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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뭔가 타고나기를 되게 연예인, 셀럽 체질이었던듯한 프랑스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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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8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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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직접 무대에 올라가는’ 퍼포먼서였던 루이 14세

 

 

 

남자 귀족이나 왕족이 춤을 배우는게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17세기 프랑스의 당시 분위기답게 루이14세도 발레를 배웠다.

 

 

 

보통의 군주라면 발레에 대해 관심이나 흥미가 아무리 크더라도 

직접 무대에 올라가서 공연하는 '퍼포먼서'가 되기보다는 

'후원자'의 역할로 뒤에 빠져있는게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루이 14세는 귀빈석에 앉아서 관람하는 

후원자의 단계에 만족하지 못했다.

 

 

 

1653년 유명한 《밤의 발레(Ballet royal de la nuit)》에서 

그는 무려 6개나 되는 배역을 소화해냈고, 

마지막에는 황금빛 태양 역할의 댄서로 등장했다.

 

 

이 공연이 젊은 군주 루이의 ‘태양왕’ 이미지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는 연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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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어쩌다 한 번 기념 공연에 출연한 것도 아니었다. 

 

 

루이 14세는 젊은 시절부터 약 40편의 주요 발레에서 

무려 80개 가량이나 되는 역할의 배역들을 맡았다고 할 정도로 

공연 경력이 매우 길다. 

 

 

맡은 배역도 흔히 생각하는 루이14세 이미지로는

나는 왕이니까 제우스, 아폴론, 태양만 하겠다! 이랬을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점쟁이, 익살꾼, 타이탄, 얼어붙은사람 등

괴상한 역할, 우스운 역할, 평민역할, 여성 역할까지도 가리지않고 다양하게 소화했다는 점이

퍼포먼서로서 그의 공연에 대한 열정과 커리어를 흥미롭게 만드는 지점이다.

 

 

 

특히 1660년대부터는 당시 프랑스 최고의 예술가들이었던

극작가 몰리에르, 음악가 륄리, 안무가 보샹 등과 함께 한 팀처럼 움직이며

자신이 출연하는 공연의 주제나 무대연출에도 매우 주체적으로 참여했는데

마치 현대의 스타 + 음악감독 + 극작가 + 연출가 + 안무가 시스템을 연상케한다.

 

 

이 정도면 동시대 유럽의 다른 군주들처럼 

단순 이벤트성으로 무대에 몇 번 올라간 수준은 

아득히 넘어서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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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년 이아생트 리고가 그린 유명한 루이 14세 초상화를 보면

 

거대한 가발, 화려한 망토, 흰 스타킹, 붉은 굽의 구두를 신고 서서 

다리의 각선미를 굉장히 자신있게 내놓고 있다.

 

 

(참고로 이때 루이의 나이가 60대였음..;;)

 

 

 

루이는 젊을때부터 평생 오랫동안 춤을 췄던 사람이고, 

당시 남성적 매력과 귀족적 세련미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아름다운 다리의 각선미였기도 하다.

 

 

원래 이 초상은 스페인 왕이 된 손자 필리프 5세에게 보내려던 것이었는데, 

루이14세가 이 초상화에 나온 자신의 각선미에 너무 심취해서 마음에 들어한 나머지 

원본은 자기 쪽에 남기고 복제품을 만들게해서 보냈을 정도....

 

 

 

 

머리를 어떻게 하는가.

 

스타킹은 어떤 색인가.

 

코트의 길이는 어디까지 오는가.

 

리본을 어디에 다는가.

 

레이스를 얼마나 쓰는가.

 

 

 

이렇게 루이14세가 입거나 걸치는 것 하나하나를

이웃 유럽나라들의 왕실과 귀족들도

너도나도 찾아보고 모방하며 따라하던 분위기였다 보니

 

 

(ex- 루이14세풍의 긴머리 가발과 

루이14세 패션을 누구보다 열심히 따라하며 모방했던

이웃나라 영국의 찰스 2세)

 

 

 

루이는 나이가 들며 머리가 점점 빠지니까 가발을 쓴거지만

머리가 아직 멀쩡한 사람들도 너도나도 루이의 스타일을 따라 거대한 가발을 착용하며

결국 17세기 유럽 남성복식의 표준으로 굳어져버린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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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14세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붉은 굽(talons rouges) 역시 

 

루이의 매우 상징적이고 아이코닉한 스타일로 널리 유행했고

이후 유럽 여러나라의 궁정으로 확산되며 퍼져나갔다.

 

 

 

 

그러니까 현대적으로 보면 베르사유 안에

 

 

루이 14세 = 최상위 남성 셀럽

 

몽테스팡 후작부인(루이14세의 정부) = 초거대 여성 패션 아이콘

 

궁정 귀족들 = 저 둘의 스타일을 모방하며 퍼트리는 패션피플들

 

프랑스 = 유럽 전체의 고급 럭셔리 쇼룸

 

 

라는 구조가 저 때부터 완성되어 있던 셈이다.

