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하다’는 이유로 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심신미약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원인은 이날 올린 국민청원에서 “피의자는 우울증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언제까지 우울증·정신질환·심신미약 이런 단어들로 처벌이 약해져야 하나.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30)씨는 14일 오전 8시10분쯤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하던 B(21)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병원에 이송됐지만, 이날 오전 11시께 결국 숨졌다.

청원인은 “우리 아이와 피해자는 서로 아는 사이라고 한다”며 “(피해자는) 모델 준비하면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착실하게 살았다고 한다. (우리 아이가) 어린 동생들 잘 챙겨준 고마운 형이었다고 너무 슬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청원은 올라온 지 하루도 안 된 이 날 오후 4만5000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동참했다.

이 글에는 “유족 친구인데 문상도 너무 고통스러웠다. 심신미약이라고 하나 현장은 끔찍했다고 한다” “심신미약 물타기 짜증 난다” 등과 같은 댓글도 달렸다.

그러나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에 “현장 폐쇄회로TV(CCTV) 영상이나 A씨 진술에 따르면 이 동생은 그 사건을 막으려고 한다. 끝까지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신고해달라’ ‘도와달라’고 그랬다”며 “형에게도 ‘왜 그러냐’고 말하는 게 보인다. 동생은 목격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고 해명했다. ‘동생도 공범’이라는 온라인에 퍼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동생은 상황 자체를 어떻게 할지를 몰라 그 근처에 대기하고 있었다”며 “둘이 같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장 경찰관들이 형제를 내보내고 자리를 떴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자리를 치우고 요금 환불을 해달라’는 A씨 요구는 ‘점주를 통해서 해결하라’는 얘기가 나왔기 때문에 (현장 경찰관이) 현장이 종료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 안에서 폭행 시비가 있었거나 한 것도 아니고 흉기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