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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행복한 젊은이들, ‘사토리 세대’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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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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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 이언숙 옮김, 민음사 펴냄
  조회수 : 36,009  |  금정연 (서평가)  |  webmaster@sisain.co.kr
   
[385호] 승인 2015.02.03  08:53:25
   
 
세상 모든 일에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 프리랜서의 장점은 출퇴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평일 저녁, 직장인 친구들과 진탕 술을 마실 때면 그게 얼마나 커다란 장점인지 실감하게 된다. 그때 나는 제법 너그러운 마음으로 “그래도 너는 하고 싶은 일을 하잖아” 같은 멋모르는 소리에도 웃어넘길 수 있다. 그리고 다음 날,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들이 점심 메뉴를 고민할 즈음에야 늦은 잠에서 깨어나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다음과 같은 베냐민의 문장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공기로 날아가 버린 줄 알았던 피곤함은 학교에 도착해서 자리에 앉는 순간 10배로 커져 다시 돌아왔다. 피곤함과 함께 다음과 같은 소원도 일어났다. 실컷 늦잠을 잤으면 좋겠다는 소원 말이다. 나는 그러한 소원을 수천 번도 더 빌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그 소원은 정말로 실현되었다. 그것은 일정한 지위와 안정된 봉급을 받고 싶다는 희망이 번번이 좌절되었을 때에 일어났다. 바로 그때 나의 옛 소원이 실현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나 또한 학창 시절과 짧은 직장 생활 내내 같은 소원을 수천 번도 넘게 빌어온 사람이고, 마침내 이룬 사람이다. 그렇다. 간절히 소망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그러니 소원을 빌 때는 조심해야 한다. 정말로 이루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아홉 명의 미녀가 당신에게 손을 내밀며 ‘난 그대 소원을 이뤄주고 싶은 행운의 여신’이라고 말한다면 당장 도망치는 게 좋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가 소망할 것의 목록을 끊임없이 제공하는 미디어와 그것을 이뤄주겠다고 나서는 여신도 미녀도 아닌 멘토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도망칠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하여 막다른 골목에서 누군가는 이렇게 소원하는 것이다. ‘내가 (소)원하는 것으로부터 나를 지켜주세요(Protect me from what I want)’라고.



사토리 세대, 돈과 출세에 욕심 없는 일본 청년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자동차나 사치품, 해외여행에 관심이 없고 돈과 출세에도 욕심이 없는 일본 청년들을 가리켜 ‘사토리(득도·깨달음) 세대’라고 부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물론 그 속뜻은 비아냥이다. 별다른 욕심도,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패기도 없어 보이는 젊은 세대를 향해 기성세대는 “아이고, 현자 납셨네”라며 비아냥대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낯선 이야기는 아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담벼락 낙서(“요즘 젊은이는 버릇이 없다”)에서부터, 요즘 애들은 도무지 끈기도 없고 부정적이라는 주변 어른들의 지청구까지 유구한 역사를 가진 이야기의 또 다른 버전일 뿐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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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에 출연한 일본 대표가 ‘사토리 세대’를 언급했다.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을 쓴 일본의 젊은 사회학자 후루이치 노리토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젊은이 담론’이 매우 왜곡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나아가 근대 세계가 날조한 신화라고 주장한다. 근대화와 함께 ‘국가’라는 ‘상상의 공동체’가 출현하며 ‘국민국가’를 발전시키고 먹여 살리는 자원으로서의 ‘젊은이’가 발명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저런 ‘젊은이 담론’ 또한 각자의 처지에 따라 제멋대로 ‘상상’된 이미지에 불과하다. 후루이치는 많은 일본의 기성세대들이 (그리고 한국의 젊은이들이) 당연히 그러리라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사토리 세대’라 불리는 일본의 젊은이들은 행복하다고 말한다.

물론 그것은 아무리 절망적인 세상이라도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식의 뻔한 이야기는 아니다. 일본은 분명 절망적이다. 하지만 그건 패기 없는 젊은이들의 잘못이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자기 이익만 추구하며 살아온 기성세대의 업보다. 그 속에서 정치적으로 열세인 젊은이들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그들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접은 채 다만 하루하루 행복을 추구하고 그것을 찾을 뿐이다. 아프니까 청춘이고, 어른이 되기 위해 천 번의 흔들림을 감내할 이유가 그들에게는 없다는 것이다. 과연. 해제를 쓴 사회학자 오찬호는 “그나마 일본은 한국에 비하면 유토피아였다. 부럽다”라고 썼다. 동감이다.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2369




일본의 현재는 한국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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