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oo

“7명 중 6명 관둬”… 의사 이어 간호사도 산과·소아과 기피

무명의 더쿠 | 08-12 | 조회 수 1726

경기 평택시 한 산부인과는 최근 간호사를 채용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입사한 신규 간호사 7명 중 6명이 그만뒀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도 채용 공고를 냈지만, 한 달 동안 이력서가 단 한 장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관리 업무를 하던 간호과장 강모(55)씨까지 최근 분만실 근무에 투입됐다. 강씨는 “신규 간호사들이 잇따라 그만두면서 남은 사람들의 담당 환자와 업무량이 두 배 넘게 늘었다”며 “우리끼리는 ‘이러다 진짜 죽겠다’는 말을 할 정도”라고 했다.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들 사이에서도 산과·소아과 등 필수의료 분야를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채용 공고를 올려도 지원자가 거의 없고, 어렵게 신규 간호사를 뽑아도 몇 달 만에 그만두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산과·소아과 간호사의 경우 환자·보호자와 밀착해 민원과 감정노동을 직접 감당하고 야간 교대근무까지 해야 하는 반면 보상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분만실과 소아 병동은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며 환자 상태를 관찰하고 응급 상황에 즉각 대응할 간호 인력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의사가 있어도 간호사 근무조를 꾸리지 못하면 병상을 줄이거나 진료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

경기 남부의 한 산부인과에서는 최근 1년 사이 간호사 4명이 퇴사했다. 병원 측은 “사람을 구하려고 인맥을 총동원해 알아보고 있지만 분만실에서 바로 일할 수 있는 경력 지원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성윤 대한분만병의원협회 의무이사도 “우리 병원 분만실 수간호사가 퇴직한 뒤 두 달째 후임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남은 간호사들이 2교대로 야간 근무를 이어가는 상황”이라고 했다.

소아과도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경남 거제시의 한 소아청소년과의원은 2년 넘게 간호사 상시 채용 공고를 내고 있지만 지금까지 지원자는 10명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8명은 면접까지 본 후 결국 일하지 않겠다고 했다. 병원간호사회의 ‘병원 간호 인력 배치 현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일반 병원 분만실의 병상 10개당 간호사는 2023년 14.5명에서 2024년 13.0명, 2025년 12.5명으로 2년 연속 줄었다. 신생아실 간호사도 2023년 4.8명에서 지난해 4.5명으로 감소했다.

간호사들이 특히 산부인과나 소아과를 꺼리는 것은 다른 분야에 비해 업무 강도가 세고 법적 부담 등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소아는 혈관이 매우 가늘어 정맥 주사 처치 등이 고난도에 속한다.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하면 보호자로부터 “우리 애가 마루타냐”, “간호사 바꿔라” 등 거센 항의와 폭언을 듣는 일이 흔하다고 한다. 산과의 경우에는 갑작스러운 분만으로 24시간 언제든 응급 상황이 터질 수 있어 일·생활 균형을 챙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산모의 출혈이나 신생아의 상태 악화는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조그만 처치 실수나 관찰 미흡도 치명적 사고로 이어져 법적·심리적 책임 부담이 크다. 강씨는 “신생아 감염 예방을 위해 조부모 면회를 제한하면 ‘왜 안 되느냐’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며 “산모에게 의학적 분만 방식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에서도 간호사가 최전선에서 감정 노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업무 강도와 법적 부담은 강하지만 임금이나 수당은 다른 과와 별 차이가 없다는 점도 주요 기피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 노원구의 한 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A씨는 “간호사 한 명이 하루 20명이 넘는 외래 환자를 담당한다”며 “아침부터 밤 11시까지 이어지는 근무 환경 때문에 (소아과는) 간호사들 사이에서 기피 대상”이라고 했다. 지역 병원 초임 간호사 연봉이 과를 불문하고 대부분 3000~4000만원대에 형성된 가운데, 필수의료과라고 해서 별도 수당을 더 받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진료 과목의 경우 업무 특성상 신규 간호사를 채용해도 독립적으로 업무를 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숙련 간호사가 퇴직하면 그 공백을 남은 간호사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되면서 업무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성윤 대한분만병의원협회 의무이사는 “필수의료 인프라를 유지하려면 의사 뿐만 아니라 숙련 간호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병원 재정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보상을 늘리려면 정부가 채용 인센티브 등 지원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https://v.daum.net/v/20260812004539909

 

[주의] 이 글을 신고합니다.

