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응급의학회 성명서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진료 중 압수수색을 강력히 규탄한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지난 9월 30일 경기도 소재 A대학병원 소아응급센터에서 진료에 지장을 초래하며 이루어진 경찰의 압수수색을 강력히 규탄합니다. 먼저 안타깝게 숨진 환아에게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사망 경위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 규명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치료받고 있는 다른 응급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됩니다. 당직표와 진료기록 등 수사에 필요한 자료는 병원에 요청하여 공식적으로 제출받을 수 있는데도 현재 진료 중인 의료진의 처방 업무에 지장을 주면서까지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은 과도하고 위험한 조치입니다.
중증환자의 사망은 그 자체로 의료과실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의료진의 책임은 당시 환자의 상태와 진료 여건, 실제 시행된 의료행위에 대한 전문적 검토를 바탕으로 판단되어야 합니다. 중증환자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의료기관과 의료진에게 진료 현장을 흔드는 수사가 반복된다면, 고위험 환자의 진료를 위축시키고 필수의료의 기반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그 피해는 결국 응급치료가 필요한 국민에게 돌아갑니다.
현재 응급의료 현장은 중증환자를 치료할 인력과 시설의 부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장의 특수성을 무시한 무례하고 과도한 경찰 조사는 응급의료와 필수의료 역량을 확충하겠다는 정부 방침에도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나아가 젊은 의사들의 중증환자 진료 기피를 심화시키고, 미래의 필수의료 인력 확보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입니다.
이러한 수사가 경찰의 공식 방침이라면, 이는 나쁜 예후가 예상되는 중증환자를 사명감으로 수용하고 치료해 온 의료진을 방어진료 쪽으로 내모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한 진료에도 불구하고 발생할 수 있는 사망을 이유로 진료 현장을 흔드는 수사가 반복된다면, 누가 위험을 감수하며 중증환자의 치료를 맡겠습니까.
대한응급의학회는 이번 수사 방식을 기획하고 실행한 경찰에 책임 있는 설명과 공식 사과를 요구합니다. 또한 진료에 지장을 주고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수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명확한 집행 기준을 마련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촉구합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응급의료진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전념할 수 있도록 법률적·제도적 보호장치 마련을 지속적으로 촉구하며,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정부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생명을 지키는 응급의료 현장의 특수성이 고려되고, 환자 안전과 진료의 연속성이 보장되어, 의료진이 위축됨 없이 최선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이 제공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6년 10월 1일
대한응급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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