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민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의 일환으로 '담뱃세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듭 제기됐다. 증세에 대한 찬반을 떠나 흡연율 저감과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관련 논의를 본격화하자는 제안이다. 독일 정부도 재정 확보라는 목표 아래에 담뱃값 인상을 단행했다.
12일 정부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금흐름 기준 건강보험 수입은 22조 4416억 원, 지출은 26조 3405억 원으로 3조 8989억 원의 당기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30조 2217억 원이던 누적 수지는 올해 1분기 기준 26조 3228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미 보건복지부는 2024년 '제2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을 세울 때 2026년 건강보험 당기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도 올해 당기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뒤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두고 담뱃값, 즉 '담뱃세'를 단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국내 담뱃값은 2015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른 뒤 추가 인상 없이 유지되고 있다. 그사이 물가와 국민소득이 꾸준히 올라, 담뱃값의 실질 가격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담뱃값(4500원) 가운데 담뱃세는 3300원으로 담배소비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개별소비세 등으로 구분돼 지방자치단체의 보건복지 사업 등에 쓰이고 있다. 하루에 궐련을 반갑 태운다면, 연간 60만 원가량을 세금으로 내는 꼴이다. 담뱃세는 연간 11조~12조 원가량 걷히고 있다.
정부도 올 초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담뱃값을 OECD 평균 수준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세제 개편안에 담뱃세 인상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소비자물가 상승 상황과 국민 여론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연 학계는 2030년까지 정부가 담뱃값을 1만 원(OECD 평균 9869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른 담뱃세 추가 징수 역시 필연적이다. 영국·호주·캐나다 등 주요국은 이미 1년 단위의 정기적 세율 조정을 통해 담뱃세의 주목적과 실질 가치를 보전하고 있다.
독일 연방 재무부도 한 갑당 4유로 수준인 담뱃세를 오는 2030년까지 6.19유로로 단계적으로 올릴 방침이다. 이로써 9유로(1만 5000원) 안팎인 담뱃값 평균 가격은 11.78유로(약 2만 원)로 인상된다. 이런 결단을 내린 데에는 재정 적자가 있다.
말레이시아의 싱크탱크인 시장교육센터(Center for Market Education, CME)는 정책 보고서를 통해 "담뱃값을 2030년까지 1만 원으로 단계적 인상한다면 3조 5800억 원의 건강보험 재원이 확보될 수 있다"며 "매년 자동으로 담뱃세가 인상되는 장치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담뱃값 인상에 따라 징수될 담뱃세는 흡연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비흡연자가 병원에 갈 일은 적지 않겠느냐"면서 "국민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성 확보와 사회적 활용 측면에서 담뱃값 인상, 담뱃세 추가 징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지역필수공공의료 확충 필요성과 국민건강보험의 사회적 역할을 고려했을 때 담뱃값 인상과 담배규제정책 보완에 대한 논의는 시급하다"며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해 대중의 지지기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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