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국립대 전액 장학금 얘기가 나오니까 친구들이 부쩍 얘기를 많이 해요. 그래도 저는 ‘인서울’ 대학과 지방국립대 동시에 합격하면 ‘인서울’할 것 같아요.”
경기도의 한 인문계고 3학년에 재학중인 장아무개 학생은 11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교육부가 ‘지역 균형 장학금’ 도입 계획을 밝힌 뒤 “친구들 사이에서 지방 국립대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며 “애초에 지방 국립대를 생각했던 친구들은 지원자가 몰려 합격선이 올라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서울’ 대학과 지방 국립대에 동시에 합격한다면 자신은 전액 장학금을 받아도 서울을 택하겠다고 했다. “어차피 졸업을 해도 일자리가 많은 수도권에 와야하니까 서울에서 자리를 잡겠다”는 것이다.
수능을 100여일 앞두고 다음달 7일부터 2027학년도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가운데 지방국립대의 ‘등록금 0원’은 당장 대학을 골라야 하는 고3들에게 새로운 변수가 됐다. 교육부는 지난 5일 업무보고에서 내년부터 전국 30곳의 지방 국립대 신입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청년들이 지방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지만 수도권 학생들의 ‘인서울’ 선호를 뒤집기보다는 지역 대학 간 선택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등록금 부담이 있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기대감이 엿보였다. 고2 자녀를 둔 경기도의 한 학부모는“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잘 되는 시절은 끝났다”며 “지역국립대에 어떤 유망한 학과가 있는지 정보가 공유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입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학부모도 “지역인재 혜택을 활용해 지역 공기업 등에 취업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학생들은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어차피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다 서울로 올라가고 싶어할 것” “이미 지거국(지방거점국립대학교)은 국가장학금때문에 등록금을 거의 안내고 다니는 학생들이 많아서 영향이 없을 것” 등의 의견을 표했다.
수도권의 진학 담당 교사들은 장학금만으로 당장 학생들의 선택이 크게 달라지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재영 서울 면목고 교사는 “지방 국립대를 한번 더 권할 수 있는 요인은 되겠지만 학생들이 지역 대학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졸업 뒤 취업과 진로에 대한 불안”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진 경기도 동국대사범대학부속영석고 교사 역시 “지방 국립대는 지금도 수도권 사립대의 절반 정도로 저렴하지만 학생들의 선호를 바꾸지 못했다”고 짚었다.
(...)
한겨레 박정연 기자
https://naver.me/50B9G1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