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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50년만에 최악 가뭄, 태풍이라도 왔으면" 애타는 영남 농심.... 12일부터 영남 곳곳 비 예보…해갈에는 역부족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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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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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저수율 25.4%·경산 운문댐 25%대…살수차까지 투입
12일부터 영남 곳곳 비 예보…해갈에는 역부족 전망

 

"50년을 농사만 지었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에요."


11일 찾은 경남 밀양시 초동면 봉황리 와지마을. 마을 이장 서정찬 씨(69)는 메말라 가는 논을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논은 벼 포기 사이에 물기가 사라졌고 바싹 마른 바닥은 곳곳이 쩍쩍 갈라져 있었다.

 

인근 와지저수지도 바닥을 드러냈다. 물은 저수지 한가운데에만 남아 있었고 물이 빠진 자리에는 메마른 흙과 자갈이 넓게 드러나 있었다.

 

이날 와지저수지 저수율은 4.6%로 평년(65.0%)의 7.0%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달 24일 27.9%에서 18일 만에 23.3%포인트(p) 떨어졌다.

 

서 씨는 "저수지에 물도 없어 보름째 논에 물을 대지 못하고 있다"며 "태풍이라도 가까이 오면 비가 조금이라도 내리지 않을까 싶어 일기예보만 들여다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저수지에서 약 2㎞ 떨어진 황대앞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논바닥은 거북이 등처럼 갈라졌고 일부 벼는 잎끝부터 누렇게 말라가고 있었다.

 

이곳에서 벼농사를 짓는 박해열 씨(76)는 "물을 제대로 못 댄 지 한 달이 다 돼간다"며 "저수지에서 멀수록 물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논 태반이 이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풍이라도 와서 한 번 크게 뿌려주면 좋겠는데 이대로라면 올해 농사는 끝나게 생겼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남에 인접한 대구 경북도 상황은 마찬가지.

 

경북 경산에서 농사를 짓는 이 모 씨(60대)는 "국민학교 때부터 논농사를 지었는데 이렇게 가뭄이 심한 적은 처음"이라며 "한 달째 논바닥이 바짝 말라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2~3일에 한 번씩 위에서 아래로 물을 내려보내지만, 위쪽 논에도 물이 부족해 아래까지 내려오지 않는다"며 "맨 아래쪽에 있는 우리는 물 구경도 못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살수차까지 동원됐지만 바짝 마른 논을 적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한 농가의 논에 8톤 살수차가 세 차례 물을 공급했지만, 가장자리에만 물기가 남았을 뿐 안쪽은 여전히 말라 있었다.

 

농민 A 씨(60대)는 "흙이 너무 건조해 가장자리에서 물을 다 빨아들이는 것 같다"며 "세 번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10번은 더 넣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8월은 벼가 이삭을 내는 출수기가 시작돼 물 공급이 중요한 시기다. 이때 물이 부족하면 벼 생육과 이삭 형성에 차질이 생겨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지자체들도 살수차 등을 동원해 긴급 용수 공급에 나섰다. 밀양에는 산림청이 지원한 산불 진화 차량 22대와 살수차 등이 투입됐고, 경산시는 살수차 7대를 임차해 피해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농업용수 가뭄 '심각' 상태인 밀양의 저수지 40곳 평균 저수율은 25.4%로 평년(73.5%)의 34.5% 수준이다.

 

농업용수 부족이 심해지면서 대부분 지역에서는 저수량과 용수 여건에 따라 격일 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제한 급수가 이뤄지고 있다.

 

경산의 올해 누적 강수량도 396㎜로 평년의 57% 수준에 그쳤다. 지역 상수원인 운문댐 저수율은 25%대로 떨어져 가뭄 최고 단계인 '심각' 상태다.

 

농민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비는 12일부터 영남 곳곳에 내릴 전망이다.

 

경북 북부 동해안과 북동 산지에는 12~13일 20~60㎜, 남부 동해안에는 10~40㎜의 비가 예보됐다. 13일 대구와 경북 내륙에는 5~40㎜의 소나기가 예상된다.

부산과 울산, 경남 남해안과 동부 내륙에도 13~14일 10~40㎜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하지만 이 정도 비만으로 가뭄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현재 가뭄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100~200㎜가량의 비가 더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9월까지 강수량도 평년보다 대체로 적을 것으로 전망돼 가뭄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로 우리나라 부근에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되면서 기온 변동성이 크고, 9월까지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가능성이 있다"며 "10월부터는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남동쪽에 고기압성 순환이 발달하면서 강수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https://www.news1.kr/local/busan-gyeongnam/625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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