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11-2부(재판장 박선영)는 지난달 24일 9세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친모 A씨의 항소심 재판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A씨와 검사 측의 항소는 모두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남편의 넥타이로 아들 B군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판결문에 따르면 우울증 증세가 있던 A씨는 지난해 1월 병원에서 사구체신염을 진단받았다. A씨는 인터넷에 이 질환을 검색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나빠지는 불치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B군이 혈뇨를 하는 등 자신과 같은 증세를 보이고 신장 건강 이상으로 여러 병원을 다니며 “나는 건강하지 않다. 죽고 싶다”고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고는 B군이 자신의 사구체신염을 물려받았다는 생각에 빠졌다.
A씨는 지난해 6월 집 거실 소파에 앉아 게임기로 게임을 하고 있는 B군을 보자, 순간적으로 ‘더 이상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사구체신염은 신장에서 노폐물을 걸러내는 사구체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뜻한다. 이 질환은 유전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감염 등 후천적 요인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하고 아동관련기관 10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범행에 취약한 어린 피해자가 자신이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던 친모에 의해 생을 마감했다”며 “이러한 반인륜적 범행은 그 죄책이 더욱 무겁고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1심 재판부는 정신감정 및 심리평가 결과 등에 따라 A씨가 우울장애 때문에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법률상 감경은 하지 않았다. A씨가 자신과 B군이 사구체신염을 정확히 진단받지 않았음에도 비관에 빠져 남편과 시누이의 우울증 치료 권유를 무시하다가 범행을 저지르게 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A씨가 범행 직후 자수한 점, 범행 일체를 시인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A씨는 1심이 심신미약으로 법률상 감경을 하지 않아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검사는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법률상 감경을 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법원의 재량”이라며 “A씨와 검사의 주장은 이미 원심의 변론과정에서 나왔거나 원심이 형을 정하는 데 충분히 참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543635?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