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수록 강해져 가는 폭염이 온열질환을 넘어 인간의 생체 시계마저 앞당겨 노화를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아주 강한 폭염의 경우, 단 한 차례 겪는 것만으로도 생물학적 나이 기준으로 약 6개월(0.53년) 더 늙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저장대 연구진은 중국의 건강 및 고령화 추적 조사(CHARLS) 데이터에 등록된 45살 이상 2318명의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폭염 노출과 생물학적 노화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 자매지인 ‘사이보그와 생체공학 시스템’(Cyborg and Bionic Systems)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생물학적 나이 측정에 사용한 생체 지표는 C-반응성 단백질, 당화혈색소,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요소질소, 혈청 크레아티닌, 혈소판 수, 수축기 혈압 등 8가지다. 폭염 노출 정도는 생물학적 나이 평가 시점 이전 12개월 동안의 폭염 발생 횟수, 폭염 일수 등 도시별 기상 데이터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정교한 분석을 위해 폭염 정도를 12가지로 세분해 살펴봤다.
연구진이 2011년과 2015년의 기상 자료와 생제 지표를 비교 분석한 결과, 우려했던 대로 폭염 노출은 중장년층의 생물학적 노화를 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적 관찰 기간 4년 동안 실험 참가자(평균 나이 58.7살)의 58.8%에서 생물학적 노화 가속화 현상을 확인했다. 세월이 4년 흐르는 동안 참가자들의 평균 생물학적 나이는 57.3살에서 62.3살로 5살 늘어났다.
올해 한국 폭염, 노화 가속 조건에 부합할 듯
이 기준에 따르면 7월 말∼8월 초에 걸쳐 사상 최고 기록을 잇따라 경신한 올해 한국의 여름도 노화를 촉진하는 최강 폭염 조건에 부합할 가능성이 크다. 7월 전국 평균이 역대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한 데 이어 8월 들어선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전국 기상 관측 지점의 약 20%에서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특히 경남 양산은 7월29일부터 8월2일까지 ‘5일 연속 40도 돌파’라는 전례없는 기록과 함께 국내 기상관측 사상 최고 기온인 42.5도를 찍었다. 서울도 8년만에 40도를 찍었다.
이번 연구 결과대로라면 한국의 올 여름 폭염은 단순한 열사병 위험을 넘어, 많은 한국인의 생물학적 나이를 수개월 올려버리는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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