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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길고양이, 돌봄 시민 혐오를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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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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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은 가족'이라 적은 은평구

2026년 7월 기준 서울 은평구 누적 동물등록 수는 총 35,791마리로 서울시 자치구 중에서 평균을 훨씬 웃도는 상위권이다(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등록현황). 법적 의무 등록 대상 반려견이 35,010마리, 자율 등록 대상 반려묘가 781마리이다. 등록 의무가 없는 고양이의 경우 실제 양육 고양이 수는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이미지 : 픽사베이

 

은평구는 2021년 3월 기존 일자리경제과 동물보호팀을 가족정책과 소속으로 바꾸고, 명칭도 반려동물팀으로 명명했다. 여성복지, 아동친화, 아동보호 등 인간 가족을 돌보는 부서와 같은 소속으로, '반려동물은 가족'이라는 개념을 직제에 반영한 것이다. 2025년 동물복지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 조례안을 통해 재개발 정비구역 확대에 따른 길고양이 생태통로 설치에 이른다.

 

파악되지 않는 서식 실태, 커지는 갈등

정작 은평구의 길고양이 서식 실태는 명확하게 파악된 것이 없다. 영역 중심 동물의 특성상 독립 개체수를 전수조사하기 어렵다. 대신, 2년 주기 서울시 '길고양이 서식현황 모니터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길고양이는 약 9만 마리 수준으로, 중성화(TNR) 수술 누적 효과에 힘입어 길 위 새끼 고양이 비율이 과거 40%대에서 10%대까지 떨어지는 등 10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은평구는 타 자치구에 비해 길고양이 체감 개체수나 이동 변동이 큰 편이다. 대규모 재개발로 공공 구역에서 밀려나거나 유기된 고양이들과, 그곳 기존 서식지가 파괴된 개체들이 밀집하고, 주변 북한산 국립공원 및 앵봉산 등 산악 녹지 환경으로부터 야생성 강한 고양이 유입도 많다. 은평구청 중성화 지원 사업도 매년 약 700마리 규모에 이른다.

그만큼 길고양이를 둘러싼 민원과 갈등이 만만치 않다. 인근 마포구나 서대문구에 비하여 길고양이 무료 급식소나 돌봄 시민의 활동도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구산동 주민센터 장애인주차구역 옆 마지막 무료 급식소도 2025년 완전 철거했다.

 

밥 한 끼에 '경호'가 필요했던 이유

얼마 전, 철거된 바로 그 급식소 앞에서 쓰레기를 뒤지는 굶주린 길고양이를 맞닥뜨렸다. 활동지원사 선생님의 손을 빌려 전동스쿠터에 늘 갖고 다니던 캔과 사료를 주었다. 얼마나 못 먹은 건지 5인분 식사를 몇 분 사이에 깨끗이 비웠다. 활동지원사께서 먹이를 주는 동안 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보초를 서야만 했다. 행여나 사람들이 뭐라 할까 눈길도 피하며 급식 자리도 몇 번이나 깔끔히 치워야 했다. 탐조 유튜버 ‘새덕후'(김어진)가 주장한 '고양이 살처분' 영상 때문이었다.

 

AI 이미지 생성

 

목발 짚은 장애인 친구 옆에 있으면 쓰레기를 던지면서 쌍욕을 하는 사람들은 없었는데, 여성 혼자 길고양이 밥이라도 챙겨 주려면 온갖 테러와 혐오를 견뎌야 했고 결국에는 아무도 없는 한밤중에 몰래 급식해야만 했다. 그러다 주변에 돌봄 시민들이 하나둘 늘어나자 그녀는 겨우 마스크를 벗고 해가 있을 때 길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 ‘살처분’ 영상으로 말미암아 나에게까지 급식 경호를 요청하게 되었다.

 

전문가를 가장한 선동이 만드는 혐오

그 유튜버는 조류전문학자도 아니고 생태학자도 아니었다. 영상을 통한 그의 주장은 몇몇 언론을 통해 증폭되고 포장되어 아주 권위 높은 전문가의 논리적인 식견이 되었다. 문제는 그런 선동이 실제로 길고양이를 돌보는 여성 시민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과 테러로 작용하는 혐오범죄를 현실로 야기한다는 사실이다.

영상은 고립된 섬 생태계의 고양이 새 사냥을 보여주면서도, 그 주장은 도시의 길고양이와 돌봄 시민, 특히 여성들에 대한 혐오와 반감을 은근히, 그것도 오랫동안 깔아대고 있다. 그 영상을 계기로 터져나온 돌봄 시민 여성에 대한 비난 기사들이 그 혐오 선동의 효과를 방증한다.

일부 무분별한 급식이 문제라면, 합당한 교육이 필요한 것이지 그 사람에 대한 반감을 선동할 일이 아니다. 그가 정말 모든 생명을 동등하게 사랑한다면, 길고양이 포획과 살처분을 주장하기 전에 고양이를 유기하는 사람들을 먼저 강하게 처벌할 것을 주장해야 하지 않을까?

 

돌봄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것

대부분 혐오와 차별을 일삼는 이들은 전문가를 가장한 과도한 일반화의 화법으로 종(種) 전체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대중에게 심어 놓고, 정작 본인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할 때가 많다. 자신이 퍼뜨린 비과학적인 혐오의 전염 효과는 전혀 책임지지 않는다.

구조된 고양이들의 입양률조차 30%를 밑도는 상황에서 이미 상당수가 안락사를 당하고 있으며, 이 폭염에 길고양이들은 사라지고 있다. 도시 길고양이가 이렇게 잔인하게 사라지면 새들의 천국이 되는가? 돌봄 시민이 사라지면 아파트 단지에 홀로 쓰러진 어르신을 발견하고 신고할 시민도 사라지지 않을까?

 

https://www.e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4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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