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식 국명이 중화인민공화국인 이 나라는 북한처럼 시진핑 원맨쇼 국가 같지만 생각보다 조오오오온나 복잡한 정치 구조를 가지고 있음.
대부분이 하는 착각이 시진핑 하나 죽으면 중국이 붕괴된다거나 공산당이 얼마 못 간다거나 하는 거지만, 이 새끼들은 독재 70년의 노하우가 있음.
왜냐하면 중국에는 시진핑보다 훨씬 오래됐고, 무엇보다 거대하며, 시진핑이 없어져도 그대로 남아 있을 괴물이 하나 있기 때문임.

여기서 잠깐 시진핑의 직함을 볼 필요가 있음.
시진핑이 들고 있는 직함은 크게 3가지임.
중화인민공화국 주석(국가주석)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여기서 제일 좆밥은 국가주석임.
물론 진짜 뭐 아무도 기억 못하는 독일 대통령처럼 허수아비 직책이라는 뜻은 아님.
헌법상으로는 법률도 공포하고, 총리나 장관도 임명하고, 외교사절도 받고, 전쟁상태나 동원령도 선포할 수 있음.
전국인민대표대회와 그 상무위원회의 결정에 따른다면 그렇다는 거임.
그러니까 국가주석은 중국이라는 국가의 대표자이기는 한데, 한국이나 미국 대통령처럼 그 직책 자체가 행정부를 지휘하는 권력의 원천이라고 보면 안 됨.
중국 헌법에서 행정부의 수장은 국가주석이 아니라 국무원 총리임.
그런데도 시진핑이 중국에서 제일 센 이유는 간단함.
시진핑이 국가주석이라서 센 게 아니기 때문임.
진짜 중요한 건 그 아래 두 줄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그리고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중국공산당
党政军民学,东西南北中,党是领导一切的。
당·정·군·민·학, 동서남북중. 당은 모든 것을 영도한다.
많이들 착각하는 게 중국공산당이 사라지면 뭐 중국이 제정상이 되느니 민주화가 되느니 믿을 수가 있음.
정확히 말하자면 중국공산당은 우리가 생각하는 정당 그런 거 아님.
중국이라는 국가와 사회의 신경망임.

그럼 이게 무슨 뜻인지 예시를 한번 들어보자.
대충 서울이 중국 땅이라고 해보자.
거기에는 당연히 서울특별시 시장이 있음.
시청도 있고, 공무원도 있고, 예산도 짜고, 지하철도 깔고, 기업도 유치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시장이 하는 일은 거의 다 함.
그러면 이 도시에서 제일 높은 사람은 시장일 것 같지?
아님.
중국공산당 서울특별시위원회 서기.
줄여서 그냥 시 당서기라고 부름.
그리고 엥간하면 이쪽이 시장보다 위임.

대표적으로 전임 국가주석인 후진타오가 티베트 자치구 당서기 출신임.
대학에 가도 비슷함.
예를 들어 중국의 유명 대학에 총장으로 김무묭이가 있음.
그리고 그 옆엔 더 높은 중국공산당 대학교 위원회 서기가 있음.
그리고 중국 대학의 공식적인 운영 원칙 이름부터가
党委领导下的校长负责制
“당위원회의 영도 아래 총장이 책임지는 제도”임.
진짜로 이 이름임.
총장은 교육·연구·행정 같은 실제 학교 운영을 책임지지만, 학교의 발전 방향, 중요 인사, 조직 개편 같은 큰 문제를 결정하는 ‘영도핵심’은 대학 당위원회임.

민간이 이정도인데 인민해방군?
당연히 중국공산당의 것임.
党对军队的绝对领导
“군대에 대한 당의 절대적 영도.”
중국에도 국방부는 있음.
하지만 실질적으로 군을 지휘하는 것은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임.
머리 끝에는 중앙군사위원회, 중대 단위에는 당 지부, 소대 분대 단위에는 당 소조가 있음.
그리고 이건 네가 기업을 하려고 하든, 뭘 하려고 하든 똑같음.
왜냐?
당은 모든 것을 영도하니까.

“그래도 민간기업은 사유재산인데 공산당이 뭔 상관임? 이새끼들 자본주의 국가 아님?”
이라고 할 수 있음.
한번 중국 회사법을 보자.
第十八条 在公司中,根据中国共产党章程的规定,设立中国共产党的组织,开展党的活动。公司应当为党组织的活动提供必要条件。
“회사에는 중국공산당 당장의 규정에 따라 중국공산당 조직을 설치하여 당의 활동을 전개하며, 회사는 당 조직의 활동에 필요한 조건을 제공하여야 한다.”
시장 경제가 강해졌다고 공산당이 약해졌겠냐?
경제가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당이 커지는 구조임.
민간기업에 설치된 당 조직은 2003년에서 2018년 사이 10배 이상 늘어 거의 160만 개에 이르렀음.
그리고 시장 경제로 돈 벌어서 돈 많다고 공산당에 대항할 수 있었으면 위에 마윈이 안 날아갔겠지.
중국공산당 당장을 한번 까보면 재밌는 조항이 하나 나옴.
企业、农村、机关、学校、医院、科研院所、街道社区、社会组织、人民解放军连队和其他基层单位,凡是有正式党员三人以上的,都应当成立党的基层组织。
대충 번역하자면
기업, 농촌, 국가기관, 학교, 병원, 연구소, 거리와 지역사회, 사회단체, 인민해방군 부대 기타 기층단위에 정식 당원이 3명 이상 있으면 당의 기층조직을 설치해야 한다.
즉, 사실상 모든 곳에 당 조직이 깔려있는 구조라는 거임.

