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하영(안하영)에게 ‘4대째 의사 집안’은 단순한 가족사가 아니었다. 증조부에 대해서는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는 못했다”고 했지만 “당연히 자랑스럽다”고 했다. 의료계 가족에게서 얻은 경험은 대표작의 오디션과 연기에 활용했고, 이후 홍보와 예능 콘텐츠가 됐다. 결국 증조부의 친일 행적이 알려지면서 가족사 전체가 검증대에 올랐다.
하영은 지난해 1월 자신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공개를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처음 의료계 집안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풀어놨다. 당시 그는 증조부에 대해 “한양 안에 첫 양방을 개업하신 의사셨다고 들었다”며 “자세한 이야기를 많이 듣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의 의료계 이력을 두고는 “너무 감사한 일이다. 당연히 자랑스럽다. 제가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의사 집안은 실제 연기의 자산이기도 했다. 하영은 부모가 일하던 병원에서 청소 등 일을 하며 의료진을 관찰했다고 전했다. 그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한 병원 직원들의 모습을 오디션 연기에 반영했다며 “감사하게도 감독님이 좋게 봐주셨고, 나름 괜찮은 전략이었다”고 했다.‘중증외상센터’를 연출한 이도윤 감독도 하영의 의료계 가정 배경을 언급했다. 그는 “하영의 집안이 의료계 쪽으로 촬영 현장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하영은 촬영 과정에서도 의사 가족에게 의학 용어와 수술실에서 간호사가 서는 위치 등을 물었다고 한다.
작품이 흥행한 뒤 하영의 ‘의사 집안’은 방송 소재로 확대됐다. 지난해 5월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편스토랑’에서는 하영의 아버지와 언니가 의사이고, 어머니가 간호학을 전공했다는 가족사를 조명했다.
본가의 생활상까지 콘텐츠가 됐다. 하영은 본가에 용도별 냉장고가 총 5개가 있다면서 냉장고 식재료를 챙겨도 “아무도 모른다”며 “안 먹어서 맨날 썩는다”고 했다. 고기를 두고도 자신이 가져가지 않으면 집에서 썩는다고 했다.그렇게 구축된 가족사는 올해 새 작품 홍보 과정에서도 다시 등장했다.
지난 6일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홍보를 위해 공개된 콘텐츠에서는 유병재가 가족의 의사 이력을 묻자 하영은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부터 의사를 하셨다고 들었다”며 증조부가 한양에서 양의학으로 개업한 의사였다는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친언니가 내과 의사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다음 날인 7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도 가족사가 또 등장했다. 이번에는 “증조부께서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는 설명까지 했다. ‘자세히 듣지 못했다’던 증조부의 이야기가 1년여 동안 ‘4대 의사 집안’을 상징하는 일화로 반복된 셈이다.
하영의 반복적인 가족사 언급에 그의 증조부 친일 행적이 ‘파묘’됐다. 안상호가 1916년 반민족행위 단체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그밖의 다른 친일 행적 또한 조명되며 논란이 확산됐다. 하영의 조부가 인권탄압이 있었던 소록도에서 근무한 사실을 소속사가 직접 밝히면서 이 또한 도마에 올랐다.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처음엔 친일 논란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다가 하루 만인 11일 이를 번복하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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