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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대책 나오자마자 이사 가래요” 청천벽력…전세난민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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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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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생후 14개월 된 자녀를 키우는 A씨(30)는 지난 7일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집주인으로부터 청천벽력같은 통보를 받았다. 고령에 다주택자인 집주인이 “이젠 세금이 걱정된다”며 A씨가 세 든 집을 처분하겠다고 했다. 집주인은 A씨의 사정을 고려해 “일단은 거주하되, 정 재계약을 원하면 ‘집이 팔릴 시 곧바로 이사한다’는 특약을 넣겠다”고 말했다. A씨는 “온라인 검색을 해 보니 세 식구가 입주할 만한 전·월세 물건은 보이지 않는다”며 “최악의 경우엔 장모님 댁에 아이와 처를 우선 보내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전·월세 주는 다주택자 임대시장 이탈…보증금도↑

 

재정경제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이 강화된다. 사진은 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의 모습. 뉴스1.
재정경제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이 강화된다. 사진은 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의 모습. 뉴스1.


지난해부터 시작된 부동산 실거주 강화 대책에 8·3 세제개편안까지 발표되며 전·월세 불안이 커지고 있다. 계약기간 만료와 함께 세입자들에게 퇴거 통보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다. 전·월세를 공급하는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커지며 임대 매물을 철회하고 주택을 매도하거나, 보증금·월세를 올리는 식으로 임차인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이번 세제개편안엔 다주택자의 양도세를 중과하되 빨리 팔수록 부담을 완화해주는 방안이 담겼기 때문이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이로 인해 전세를 계속 놓더라도 전·월세 보증금을 법정 한도까지 올려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B씨(43)는 최근 집주인에게서 전세 보증금을 2500만원 올려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보증금 인상 한도(5%)를 요구받았다. B씨는 유치원생인 두 자녀를 데리고 집주인을 찾아가 “이번만 봐줄 수 없겠느냐”는 취지로 읍소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B씨는 “요즘 같이 전세가 귀한 때에 이 정도도 안 올려받는 사람이 어딨겠냐는 답만 돌아왔다”며 “보증금 5억원을 초과하면 신생아특례 버팀목 전세자금대출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럴 줄 알았으면 빚을 더 내서라도 진작 집을 살 걸 후회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B씨 가족은 결국 준공 40년이 다 돼가는 빌라로 이주하기로 결정했다.

수도권 전·월세 가격은 정부 대책 발표 이전부터 이미 계속 상승하는 추세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수도권 아파트·연립·단독주택의 전·월세 가격을 나타내는 ‘주택종합 전·월세통합지수’는 102.55(2026년 1월=100.0 기준)로 지난해 같은 달(98.12) 보다 4.5% 올랐다. 재작년 대비 지난해 상승률(2.1%)보다 전·월세 가격이 2배 이상 가파르게 뛰었다. 지난 6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세 역시 작년 같은 달 대비 5.7% 올랐다.
 

비거주 1주택자도 “임대 접는다”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월세 상담 안내가 붙어 있는 모습. 뉴스1.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월세 상담 안내가 붙어 있는 모습. 뉴스1.


8·3 세제개편안에 포함된 ‘비(非)거주 1주택 과세 강화’ 방침의 영향도 감지된다. 개편안에 따르면 같은 현행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원의 기본공제를 적용받지만, 앞으로는 9억원으로 3억원 하향된다.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이 2028년부터 80%까지 올라 종부세가 더 늘어날 상황이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역시 ‘장기 보유’보단 ‘장기 거주’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C씨(66·여)는 “은퇴 후 서울 집은 전세를 주고 지방으로 내려갈 생각이었지만 비거주 1주택도 종부세가 늘어난다 해 마음을 접었다”며 “내려갈 집까지 봐뒀지만, 마땅한 수입이 없는 터라 당분간은 서울에 실거주하면서 거주 기간을 늘리는 게 이득일 것 같다”고 말했다.

갭투자로 집을 매매했던 임대인이 자가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2024년 서울 노원구 아파트를 매수한 D씨(34)는 당초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면서 전세를 주고 있었지만 곧 직접 입주하기로 했다. D씨는 “이미 6·27 대책 이후 전세퇴거자금대출이 1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이 커진 와중이었다”며 “비거주 1주택에 대한 페널티가 더 명확해진 마당에 전세를 줄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전·월세 불안에 2030 매수행렬 동참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점점 커지는 전·월세 불안이 가뜩이나 차오른 무주택 청년층의 매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이미 올해 1~6월 20대를 포함해 30대 이하가 매수한 주택은 전국적으로 12만4059호에 달한다. 전년 같은 기간(9만8999호)보다 25.3% 오른 수치다. 재작년보단 49.4% 늘었다.

생애 최초로 규제 한도(6억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기회가 남아있는 데다, 주택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걸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포모(FOMO·소외공포)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5월 결혼한 엄모(31·여)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엄씨는 결혼 전 양가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 서울 중랑구의 아파트 매매 계약을 했다. 부부 합산 3억원까지는 결혼 공제가 된다는 점에 착안해 2억원의 증여를 받았다. 엄씨는 “전세로 살면서 차근차근 모을까도 생각했지만, 집값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겠다는 불안이 커 매수를 앞당기게 됐다”고 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는 시장에서 전·월세 주택을 공급하는 주체이기도 하다”며 “이들의 역할과 공급을 일률적으로 없애려 하면 결국 고용 접근성을 중시해 도심에 살아야 하는 청장년 임차 가구가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543433?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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