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처럼 보인다.'

1923년, 관동대지진의 대혼란 속에 일본에서는 수십 명의 일본인들이 조선인으로 오인되어 살해를 당했습니다.
'불령선인', 즉 불온한 조선인이라는 낙인 아래 학살을 자행하던 중, 단지 조선인과 외모나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46명의 자국민도 무참히 짓밟은 것입니다.

그보다 10년 앞선 1913년에는 일본 내무성 경보국이 '조선인 식별자료에 관한 건'이라는 비밀 문서를 만들었습니다.
머리카락 숱과 눈꺼풀, 뒤통수 모양 등 외모로 조선인을 가려내는 법을 기록해 지방 장관들에게 지침을 내려보냈습니다.
우리 역사에서는 엄혹했던 군사독재 시절, 긴 머리와 파격적인 복장, 혹은 '눈빛이 불온해 보인다'는 인상 평가가 불심검문과 강제 연행의 명분이 되기도 했습니다.
외모로 낙인을 찍고, 사상 검증과 통제의 도구로 썼던 이른바 '공안정국'의 흑역사였습니다.
"북한상"
21세기가 된 지도 26년이나 지난 오늘날, 특정 영화에 출연한 배우의 외모에 대해 정치권 한켠에서 이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북한을 편들어 북한상이라 한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라는 주장까지 첨언했습니다.

그의 의도와는 별개로 그가 꺼낸 짧은 세 글자 탓에 과거의 야만적 기억들이 다시 호출되고 있습니다.

앵커 한마디였습니다.
https://youtu.be/D_vJsB0yEQ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