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X 같은 미국의 건강보험제도
3,031 11
2017.10.18 20:03
3,031 11

2008년 1월 미국에 건너와 거주한 지 어느덧 8년이 다 되어 간다. 미국의 삶이 초반과는 달리 확실히 더욱 익숙해졌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미국에 거주하는 일반 직장인으로서,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바라보는 미국의 건강보험 제도에 대해 이야기할까 한다.

다시 말해, 보험제도에 대한 전문가로서 또는 제도에 대한 연구와 숫자적인 통계를 통해 바라보는 미국의 건강보험 제도가 아닌, 하루하루 생활에서 체감하는 부분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미국의 건강보험제도

미국은 OECD 국가들 가운데 아주 드물게 정부에서 주도하는 건강보험 제도를 갖고 있지 않은 나라이다. 한국이나 일본, 호주, 그리고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과는 달리 미국은 건강보험이 민영화되어있다. 제목에서부터 이미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겠지만,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적어도 내가 미국에서 접한 모든 사람들)은 민영화되어있는 미국 건강보험 제도에 한결같이 불만을 표출한다.

F6801-00그래서 식코 같은 다큐가 나온다.

현재 필자가 지닌 건강보험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풀어가 보겠다. 앞으로의 내용, 특히 비용적인 측면은 필자가 경험한 기준이기에 상황에 따라 다를 수도 있음을 미리 알린다. 대략적인 필자의 미국 생활 배경에 대해 밝히자면, 현재 북부 뉴저지에 거주하고 있으며, 직장은 뉴욕 맨해튼의 미국 게임회사(직원 수 약 200명)에서 정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회사에서 정직원에 한하여 가족 전체에 대한 건강보험비의 75%를 지원해주고 있으며, 이는 회사마다 다르다.

참고로 가족 전체 건강보험비의 75%를 지원해주는 회사는 다른 회사에 비해 상당히 많이 지원해주는 편이다. 직원의 건강보험비는 일부 지원해주지만, 가족에 대한 보험비는 아예 지원 안 해주는 회사들도 많다.

 

미국 건강보험료, 진짜 얼마나 비싸길래 이 난리인거야?

직접적인 금액으로 설명해보겠다.

미국에는 크게 두 가지 건강보험이 있다. HMO와 PPO이다(HMO와 PPO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아래를 참조). PPO가 HMO보다 더 비싸다. 현재(2015년 8월 기준) 필자는 HMO 패밀리 플랜에 가입되어있으며, 1년 건강보험 총 비용은 $21,600이다. 이중 75%를 회사에서 부담해주고 있으며, 나머지 25%인 $5,400을 개인이 직접 부담하고 있다. 현재 직장에서 지정한 Oxford 라는 Private 보험회사를 이용하고 있다.

현 직장에서 부담해주는 두 가지 플랜 중 싼(Low Plan) 보험임에도 불구하고 보험의 1년 총비용이 한화로 2천만 원이 훨씬 넘는다. 개인적으로 미쳤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무려 75%를 부담해주기에 그나마 가능한 것이지, 개인이 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기에는 어처구니없는 가격이다. 참고로 High Plan 가족보험은 1년 총비용이 $36,000다.

아, 그리고 이 보험료에 치과 및 안과 치료는 포함되어있지 않다. 치과 보험, 안과 보험은 돈을 각각 추가로 내고 가입하여야 한다.

직장에서 지원을 안 해주는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들, 또는 직장에서 커버를 많이 안 해주는 직장인들은 이 건강보험비용을 자기가 번 돈에서 쌩으로 내야 하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미국 사람들 사이에서 건강보험을 가지고 있는다는 것은 마치 특권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건강보험이 없어 집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기사도 종종 볼 수 있다. 아무리 보험이 없어도 그렇지 어떻게 집에서 출산을? 가능한 일이다. 보통 자연 출산일 경우 총 병원비용이 대략 3만 불이 넘는다. (필자의 첫 아이 출산 비용으로 청구된 금액이 $31,000이었다. 물론 보험 커버를 받았다.) 보험이 없는 사람은 3만 불을 내야 한다. 한화로 3천만 원이 넘는다. 이것도 첫 아이를 2009년에 낳았으니 2009년도 기준이다.

health위 그래프는 OECD 국가들의 의료관련 지출에 대한 그래프이다. 미국이 압도적으로 높다.

 

오바마케어?

이러한 X 같은 미국 건강보험 제도 문제를 풀기 위해 오바마케어(정식 명칭: 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 PPACA)가 2010년 3월에 법으로 지정됐다. 이를 권장하기 위해 2014년부터는 Private 보험 또는 오바마케어에 가입이 안 되어있는 경우 벌금을 내야 한다. 즉, 어떤 형태로든 건강보험이 없으면 벌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케어는 소득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진다. 한국 건강보험과 같이 소득이 많은 사람은 많이 내고, 적은 사람은 적게 낸다. 합리적으로 보인다.

문제는 오바마케어를 받아주는 병원이 정말 없다. 오바마케어 보험을 가지고 있으면 뭐 하나, 받아주는 병원이 없는데… 있긴있 다. 근데 이상하게 오바마케어를 받아주는 병원은 차를 타고 1시간 넘게 가야 하고, 위험한 동네에 있고, 병원비를 많이 커버도 안 해준다. 적어도 필자가 사는 동네는 그렇다. 따라서 회사를 통해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오바마케어에 가입한다. 안 하면 벌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미국의 의료비는 한 마디로, 미쳤다

역시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자면, 첫째는 다행이 자연 출산으로 낳았다. 참 감사하다. 둘째는 쌍둥이였다. 제왕절개를 했으며, 둘이라 무거웠는지 엄마가 조산했다. 그래서 약 한 달간 쌍둥이 둘 다 인큐베이터에 있어야 했었다. 쌍둥이 + 제왕절개 + 인큐베이터. 이 병원비용을 잠시만 추측해보자. 대략 얼마 정도의 병원비가 나왔을까?