  • 댓글 24
목록
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 [❤️‍🩹영화 이벤트] 소원을 이뤄드립니다 <옵세션> 막차나잇 시사회 초대 이벤트 96
  • [🚨필독🚨] 로그인 보안 강화📢시크릿모드 사용자들 필독 (사용안함 옵션 추가)📢
  •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 ◤더쿠 이용 규칙◢ [260812 기사뉴스 저작권법 침해 강력 제재]
  •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1
  •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6
  •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42
  •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3
  • ◤스퀘어 공지◢ [260812 기사뉴스 저작권법 침해 강력 제재] 1236
  • 모든 공지 확인하기()
    • ‘탱크데이’ 후폭풍 맞은 스타벅스, 27년 만에 첫 분기 적자…477억 빠져
    • 19:43
    • 조회 215
    • 기사/뉴스
    8
    • 역사강사 배기성, 하영 증조부 친일 논란에 “33세면 알 거 다 알아”
    • 19:42
    • 조회 530
    • 기사/뉴스
    11
    • 피의 게임 제작자가 생각하는 페미 비혼 여성의 최후(?)
    • 19:41
    • 조회 890
    • 이슈
    13
    • 갑자기 생리 새는 느낌에 부랴부랴 화장실에서 응급처치를 하는데 엄청 큰 ㅁㅁㅁㅁ가 등장하여...twt
    • 19:41
    • 조회 871
    • 이슈
    3
    • 콘서트에서 팬한테 욕해주는 에스파 지젤.twt
    • 19:40
    • 조회 267
    • 이슈
    1
    • 톰 홀랜드 젠데이아 키차이썰ㅋㅋㅋㅋㅋㅋㅋㅋ
    • 19:40
    • 조회 1066
    • 이슈
    9
    • 지나가던 중국인 : 한국문명의 역사적 지위는 당현종이 중원과 비슷하다고 극찬을 한 수준
    • 19:39
    • 조회 476
    • 유머
    • “학교 안 보내요” 외조모 한마디에…죽음 내몰린 교회 11살의 고립
    • 19:38
    • 조회 413
    • 기사/뉴스
    7
    • 나 금방 스파이더걸 본거같은데?
    • 19:37
    • 조회 243
    • 유머
    • 시현하다에서 여권사진 찍은 엔조이커플 쌍둥이 강단 남매👶
    • 19:37
    • 조회 1139
    • 이슈
    8
    • 동원F&B, BTS 진과 동원참치 캠페인…글로벌 마케팅 확대
    • 19:37
    • 조회 152
    • 기사/뉴스
    2
    • 유영우- 그 눈을 떠 (뮤지컬 웃는 남자)
    • 19:37
    • 조회 128
    • 이슈
    • #Shut_The_Door Challenge with #프로미스나인 #박지원 님🚪
    • 19:36
    • 조회 57
    • 이슈
    2
    • <이누야샤: 시대를 초월한 마음> 국내 공식 포스터
    • 19:34
    • 조회 584
    • 이슈
    4
    • 와 헴들 이거 봐요 스타일링의 중요성
    • 19:32
    • 조회 2518
    • 이슈
    18
    • 싱글들 도발하는 대만 차이잉원 전 총통
    • 19:31
    • 조회 572
    • 이슈
    2
    • NOWZ (나우즈) 'Achilles' Stage @ 오션월드 블루 스플래시
    • 19:31
    • 조회 41
    • 이슈
    • 사실 넌 아빠가 낳지 않았어
    • 19:30
    • 조회 2094
    • 유머
    13
    • 화보 찍은듯한 뉴진스 해린.jpg
    • 19:30
    • 조회 3174
    • 이슈
    46
    • 예나 X 에이티즈 성화 캐치캐치 챌린지
    • 19:30
    • 조회 211
    • 이슈
    3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