 

 

 

 

‘태양왕’이라는 개인 캐릭터 브랜딩

 

 

 

루이 14세의 별명인 태양왕(le Roi-Soleil)은 

후대 역사가들이 그냥 붙인 별명이 아니라,

루이 본인부터가 젊은 시절부터 적극적으로 사용한 개인 퍼스널 캐릭터였다.

 

 

 

누구나 알다시피 루이14세의 '태양왕'은 

그리스로마 신화의 '태양신' 아폴론의 캐릭터를 차용해온 것인데

아폴론은 예술·음악과 연관된 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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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으로 치면 자신의 대표 캐릭터 이모티콘을 

주구장창 태양으로 미는 느낌

 

 

 

 

왕의 초상과 문장도 아폴론의 전차, 월계수, 리라, 태양문양과 섞여 있고, 

루이14세의 대접견실도 '아폴론의 방'이라 이름을 지었다. 

 

 

그러니까

 

 

루이14세 = 태양 = 아폴론 신

 

 

라는 상징체계를 구축해놓고 이미지화해서 밀고 나갔던 셈인데

베르사유에서는 이 이미지가 거의 끝없이 반복되며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을 형성하고 있다.

 

 

 

“이 사람을 보면 자동으로 이 심벌이 떠오르게 한다.”는 

 

 

굉장히 현대적인 퍼스널 브랜드 아이덴티티 작업을

17세기에 매우 성공적으로 해낸 사례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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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베르사유는 그냥 단순히 화려한 궁전을 넘어서

그 자체가 거대한 ‘루이 14세 테마파크’이기도 했다.

 

 

 

루이는 말년에 

《베르사유 정원을 관람하는 방법(Manière de montrer les jardins de Versailles)》

이라는 궁전 관람 가이드북을 

 

루이14세 본인이 직접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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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도 굉장히 구체적인데

 

 

어디로 나가라.

 

어느 지점에서 멈춰라.

 

어느 쪽을 바라봐라.

 

거기서 이 풍경을 본 다음 저쪽으로 이동하라.

 

 

이런 식으로 약 4~8㎞ 정도의 정원 관람 동선이 구성되어있다.

 

 

 

애초에 정원 설계와 조성부터 루이가 직접 상당히 깊게 관여했고 

손님이 오면 베르사유를 어떻게 보여줄지, 

어느 분수를 언제 작동할지,

어떤 풍경을 먼저 보여줘야 다음 장면이 극적으로 보일지 

매우 관심이 많았다.

 

 

관람객들의 동선에 전시될 그림 역시 

본인이 직접 작품들을 고르고 공사를 직접 주시하고 

어떤 그림을 계속 남길지를 결정한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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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때 외국 대사들이 

루이 14세 시대의 베르사유에 왔다고 생각해보면

 

 

 

- 루이 14세가 입고 걸치고 있는 패션

 

- 창문과 벽에 붙어있는 프랑스산 거울과 그림들

 

- 프랑스 기술로 만들어진 고급 가구들과 금속장식들

 

- 정교하게 꾸며져있는 거대한 프랑스식 정원

 

- 저녁 만찬으로 대접받은 프랑스 요리

 

- 공연은 프랑스 음악과 연극과 발레

 

- 그리고 사람들이 떠들고 있는 프랑스어까지도

 

 

 

프랑스라는 나라에서 먹고 마시고 말하고 살아가는

생활양식 라이프스타일 전체가 

마치 패키지 상품처럼 홍보되는 셈이었다.

 

 

그리고 요즘식으로 최고의 '협찬 효과'를 보여주는 루이14세가

이런 프랑스식 라이프스타일을 홍보했다.

 

 

실제로 이웃 나라들도 '루이 옷 멋있네' 정도였던것이

“우리도 프랑스처럼 해야 한다”로 이어지며

독일 여러 제후국, 덴마크, 스웨덴, 영국, 러시아까지 파급력이 퍼져나갔고

 

결국 전세계에서 고급 문화의 상징처럼 선망하게 되는

프랑스의 강력한 소프트파워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1664년 베르사유에서 열린 〈마법의 섬의 즐거움(Les Plaisirs de l’Île enchantée)〉은 

음악, 발레, 연극, 불꽃놀이, 야외연회까지 결합되며 

무려 6일내내 이어졌던 초대형 엔터테인먼트 행사였는데

루이 자신이 기사 역할로 출연하는가 하면 발레 공연에도 역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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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8년에 베르사유에서 개최한 Grand Divertissement royal은 더 엄청난 스케일이었는데

유명 극작가 몰리에르의 신작 연극 → 만찬 → 무도회 → 불꽃놀이까지 

하나의 동선으로 모두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되었고

 

 

약간 그 시대 버전의 멧갈라 + 디즈니 테마파크 + 슈퍼볼 하프타임쇼를 섞어놓은듯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쇼를 자신의 궁전에서 주기적으로 개최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하루 행사에 당시 베르사유 연간 예산의 3분의 1인 

117,000리브르라는 엄청난 금액이 투입되었다는것.....)

