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노무현 대통령의 글쓰기 지침.txt
4,040 150
2017.03.11 17:54
4,040 150



KLztW

 

<노무현 대통령의 글쓰기 지침> 

 

2003년 3월 중순, 대통령이 4월에 있을 

국회 연설문을 준비할 사람을 찾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늘 ‘직접 쓸 사람’을 보자고 했다.

윤태영 연설비서관과 함께 관저로 올라갔다. 

 

“앞으로 자네와 연설문 작업을 해야 한다 이거지? 

당신 고생 좀 하겠네. 

연설문에 관한한 내가 좀 눈이 높거든.” 

 

식사까지 하면서 2시간 가까이 

‘연설문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특강이 이어졌다.

밥이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몰랐다.

열심히 받아쓰기를 했다.

이후에도 연설문 관련 회의 도중에 

간간이 글쓰기에 관한 지침을 줬다. 

 

다음은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1. 자네 글이 아닌 내 글을 써주게. 

나만의 표현방식이 있네. 그걸 존중해주게.

그런 표현방식은 차차 알게 될 걸세. 

 

2. 자신 없고 힘이 빠지는 말투는 싫네.

‘~ 같다’는 표현은 삼가 해주게. 

 

3. ‘부족한 제가’와 같이 형식적이고 

과도한 겸양도 예의가 아니네. 

 

4. 굳이 다 말하려고 할 필요 없네. 

경우에 따라서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도 연설문이 될 수 있네. 

 

5. 비유는 너무 많아도 좋지 않네. 

 

6. 쉽고 친근하게 쓰게. 

 

7. 글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쓰게. 

설득인지, 설명인지, 반박인지, 감동인지 

 

8. 연설문에는 ‘~등’이란 표현은 쓰지 말게. 

연설의 힘을 떨어뜨리네. 

 

9. 때로는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도 방법이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는 킹 목사의 연설처럼. 

 

10. 짧고 간결하게 쓰게. 

군더더기야말로 글쓰기의 최대 적이네. 

 

11. 수식어는 최대한 줄이게. 

진정성을 해칠 수 있네. 

 

12. 기왕이면 스케일 크게 그리게. 

 

13. 일반론은 싫네. 

누구나 하는 얘기 말고 내 얘기를 하고 싶네. 

 

14. 추켜세울 일이 있으면 아낌없이 추켜세우게. 

돈 드는 거 아니네. 

 

15. 문장은 자를 수 있으면 

최대한 잘라서 단문으로 써주게.

탁탁 치고 가야 힘이 있네. 

 

16. 접속사를 꼭 넣어야 된다고 생각하지 말게.

없어도 사람들은 전체 흐름으로 이해하네. 

 

17. 통계 수치는 글을 신뢰를 높일 수 있네. 

 

18. 상징적이고 압축적으로 머리에 콕 박히는 말을 찾아보게. 

 

19. 글은 자연스러운 게 좋네.

인위적으로 고치려고 하지 말게. 

 

20. 중언부언하는 것은 절대 용납 못하네. 

 

21. 반복은 좋지만 중복은 안 되네. 

 

22. 책임질 수 없는 말은 넣지 말게. 

 

23. 중요한 것을 앞에 배치하게.

뒤는 잘 안 보네. 문단의 맨 앞에 명제를 던지고,

그 뒤에 설명하는 식으로 서술하는 것을 좋아하네. 

 

24. 사례는 많이 들어도 상관없네. 

 

25. 한 문장 안에서는 

한 가지 사실만을 언급해주게. 헷갈리네. 

 

26. 나열을 하는 것도 방법이네.

‘북핵 문제, 이라크 파병, 대선자금 수사…’

나열만으로도 당시 상황의 어려움을 전달할 수 있지 않나? 

 

27. 같은 메시지는 한 곳으로 몰아주게.

이곳저곳에 출몰하지 않도록 

 

28. 백화점식 나열보다는

강조할 것은 강조하고 줄일 것은 과감히 줄여서입

체적으로 구성했으면 좋겠네. 

 

29. 평소에 우리가 쓰는 말이 쓰는 것이 좋네.

영토 보다는 땅, 치하 보다는 칭찬이 낫지 않을까? 

 

30. 글은 논리가 기본이네.

좋은 쓰려다가 논리가 틀어지면 아무 것도 안 되네. 

 

31. 이전에 한 말들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네. 

 

32.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은 쓰지 말게.

모호한 것은 때로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지금 이 시대가 가는 방향과 맞지 않네. 

 

33. 단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는 주제가

생각나지 않으면, 그 글은 써서는 안 되는 글이네. 

 

대통령은 생각나는 대로 얘기했지만,

이 얘기 속에 글쓰기의 모든 답이 들어있다.

지금 봐도 놀라울 따름이다. 

 

강원국 (라이팅 컨설턴트, 객원 필진)

/ 전 故김대중, 故노무현대통령 연설비서관  




목록 스크랩 (128)
댓글 15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tvN 별들에게 물어봐 X 더쿠✨] 2025년 새해 소원 빌고 별들이 주는 선물 받아가세요🎁 362 24.12.30 48,86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382,31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534,14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156,94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658,41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712,24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8 20.09.29 4,677,01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5 20.05.17 5,265,59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8 20.04.30 5,709,70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531,898
모든 공지 확인하기()
92004 이슈 x계정 폭파된 양육비를 해결하는 사람들(구 배드파더스) 203 02:36 9,056
92003 이슈 생리 때 허리, 관절 부위까지 아픈 이유 117 02:11 13,711
92002 이슈 [bl] 비밀사이 웹툰vs실사화 271 00:59 21,886
92001 이슈 이래서 20대 알바는 뽑기가 싫어요. 369 00:47 33,480
92000 정보 [시민언론 민들레] 육사. 12.3. 내란 성공 직후 지지 퍼레이드 준비했다. 294 00:37 21,802
91999 이슈 충주비행단 군인 사망사고 ( 청원 동의부탁) 232 00:23 16,588
91998 팁/유용/추천 🌙 굿잠 자기 전 스트레칭 모음🌃 259 00:22 9,251
91997 이슈 2024 드라마 연말결산 ☑️ 142 00:16 10,627
91996 이슈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2025 넷플릭스 대작 3편...twt 287 00:11 44,088
91995 이슈 주7일 배송이 과연 좋을까 407 00:07 29,270
91994 정보 네이버페이 1원+1원+1원+1원+1원+자동차보험 투표 2원🚘 125 00:01 8,617
91993 이슈 이명박 오늘 근황 387 01.01 42,981
91992 이슈 MBC <오늘N> 방송 코너 좋지아니한가 PD의 불쾌한 언행 740 01.01 51,121
91991 이슈 추억의 만화 아기와 나.jpg 154 01.01 26,956
91990 이슈 새해 첫곡은 모르겟고 그냥 자정되자마자 이 영상봤음 다들 무슨돈인지도 모르겠는 돈이 계속 들어오는 부자됩시다.twt 309 01.01 14,770
91989 이슈 윤석열과 이재명이 태극기 들었을때....gif 213 01.01 39,244
91988 유머 백종원피셜 실물로 보면 진짜 이쁘다는 여자 연예인.jpg 364 01.01 74,953
91987 이슈 대통령 놀이 제대로하는 최상목 293 01.01 46,826
91986 기사/뉴스 尹 언제 체포하나... 공수처 '평일이냐 주말이냐'... 2차, 3차 집행까지 고려 78 01.01 5,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