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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일본은 20년 걸렸다.... '돌봄 자살' 차단 압축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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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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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개호 63.5% 일본의 교훈…"돌보는 사람도 지원 대상"
복지부, '고립, 위기가구'·'돌봄·간병 부담' 자살예방 대책 마련
자살시도 등 위기정보로 고위험군 2만명 선별, 고립 유형별 기획발굴 나서

 

정부가 '노노(老老) 돌봄' 등 돌봄 부담으로 인해 자살 위기에 처한 고위험 가족을 하반기부터 집중 조사한다. 자살시도 등 위기정보를 활용해 자살 위험자를 우선 선별하고 고립 유형별 기획 발굴에도 나선다.

 

보건복지부는 11일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고립, 위기가구 자살예방 대책'과 '돌봄·간병 부담 자살예방 대책'을 보고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논의된 '9대 분야별 자살예방 대책'에 따라 마련됐다.

 

고령화·1인 가구 증가 등 사회 구조적 영향에 따라 개인과 가족의 고립 위기·돌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고위험군 발굴·지원과 더불어 자살 위험의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고립 예방 및 돌봄 부담 완화를 지원하고 대응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먼저 늙은 일본의 경고…노노개호 63.5%, 간병 관련 사망 486명

 

'노노 돌봄'의 비극은 한국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이 20년 넘게 씨름해 온 문제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2022년 국민생활기초조사에 따르면 동거 가족이 돌봄을 맡는 가구 가운데 돌보는 사람과 돌봄을 받는 사람이 모두 65세 이상인 '노노개호(老老介護)' 비율은 63.5%로, 3년 전(59.7%)보다 3.8%포인트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쪽 모두 75세 이상인 '초노노개호' 비율도 35.7%에 달했다.

 

비극적 결과도 누적되고 있다. 교도통신이 후생노동성 조사를 분석한 결과, 2006~2024년도에 가족·친족의 살인이나 학대로 사망한 65세 이상 고령자는 최소 486명으로 확인됐다. 그 배경에는 간병 피로와 함께, 주위에 상담하지 못한 채 고립되는 가정 내 돌봄 환경의 가혹함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대응은 크게 세 갈래로 전개돼 왔다. 첫째, 2000년 도입한 개호보험(介護保險)을 기반으로 고령자가 돌봄이 필요해져도 살던 지역과 집에서 존엄 있는 자립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의료·요양·예방·주거·생활지원을 기초지자체 단위에서 통합 제공하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구축했다. 둘째, 치매 가족 돌봄자를 정책 대상으로 명시했다. 후생노동성은 치매 당사자와 가족의 삶을 함께 지원하는 전문직용 가이드북을 마련해 가족 사정(assessment), 심신 건강 지원, 경제적 부담 완화, 돌봄자 교육과 '치매 카페' 운영까지 가족 지원 방법론을 체계화했다.

 

셋째, 돌봄자(케어러) 자체를 권리 주체로 규정하는 입법 흐름이다. 2020년 3월 사이타마현이 전국 최초로 '케어러 지원 조례'를 제정해 모든 케어러가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 실현을 목적으로 명시했고, 2023년 말 기준 19개 지자체가 유사 조례를 도입했다. 2024년 1월 시행된 인지증기본법(認知症基本法)에도 가족 지원이 명문화됐다. 사이타마현 케어러 지원계획은 "가족이 돌보는 것이 당연하다"는 뿌리 깊은 규범의식에서 벗어나, 모든 돌봄을 가족이 떠안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상부상조와 휴식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 확산으로 케어러를 지탱하는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험은 제도만으로 비극을 막기 어렵다는 교훈도 남겼다. 간병 살인 연구자들은 돌봄서비스 확충과 함께, 돌봄을 받는 사람뿐 아니라 돌보는 사람에 대해서도 전문적 사정을 실시해 돌봄자의 역량과 정신 상태를 확인하고, 우울 등 위기 징후가 보이면 신속히 정신의료로 연결하는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돌봄 부담의 조기 포착과 돌봄자의 마음건강, 즉 '두 번째 환자' 관점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현실은 일본의 궤적을 빠르게 뒤쫓고 있다. 일본보다 8년 늦은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도입했지만, 고령화 속도는 일본을 앞지른다. 보건복지부의 2025년 장기요양실태조사에 따르면 장기요양 수급자 가족의 절반 이상(51.6%)이 여전히 돌봄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했고, 재가급여 수급자의 독거가구 비율은 43.6%로 3년 전보다 3.4%포인트 늘었으며, 85세 이상 초고령 수급자 비율도 47.3%까지 상승했다. 재가 돌봄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고령의 배우자가 떠안고 있다.

 

일본이 개호보험–지역포괄케어–케어러 지원 입법으로 20년에 걸쳐 쌓아 온 단계를, 한국은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압축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정부 대책이 돌봄 시작 단계부터 가족의 마음건강을 조사하고 돌봄·간병 부담을 자살 원인으로 새롭게 분류하기로 한 것은, 일본이 비극을 겪은 뒤에야 도달한 '돌보는 사람도 지원 대상'이라는 관점을 제도 설계 초기에 반영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구체적인 대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돌봄 자살 위기' 고위험군 최대 72시간 긴급 돌봄 지원…돌봄 초기부터 마음건강 조사

 

치매 등 중증 질환이나 중증 장애 가족을 돌보던 중 가족이 자살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돌봄·간병 부담에 따른 자살은 고령 부부 사이의 간병, 중증 장애 자녀를 돌보던 부모 등에서 주로 발생했고, 장기간 홀로 돌보던 상황에서 자신도 중증 질병이나 우울증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에서 확인된 '노노개호'發 비극의 구조가 한국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정부는 '돌봄 자살위기' 가족을 우선 발굴·지원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사회보장 데이터를 활용해 중증 치매, 발달장애인 등을 돌보는 가족 중 돌봄 부담이 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고위험 가구를 집중 발굴·조사한다.