정확히 총 $389,375.03의 병원 청구서가 집으로 날아왔다. 한화로 4억이 넘는다.

todayhumor_co_kr_20130114_2309434억이 청구됐다…

왜 39만 불이나 되는 비용이 나오게 되었는지 자세한 설명도 없이, 그냥 39만 불이 찍혀져 왔다. 상식 밖의 청구비용이다. 물론 보험처리가 되었다. 보험처리가 되었기에 5천 불만(?) 내도 모든 게 괜찮았다. 보험이 없었다면 바로 파산 신청해야 했었다.

물론 이런 경우 보험이 없다면, 그 외 여러 가지 제도가 있긴 하다. 극빈층이 받는 메디케이드 같은 것들이 있긴 하지만, 극빈층이 아니라면 참 난감해진다.

bill39만불 병원비 증거 자료다. 남녀 쌍둥이를 낳았는데 한 명당 앞으로 나온 금액이 얼마인지 잘 헤아려보자. 너무 어이가 없어서 미국인 직장동료들에게도 보여줬었다.

 

근데 미국 의료비는 왜 이리 비싸지?

결론부터 말해, 미국의 병원비용이 이렇게 비싸진 이유는 대부분의 의료보험이 Private 보험회사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이다. 가상의 예를 들어보자. 어떤 건강보험을 가지고 있는 환자가 있는데, 이 환자가 가지고 있는 보험은 특정 수술비용의 70%를 커버해주고 30%는 개인 부담이라고 가정하자.

그 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1,000의 비용이 나오면, 일단 병원 측은 $1,000의 병원비가 나왔다고 보험사 측에 Claim을 한다. 그러면 원칙적으로는 보험사에서 병원에게 $700을 내주고, $300을 환자가 부담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보험사에서 병원에서 제대로 병원비가 측정되었는지 자체적으로 검토를 한 후 그 수술에 대해 $700이 아닌 $500만을 지불한다. 그리고 환자는 $300을 지불하게되면 병원 측에서는 $200의 손해를 보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병원은 애초에 병원비를 더 높게 책정하는 것이다.

a0bkh

이러한 병원과 보험사 간의 싸움이 악순환되어, 병원비가 상식 밖의 금액으로 돌변하게 된다. 병원비와 보험비가 계속 올라, 결국 모든 손해는 환자가 부담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국민의 건강에 대한 부분을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에 맡기면 이러한 비상식적인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 같다. 뒤늦게 정부가 관여하여 오바마케어 같은 제도를 내놓았지만,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하다. 어쩌면 이미 넘어서는 안 될 강을 넘어온 듯하다. 가끔 한국에서 미국의 선진 의료보험제도를 옹호하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있다.

쳐맞아야 한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플로렌스 퓨x앤드류 가필드의 따스한 로맨스! <위 리브 인 타임> 로맨스 시사회 이벤트 87 03.25 23,13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003,92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050,14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91,81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56,09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78,53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3 21.08.23 8,531,31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42,63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50,88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8 20.04.30 8,532,24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38,45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9062 이슈 스파이더맨 빌런 중 제일 안타까운 빌런 vs 열 받는 빌런은? 17:29 49
3029061 이슈 현재 미세먼지.jpg 7 17:26 990
3029060 이슈 @ 이 말 진짜 명심하고 새기고 살아야됨 17:26 438
3029059 이슈 이 강아지는 유명한 젊여미견으로 길에서 젊은 여자가 아는 척하면 바로 뽀뽀하러 돌진합니다.twt 10 17:24 994
3029058 기사/뉴스 홀로 아버지 돌봄을 떠맡는 게 부당하다고 느꼈어요 1 17:24 787
3029057 이슈 내일 전국 날씨.jpg 4 17:24 1,137
3029056 유머 인간이 있다는걸 알게된 고양이 4 17:23 472
3029055 이슈 일본 가나디 팝업에 등장한 대왕 가나디..twt 3 17:22 670
3029054 기사/뉴스 [공식] 키, 5개월만 활동 재개…샤이니 5월 단독콘서트 연다 15 17:22 1,742
3029053 이슈 걸그룹 멜론 하트수 TOP30 (~26.03.01) 1 17:22 183
3029052 이슈 진기주 인스타그램 업데이트 6 17:22 585
3029051 이슈 사자보이즈 딱풀 4 17:21 600
3029050 정보 일본 패밀리 마트에 세븐ATM 설치예정 3 17:20 598
3029049 기사/뉴스 [단독] 배우 이상보 사망… 현재 경찰 수사 중 108 17:18 11,911
3029048 정치 [단독] 장동혁 "우리 당은 왜 대표 중심으로 못 뭉치나"... 박민영 재임명 반발에 격노 9 17:17 361
3029047 이슈 강유미 유튜브에 플레이브 컴백 프로모 요청이 들어오면 생기는 일 1 17:17 702
3029046 이슈 곧 다가오는 루이바오 후이바오 1000일 선물 🏍 9 17:16 773
3029045 이슈 현재 대형돌 인기멤 팔걸 그랬다고 후회중인 팬덤... 12 17:16 3,044
3029044 이슈 역주행 진행중인 있지(ITZY) THAT'S A NO NO 음원사이트 멜지벅플 일간 추이 2 17:13 364
3029043 기사/뉴스 "문 잠그고 장사했다"…성매매 전용 모텔 업주·외국인 여성 무더기 적발 3 17:13 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