그래서 공산당을 중국이라는 국가와 사회의 신경망이라고 한 거임.
중국공산당은 사회의 모든 것을 전부 당 조직이라는 선으로 연결해 놓은 물건에 가까움.
즉 중국이라는 거대한 몸 곳곳에 당이라는 신경이 박혀 있고, 그 신경을 타고 명령, 인사, 정보가 오르내리는 거임.
자본주의에서의 돈의 역할을 중국에서는 일정 부분 당이 대체함.
중국공산당은 중국 정부청사 안에 앉아서 전국에 명령이나 보내는 정당이 아님.
중국 사회 곳곳에 박혀 있는 1억 명짜리 조직망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훨씬 가까움.
그럼 이제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이런 괴물을 시진핑 혼자서 조종하고 있는 걸까?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쯤은 맞음.
시진핑이 권력을 존나게 많이 쥐고 있는 건 부정하기 어려움.
오히려 시진핑 이전의 중국공산당을 보면 이게 얼마나 특이한 건지 알 수 있음.
마오쩌둥이 죽은 뒤 중국공산당 지도부가 가장 무서워했던 게 뭐였겠음?
또 다른 마오쩌둥이 나오는 거였음.
마오쩌둥이 문화대혁명 급발진 박았을 때 당 중앙 명령은 죄다 무시당하고 원로고 뭐고 다 두들겨 맞을 때 아무도 브레이크를 못 밟았던 경험이 있으니까.
그래서 덩샤오핑 시대 이후 공산당은 나름대로 하나의 교훈을 얻음.
사람보다 당이 우선이라는 거임.
근데 시진핑이 등장하고 이게 다시 이상해짐.
그래서 현대 중국 정치 연구자들도 시진핑 시대를 두고 개인주의적 통치의 귀환이라고 부르기도 함.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음.
시진핑이 공산당을 약화시켜서 독재자가 될 수 있었냐는 거지.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장준옌 정치학과 교수는 자신의 글에서 시진핑 체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음.
더 거대한 새장 속의 거대한 인간.
시진핑의 권력조차 중국공산당이라는 조직에서 떨어뜨려 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는 거임.
그렇기에 중국의 정치는 복잡함.
시진핑이 중국공산당을 조종하면서, 동시에 중국공산당이 시진핑이라는 인간을 통해 중국을 조종함.
시진핑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당 중앙의 지지를 잃는다면 남는 건 그냥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주석 시진핑임.
아까 말했지?
셋 중 제일 좆밥이라고.

결국 중국을 볼 때 제일 위험한 착각은 시진핑 = 중국이라고 생각하는 거임.
중국의 얼굴은 시진핑임.
하지만 그 얼굴 밑에 있는 몸통은 훨씬 오래됐음.
마오쩌둥도, 덩샤오핑도, 장쩌민도, 후진타오도 지나갔음.
그리고 시진핑도 언젠가는 지나갈 거임.
최후까지 남는 것은 하나임.
중국공산당.

党政军民学,东西南北中,党是领导一切的。
당·정·군·민·학, 동서남북중. 당은 모든 것을 영도한다.
시진핑도 언젠가는 마오쩌둥처럼 노환으로 쓰러지든, 아니면 권력투쟁에서 밀려나든, 어떤 방법으로든 사라질 거임.
그 다음 총서기도 언젠가는 사라질 거고, 그 다음 사람도 마찬가지일 거임.
하지만 공산당의 영도 체제는 바뀌지 않음.
중국의 얼굴은 지금 시진핑임.
하지만 중국공산당이 원하는 건 영원한 시진핑이 아니라 영원한 중국공산당임.
결국 이 한 문장이야말로 중국이라는 국가가 자신을 설명하면서 내놓은 말 중 가장 정확한 문장일지도 모름.
“당은 모든 것을 영도한다.”
참고자료:
조영남, 「중국공산당 100년과 ‘공산당 일당 체제’의 강건함」, 『현대중국연구』 23(2), 2021
양갑용, 「중국 ‘당국가체제’의 역사적 맥락과 함의」, 『중국사회과학논총』 1(2), 2019
Junyan Jiang, “Man versus Machine: Personal Power and Political Organizations in the Chinese Communist Party,” in Personalism and Personalist Regimes, Oxford University Press, 2024.
조형진,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와 시진핑의 통치 방식: 개인 권위의 강화와 제도 건설의 지속」, 『의정연구』 29(1), 2023
하도형, 「중국 사회단체에 대한 통제방식의 변화: 공산당 기층조직건설의 배경과 함의를 중심으로」, 『국제정치논총』 45(3), 2005
백승욱, 「중국공산당 역사결의를 통해 본 시진핑 체제의 성격」, 『마르크스주의 연구』 19(2), 2022
출처 https://gall.dcinside.com/singlebungle1472/2585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