 

발굴된 고위험 가구에는 72시간 긴급돌봄 지원과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전문 상담을 우선 연계한다.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긴급돌봄 지원은 하루 3시간씩 24일 또는 하루 8시간씩 9일 등 이용자 필요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 가족의 복합적 위기 해소를 위한 통합사례관리에 나서며, 돌봄 필요자 중 자살 고위험군에게 통합돌봄 우선 연계로 돌봄 서비스를 신속히 지원한다.

 

이와 함께 돌봄 시작 단계부터 가족의 돌봄 부담과 마음건강을 조사해 자살 위험 신호 등을 조기 포착한다. 장기요양 및 장애인 등록 신청 시 가족 돌봄 환경을 함께 조사하고, 청년미래센터·발달장애인지원센터 등에서도 우울 선별검사를 지원한다. 정신건강 고위험군에게는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과 심리상담이용권을 연계·지원한다.

 

또 가족의 돌봄 부담을 더욱 완화한다. 장기요양 중증·치매 수급자의 방문요양 지원을 확대한다. 방문재활·영양지도·병원 동행 등 신규 서비스도 개발해 집에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위한 서비스를 현행 30종에서 60종까지 확대해 나간다.

 

가족 부담이 큰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통합돌봄 지원을 강화하고, 성인 주간활동서비스 확대 및 발달장애인 돌봄 공백 대응을 위한 긴급돌봄 서비스도 지속 지원한다. 치매나 발달장애처럼 고난도 돌봄이 필요한 경우 가족에게 단계별 돌봄 정보와 경험을 전수하고 상담과 교육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농어촌 등 돌봄 기반 시설이 취약한 인구감소지역은 돌봄서비스 수요·공급 현황 실태를 분석해 공공기반 시설을 활용한 서비스 제공 기반 강화 방안을 마련한다.

 

가족 돌봄자의 휴식과 소진 예방도 지원한다. 중증·치매 수급자 가족이 휴식을 통해 회복할 수 있도록 가족 휴가제 이용을 활성화하고, 주야간보호기관 등 관련 기반 시설을 확대한다. 발달장애인 가족 휴식 지원 대상도 넓힌다.

 

가족의 돌봄·간병 때문에 실직하는 일이 없도록 가족돌봄휴가·휴직제도 개선을 검토한다. 위탁가정·사실혼 등 휴가·휴직 사용 대상을 확대하는 등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밖에 간병비 등 경제적 부담을 덜고자 내년 상반기부터 요양병원 간병비 본인부담을 경감하고 긴급복지 대상 생계지원금을 인상할 예정이다. 가족돌봄청년의 자기돌봄비 지원 방안 개선 연구도 착수한다. 치매·발달장애 가족 돌봄자 실태조사와 함께 돌봄·간병 부담을 자살 원인으로 새롭게 분류하고 자살 가족의 돌봄 부담을 분석한 기초 자료도 구축한다.

 

자살시도 등 위기정보 활용해 자살위험자 우선 선별…고립 유형별 기획발굴 추진

 

정부는 고립의 위기신호를 포착해 자살 고위험군 발굴에 나선다. 고독사 위기대응 시스템에 연계되는 자해·자살시도 등 위기정보를 활용해 자살 위험자를 우선 선별하고 여러 고립 유형별로 기획 발굴을 추진한다. 이는 약 2만명으로 추정되며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에는 자살 관련성이 큰 과다 채무, 불법사금융 피해 등 금융위기 정보를 12월까지 연계한다. 특히 심각한 금융위기 가구는 복지 서비스를 신속히 연계할 수 있도록 금융관계기관과 지방정부 간 서비스 의뢰 체계를 확대한다.

 

방문 상담 활성화를 위한 생활물품 꾸러미(희망드림꾸러미)를 지원하고, 복지위기 알림 앱으로 신고된 내용에 자살 관련 표현이 있으면 24시간 긴급 상담을 지원한다.

 

저소득층 자살 예방을 위한 경제적 지원도 강화한다. 긴급복지는 자살 고위험군이면 현장 확인을 생략해 신속히 지원하고, 읍면동 현장 재량으로 소액을 우선 지원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향후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도 개선해 경제위기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자살 전이 차단을 위한 고립 예방 연결과 서비스도 지원한다. 자살 위험이 높은 고립·은둔청년에게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청년미래센터를 9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

 

고독사 비중이 높은 50~60대 남성 등 중장년에게는 관계 개선, 건강 관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고 중장년 특화 정책을 개발한다. 취약 노인 보호를 위해 소득이 낮을수록 더 지원하는 구조로 기초연금을 개편하고 노인일자리 확대를 추진한다.

 

외로움 비중이 높고 일상적인 가사 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1인 가구에는 관계, 돌봄, 소비 등 생활영역별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한부모가족 중 자살 위험에 노출된 경우 가족센터, 한부모시설 등을 통해 긴급심리상담을 지원한다.

 

북향민의 생활·경제·건강·고립 등 실태조사를 8월까지 실시해 선정된 자살 고위험군을 집중 관리할 예정이다. 고령화, 독거 등으로 고독사 위험이 있는 국가유공자 대상 인공지능(AI) 안부확인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AI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다양한 위기 정보를 통합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위기가구 통합 발굴 플랫폼' 구축을 검토한다.

 

정은경 장관은 "정부는 보다 두터운 사회안전매트를 구축해 사회적 고립과 돌봄 부담이 자살로 연결되는 고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것"이라며 "국민 중 단 한 분도 소외되지 않고 필요한 복지 서비스로 신속히 연계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https://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87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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