
레이 - ...그건 평범히 스카우트 당한거잖아
내 말에 이사기군은 휙휙 크게 고개를 젓는다.
이사기 – 그,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게 저한테 준거라고요? 저, 저는... 자신이 어리석고 어찌할 도리가 없는 사람이라는걸 잘 아니까... 그런데 그렇게 노골적인 수법에 걸려들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레이 – 아니, 어리석다거나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 그 스카우트 하는 사람, 이사기군에 대해 뭐라고 말했어?
이사기 – 다듬으면 빛날 거다라던가... 지금 이대로는 아깝다라던가...
레이 - (아, 확실히... 앞머리에 가려져 알기 어렵지만 예쁜 얼굴이지. 스카우트 한 사람, 꽤나 보는 눈이 있네)
문득, 예능사무소에 소속되어 아이돌으로 데뷔한 이사기군의 모습이 떠올랐다-
-
사회 – 오늘의 게스트는 무려 지금 인기 급상승 중인 개성파아이돌 호쇼 이사기군입니다!
이사기 - ....
사회 – 이사기군? 이봐 괜찮아?
이사기 – 앗, 괘, 괜찮습니다....! 오늘은 초, 초대해... 초대해주셔서...
사회 – 아하하, 그렇게 얼어붙어 있지 않아도 괜찮아요. 자, 관객석의 손님들 모두, 당신이 오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으니까요.
이사기 – 저... 저렇게 많은 사람이.... 죄, 죄송합니다...! 바쁘신 와중에 모처럼 와주였는데... 제가 재밌는 이야기라던가 하지를 못해서... 죄송합니다...
관객 – 이사기군, 귀여워~!! 힘내~!
이사기 – 저, 저한테 그런 따뜻한 성원.... 과, 과분해요... 그래도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에게 행복이 가득하길 기도할게요...
관객 – 꺄아아!
사회 – 어라, 관객석의 여성들의 눈이 하트가 되버렸네요. 과연, 지켜주고 싶은 아이돌 넘버원이군요.
이사기 – 그, 그런가요....?
사회 – 그럼, 슬슬 한 곡 들어볼까요? ‘데이트는 동물원에서’
-
레이 - (응, 이건 괜찮은데...!)
이사기 – 저, 이즈미상...?
레이 – 아아, 미안. 잠시 생각난게 있어서... 있잖아 받았다는 명함, 보여줄 수 있을까?
이사기군은 끄덕이고는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들었다.
이사기 – 네, 여기있어요.
레이 – 어, 여긴... 꽤 큰 규모의 연예기획사잖아.
이사기 – 위조한 명함일지도 모르겠네요. 이 번호로 걸면 돈을 요구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레이 – 으음... 시험삼아, 이 명함의 번호가 아니라 HP의 대표전화로 걸어본다면? 이사기군도 진실을 모른채로 넘기는건 기분 나쁘잖아.
이사기 – 그러네요... 사기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만...
바로 HP의 번호로 걸어봤는데... 명함의 인물은 실제로 있었고 이사기군에게의 스카우트도 진짜였다고 판명났다.
레이 – 대단하네 이사기군, 예능계 데뷔도 꿈이 아니야.
이사기 – 저는 그런거 절대 무리예요...! 그, 그런... 티비 속 같은 반짝반짝거리는 장소에 갔다가는 녹아버리고 말거예요...!
이사기군은 새빨간 얼굴로 그리 말하고는 명함을 가방 안으로 밀어넣었다.
이사기 – 이, 이건 분명 무언가 착각인걸로...
레이 – 그렇구나, 조금 아까운 기분도 들지만... 이사기군이 정말 인기아이돌이 되버리면 저 멀리 가버리는거니 조금 외로울지도 모르겠네
이사기 – 제, 제가 인기아이돌같은게 될 리가 없잖아요.... 그, 그러니까... 이즈미상이 외로울 일은 절대 없을거예요...!
필사적으로 말하는 이사기군을 보니
레이 – (나 역시, 지금 이대로의 이사기군이 좋아.)
마음 깊숙이 그렇게 생각했다.
