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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열차서 7시간”…‘지하철 여행’ 하는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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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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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르신들 사이에 지하철 종점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만 원짜리 한 장으로 떠나는 홀가분한 여행.

김철웅 기자가 이들의 하루를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평일 낮, 탑골공원은 시간이 멈춘 듯했습니다.

볕을 쬐던 노인들은 변함없는 하루가 지루합니다.

[현장음]
"제대(은퇴)하고 몇 년 흘러가면 친구들 만나는 것도 어렵고. 소일거리가 없고."

따분함을 뒤로 하고 어디론가 떠나는 노인들이 있습니다.

빌딩 관리 일을 하다 2년 전 은퇴한 68살 이정철 할아버지.

종점에서 종점까지 지하철 타는 게 일상이 됐습니다.

[이정철 / 지하철 타는 노인]
“아침 날씨는 지금 좀 추워요. 쌀쌀해. 지하철 타면 따뜻하지. 신문 들고 앉아서 보면 최고지 뭐.”

벌써 3시간째 열차 안에 있지만, 지루하지 않습니다.

[이정철]
“신문 보면 금방 와버리잖아. 이것도 지금 3분의 2만 본 거야. 3분의 1은 남아 있어.”

1호선 종점, 소요산역에 도착했습니다.

역 주변 가게에서 500원짜리 호떡, 700원 어묵으로 점심을 해결합니다.

[현장음]
(따뜻한 식사 드시고 싶진 않으세요?)
“아니. 이게 훨씬 좋아요. 간단하고.”

밖에서 머문 시간은 10분 남짓.

딱히 할 일이 없지만 어떻게든 시간을 흘려보내야 합니다.

[현장음]
“호떡 하나 먹고 그냥 돌아가 여기서. 올 때마다 산에 올라가면 다리 아파서 안 돼.”

오늘 할아버지가 쓴 돈은 군것질과 담뱃값을 합쳐 6500원.

경로 우대권이 있어 교통비가 안 드니 가능한 일입니다.

어디서 뭘 할 수 있는지도 입소문이 나 있습니다.

[이정철]
“3호선 대화역 일산 호수공원 꽃 구경. 2호선 무역센터 책 보고. 4호선 오이도 가서 소래포구 구경. 경춘선 김유정역 가서 놀고.”

충남 아산에 있는 온양온천역.

서울에서 지하철이 도착하자, 승강장이 노인들로 북적입니다.

[현장음]
“서울에서 2시간 걸려서 와서 족욕하고. 시장 한 바퀴 쓱 돌고. 밥 먹고.”

이른바 '지하철 온천 여행’입니다.

평일인데도 온천은 붐빕니다.

[현장음]
"전철 시간표 맞춰서 많이 오세요. 거의 어르신이라고 봐야 되겠죠. (하루) 300명 정도."

반나절 여행은 해가 지기 전에 끝이 납니다.

“오후 5시가 돼 가는데요. 어르신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대입니다. 잠시 뒤 퇴근 시간대 열차가 붐비기 때문에 그 전에 귀가하는 겁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약 740만 명.

초고령 사회 진입까지 10년도 남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노인 넷 중 한명은 일주일에 5일 이상 이용할 정도로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은 상황.

하지만 공짜표로 탄다는 주변 시선에 주저하는 마음도 듭니다.

[현장음]
"직장인들이 출퇴근하는 그 시간에는 집에 갑니다. 자연스럽게 집에 가야돼."

만 원짜리 한 장을 들고 탄 지하철 여행이지만, 이 할아버지에게는 유일한 낙입니다.

채널A 뉴스 김철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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