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종 = 병자호란때 형인 소현세자와 함께 청나라로 끌려갔었고
훗날 조선으로 돌아와 왕이 되어서는 북벌 준비했던 그 왕임
효종에게는 1명의 세자(훗날 현종)와 6명의 공주가 있었는데
그 중 셋째딸인 숙명공주가 부왕과 주고받았던 한글편지들(숙명신한첩)이 남아있어
당시 왕족들의 일상 생활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음

"너는 어찌하여 이번에 들어오지 않았느냐?
어제 너의 언니는 물론, 숙휘(공주)까지 패물들을 많이 가졌는데 네 몫은 없으니,
너는 그 사이만 하여도 매우 안 좋은 일이 많으니 내 마음이 아파서 적는다.
네 몫의 것은 아무런 악을 쓰더라도 부디 다 찾아라."

"너는 시집가서 (정성을) 바친다고는 하거니와
어찌 괴양이(고양이의 옛말)는 품고 있느냐?
행여 감기나 걸렸거든 약이나 하여 먹어라."
시집가서 고양이만 보지말고 며느리노릇도 좀 잘하라는 잔소리와 함께
감기걸리거든 약 잘챙겨먹으라는 애정어린 말까지 볼 수 있다.

(숙명공주가 가족 모이는 자리에 못 가서 죄송하다는 편지를 보냈을 때 답장)
죄 지은 것이야 무슨 다른 죄를 지었겠느냐
네가 이번에 아니 들어온 죄인가 싶다
이 죄는 심철동(숙명공주의 남편 심익현의 아명)의 죄니 보채고 싸워라

(편지 좌) 숙명 -> 효종 :
"문안 여쭙고, 밤사이 아바마마께서는 안녕하신지 알고자 바라오며,
뵙지 못한 채 날이 거듭 지나니 더욱 섭섭함이 무어라고 할 말 없어 하옵니다."
(편지 우) 효종 -> 숙명 :
"편지 보고, 잘 있으니 기뻐한다.어제 두 색촉(물들인 초)을 보내었는데
받아 보았느냐? 초꽂이등을 이 초의 수만큼 보낸다."

(외손자가 죽었다는 소식에)
기운이나 무사한가 하며 너희 집의 일이야 어이 내내 모두 적겠느냐. 그 아이가 그렇게 될 줄을 어찌 알았겠느냐. 어른들이 너무나 복이 없어서 그런가 한다. 정말 잊지 못하니 이제는 아이들을 이 세상에서 정 붙여 기르지 않으려 한다. 정은 끝이 없지만, 마음이 편치 않아서 잠깐 적는다. 위로 부모를 생각하고, 무익하게 비통한 마음을 먹지말고 밥이나 힘써 먹고, 병이 들어 근심끼치지 마라. 네 시아버지인 늙은 정승의 마음을 생각하니 더욱 안타깝기 그지없다.
여기서부터는 이제 엄마(인선왕후)가
딸 숙명공주에게 보낸 한글편지들

글월 보고 무탈하게들 있으니 기뻐하며 친히 보는 듯 기쁘기 뭐라 할 말이 없다.
여러 날이 되어가니 실로 (그립기가 한이) 없어 한다.
네 아우는 밤마다 내려갈 적이면 형님 있던 (곳에) 함께 가겠다고 하고 내려가서 울고 울고 하니
이튿날 이르러 오면 눈이 붇도록 울고 다닌다.
너도 아우를 생각이나 하느냐?
네게 글월을 적어 두고 회답 기다리느라 들락날락한다.
저때만 해도 우리말에서 언니에게도 '형'이라고 불렀음을 알 수 있음

편지를 보고, 아무 탈 없으니 기뻐하며 보는 듯 든든하며 반긴다.
그리 나간 지 여러 날이 되도록 아무래도 섭섭하기 비할 데가 없다.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은 하고 있느냐?
숙휘는 작은 베개에 석가산 수를 놓으니, 기고 서고 하는 등 낑낑거리면서 베개에 석가산 수를 놓으려하고 시방 한다고 부스대는데,
너는 어찌하려 하느냐?
니 동생은 수도 놓고하는데 넌 마땅히 해야할 일은 잘 하고있느냐?

글월 보고 무사히들 있으니 기뻐하며 보는 듯 반가우나 사연을 보니 더욱 속이 탄다.
마음이 서럽기 한이 있을 것이 아니거니와 그리 매양 생각하여 어찌하리?
떨쳐 마음을 모질게 먹고 지내라.
채식들을 그저 한다 하니 이전에도 오래 채식만을 해서 이제까지 그저 채식을 하니 □□가 오죽하냐?
어찌 그리 셈(생각)이 없는가?
오늘부터 고기를 부지런히 먹어라.
안좋은 일을 당해서 상심하고 있는 딸에게
채식만 하지말고 고기 좀 부지런히 먹으라고 잔소리하는 엄마 ㅠㅠ

박 상궁이 들어오거늘 기별들을 듣고 보는 듯 든든하며
형제들은(숙명공주 아들들) 막 어여쁘더라 못내 말을 하니,
나는 언제 그놈들을 볼까 일컬으며
날이나 더 덥거든 모두 데려다가 보려 한다.
외손주들(숙명공주 아들램들)이 그리 이쁘다며..! 나도 보고싶다 찡찡
+) 그리고 이건 세자(훗날의 현종)가 숙명공주에게 보낸 편지

밤새 평안하오신 일 아옵고자 하며
오늘은 정겨운 편지도 못 얻어 보니 그립기 그지없었습니다
이 황감(귤) 일곱 개가 극히 적어 보잘것없으나
정으로 모은 것이라 보내오니
적다고 마시고 웃고 잡수십시오
당시 왕자나 공주쯤 되는 사람들에게도
귤은 엄청나게 귀했던 과일이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