#2 나의 연구대상
눈을 뜨니 그곳은 모르는 우리 안이었다. 당연히 본 적도 없고. 그런데도 기억의 어디서 무엇인가가 걸린다.
레이 - (여긴 어디지?)
뭔가 떠올려보려고 주위를 둘러보지만...
이사기 – 눈 뜨셨네요
레이 – 이사기군?
이사기군의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온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레이 – 이사기군! 어디에 있어?
이사기 – 여기입니다만
아무래도 머리 위에서 들린 것 같다.
올려다보니 그곳엔... 무척이나 큰 이사기군이 있었다.
레이 – 우왓! 이사기군, 어떻게 된거야!?
이사기 – 아무것도 아니예요.
레이 – 거짓말! 그렇게 커졌...!
말을 하는 도중 갑자기 떠올랐다.
레이 - (아냐. 이사기군이 커진게 아니라... 내가 작아진거야!)
그리고, 내가 있는 곳은 연구용 케이스의 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연구실이나 이사기군의 방에서 본 적 있는 우리를 닮은 케이스는 확실히 기억 속에 있다.
레이 - (어째서 이렇게 작아진거지!? 어째서 이런 곳에 들어와있는거야!?) 이사기군... 이건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불안한 목소리로 이사기군의 이름을 불렀다. 큰 이사기군은 얼굴에 웃음을 띈 채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이사기 – 투약실험은 성공한 듯 하네요.
레이 – 실험?
이사기 – 네. 새로 개발한 신약으로 작게 만들어봤어요. 이제부터 당신은 제 연구대상이예요.
레이 – 그, 그런... 그런 영화같은 일이 가능할 리가 없어!
이건 꿈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있는 힘껏 자신의 볼을 두드리니 팟하고 기세 좋은 소리가 몸에 울려퍼졌다.
레이 - (아파!)
이사기 - ...과연, 재밌는 행동이네요. 기록해둬야겠어요.
무언가를 기록하기 시작한 이사기군에게 나는 크게 외쳤다.
레이 – 이사기군, 빨리 나를 원래대로 돌려줘!
한숨을 내쉰 이사기군이 나에게 시선을 보냈다.
이사기 – 애써 당신을 제 감시 하에 뒀는데 어째서 도망치게 둬야하나요. 괜찮아요, 쾌적한 생활을 약속할게요. 당신이 원하는 거라면 뭐든 줄게요.
이사기군의 그 웃음에 등으로 차가운 무언가가 흘러내린다.
이사기 – 당신은 평생, 내 손 안에 있어요.
라며 갑자기 우리 안으로 손을 뻗었다. 어디까지든 쫓아오는 이사기군의 손으로부터 나는 반사적으로 이리저리 도망쳤다.
레이 – 앗! 꺅!
강제로 둘러싸여있었기에 마침내 붙잡혀버렸다. 팔다리를 버둥거려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레이 - (어라...? 하지만 아프지는 않아)
손가락의 압박감은 조금 숨막히지만, 통증은 없다. 절묘히 힘 조절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날뛰는 걸 멈추고 이사기군의 손 안에 가만히 있었다.
이사기 – 안심해요. 계속 소중히 할테니
레이 - (이사기군...)
그의 웃는 얼굴은 말 그대로 안심시키는 것이었다. 상냥히 소중한 듯 머리를 쓰다듬어져서 나는 공포와 안정을 동시에 느끼며 눈을 감았다.
-
눈을 뜨니 익숙한 자신의 방이었다.
레이 - (어라...? 다행이다, 꿈이었어)
내심 안도하며 숨을 내쉬었다.
레이 – 어제, 이사기군하고 같이 본 사이코 호러영화때문이야. 멋대로 매드사이언티스트로 만들어서 미안 이사기군...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만약’의 모습을 보는 것도 꿈에서라면
레이 - (다음에 이사기군한테 꿈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엄청 당황해하며 자신의 탓도 아닌데 사과할 그를 상상하니 피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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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분호(갑자기 분위기 호러)
코튼햄스터라는 카드 이름과 걸맞지 않은 분위기...
사실 이 스토리 읽은 이유가 이사기가 기르는 햄스터에 관해서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였는데 개뿔 주인공을 햄스터로 만들어버리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