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논란은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불거졌다. 당시 하영은 자신을 4대째 의료 가업을 이어온 집안 출신이라 소개하며 "증조할아버지는 일본에서 양의학을 배워와 한양에서 개원하신 첫 한국인 의사였고, 고종 황제도 진료하셨다"고 언급했다.
방송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모태 금수저 가문'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누리꾼들의 추적을 통해 해당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당시 양의원 1호를 개원했던 의사 안상호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하영 증조부 "나는 일본인과 같아"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동경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한국인 최초 일본 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인물이다. 1904년 귀국한 그는 순종 전의와 이왕직 촉탁의 등을 지냈고, 한국 최초 양의원을 개원했다.
1918년 12월10일 자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 게재된 '완전히 내지화된 의사 안상호씨의 가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안상호는 "나는 일본인과 같아 옷도 일본 의복을 입고 아내도 일본 여자다. 집안의 규율이나 음식 생활을 다 일본식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집안에서 조선어를 쓰지 않아 자녀들이 조선어를 모르고, 조선인과의 교류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조선총독부는 성공한 조선인 지식인이 일본식 생활 체계를 완벽히 따르는 모습을 일선동화 및 내선일체의 바람직한 모범 사례로 부각하여 식민 통치를 정당화하는 데 적극 활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종 독살설' 의혹도
증조부 안상호의 이름은 대한제국 황실의 비극인 '고종 독살설'과 관련된 야사 및 회고록에도 등장한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비 이방자 여사는 수기를 통해 "조선총독부에서 시의 안상호에게 독살할 것을 명령했다는 뜻밖의 소문을 들었다"고 적었다.
당시 궁내부 사무관이었던 일본인 곤도 시로스케의 회고록 '이왕궁비사'에도 민병석, 윤덕영 등이 총독부 대관과 모의하여 안상호에게 독을 사용하게 했다는 유언비어가 나돌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아울러 안상호는 1916년 11월 친일반민족행위자 민영기가 설립하고 이완용, 송병준, 조중응 등이 참여했던 친일 단체 '대정실업친목회(대정친목회)'에 몸담았던 사실도 확인됐다.
여기에 더해 하영의 조부인 고 안부호 가톨릭대 의대 주임교수의 과거 이력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안 교수는 1949년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 국립소록도병원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소록도 내에서 한센인을 대상으로 한 강제 정관수술(단종), 강제 낙태, 노역 등 심각한 인권유린이 자행되던 시기다. 안 교수가 인권침해 행위에 직접 가담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증조부 의혹에 연쇄적으로 도마 위에 오른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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