 

 

 

베르사유에는 귀족뿐만 아니라 생각보다 다양한 신분의 관람객들이 들어올 수 있었는데

물론 적절한 옷과 모자·검 등을 갖추는 복장 규칙이 있었기에

관람객들이 필요한 옷이나 물품을 입구에서 빌릴 수 있도록 구비해놓았다고 한다.

 

 

 

물론 왕의 진짜 사적인 침실까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건 당연히 아니지만,

 

그 시대 군주치고는 공개 구역을 상당히 넓게 유지했다는 점은 

분명 눈에 띄는 부분.

 

 

 

 

오전 10시마다 있었던 '왕의 출근길 직관'

 

 

왕은 아침 의례가 끝나면 미사를 보러 이동했는데

오전 10시마다 왕실예배당으로 가는 루이를 보기 위해

그 길에는 항상 관람객들이 구름떼처럼 몰려있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저녁 Grand Couvert, 

즉 공개 만찬.

 

왕실 가족이 식탁에 앉으면 구경꾼들이 모여 왕이 먹는 모습을 지켜봤고

매일 약 100명 정도가 이런 왕실의 공개 식사를 구경했다고 함

 

 

 

특히 루이 14세가 달걀을 까먹는 모습이 우아하다고 엄청 반응이 좋았는데

이런 대중들의 열화와 성원에 힘 입어 

루이14세는 계란껍질 까는 모습에 더욱 신경써서 쇼맨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물론 의도는 “국왕 가족의 질서·풍요·신성함을 보여준다”는 것이지만,

어찌보면 현대 먹방을 17세기에 왕실 버전으로 했던 셈이라서

행위 자체만 떼어놓고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상당히 셀럽적인 부분

 

 

하지만 왕의 침실에 어느 단계까지 들어갈 수 있느냐, 

왕과 말을 할 수 있느냐, 옷을 건네줄 수 있느냐는 분명 엄청난 특권이었고

그래서 루이는 접근성 그 자체를 마치 화폐처럼 만들어버렸다.

 

 

 

오늘날 셀럽으로 비유하면 얼굴 자체는 하루종일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데,

 

팬미팅 입장,

백스테이지 입장,

개인 연락처,

사적 모임 초대

 

로 갈수록 희소가치가 폭발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음

 

 

 

그래서 베르사유에서 귀족들이 경쟁하는 방식도 바뀌게 되는데

 

 

누가 루이에게 더 가까이 서느냐

 

누가 루이와의 사냥에 동행하느냐

 

누가 저녁 모임에 초대받느냐

 

루이가 누구에게 말을 걸었느냐

 

 

같은 것에 엄청난 신경을 쓰게되고

궁정 전체가 루이의 ‘팬덤 경쟁장’처럼 돌아가게 되었음

 

 

 

밤의 Coucher, 즉 취침식도 공개 행사였는데 

여기에는 bougeoir라는 촛대 의식이 있었다.

 

 

이건 루이가 잠자리에 들 때 촛대를 들어주는건데

그걸 누가 할 것인지를 두고 대귀족들, 왕자들, 심지어 외국대사들 사이에서도

엄청나게 치열한 쟁탈 경쟁이 벌어질 정도였고

다음 날 궁정에서는 어젯밤 누가 그 역할을 했는지가 뜨거운 감자였을 정도였다고 함

 

 

 

루이14세 시대의 귀족 생시몽도 루이에 대해 평가하며

말 한마디, 미소 하나, 눈길 한 번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고 회고할만큼

루이 14세는 자신의 이런 사소한 행동들도 굉장한 사회적 보상으로 만드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다.

 

 

 

 

 

 

이런 생활을 도저히 견디지 못했던 자식과 손주들

 

 

 

루이 14세는 자기가 무대에 서서 공연하는 퍼포머이기도 했고,

 

자기 패션을 유행시키는 인플루언서이기도 했고,

 

자기 일상을 공개하며 가치를 창출하는 리얼리티 콘텐츠의 주인공이기도 했고,

 

자기 이미지의 브랜드 가치가 어떻게 유통되는지를 관리하는 PR 전문가이기도 했지만

 

 

루이 14세가 죽은뒤에 그 뒤를 이은 왕들인

손자 루이 15세와 루이 16세는

저런 생활들을 도저히 견디지못하고 안맞아 했음

 

 

 

 

루이 14세야 워낙 주목이나 관심받는걸 좋아하던 타입이니까 

저렇게 마치 현대의 연예인이나 셀럽을 연상케하는 궁정 생활을 

본인이 제일 신나서 즐겼지만

 

 

왕 본인뿐만 아니라 왕비까지도 옷 갈아입는 모습, 심지어 출산모습까지도 공개하는

(심지어 출산때는 군중들이 너무 도떼기시장마냥 몰려와서 왕비가 기절하기도 함)

이런 생활은 보통의 평범한 왕족들이 견딜 수 있는 성질이 아니었고

 

 

 

결국 루이 16세때에는 왕과 왕비 둘 다 

자신들만의 폐쇄적인 아지트에 틀어박혀서 은둔해버리자

 

귀족들 사이에서 '왕 얼굴 보기가 너무 힘들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등

완전히 분위기가 180도 바뀌어버리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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